오늘날 칠레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경제 개방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꼽힌다.칠레는 1973년 피노체트 군사정부의 시장개방정책 이래 각종 규제완화, 국영기업 민영화, 금융시장 자유화 등 경제의 자율성을 보장해왔다.칠레는 74년 외국인 투자법령(Estatuto de la InversionExtranjera)을 제정해 외국 자본에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이 지역다른 나라들이 전통적으로 고수해 오던 외국인 자본유입 제한 관례를 깨뜨렸다. 「어떠한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도 공공윤리 공공안전 국가안보에 위배되지 않는 한 어떠한 경제행위도 자유로이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외국인 투자법령의 핵심 정신이다. 이에 따라칠레에서는 외국인 기업과 내국인기업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으며자유로운 사업운영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에 관한 한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금융·서비스업 투자 증가외국인 투자의 일반적인 특징은 첫째 대규모 자본을 수반하는 광업투자에 대부분 집중되고있다는 점이고 둘째로 최근 들어서는 금융업 등 서비스업에 대해서도 투자 폭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모든 거시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국가신용도가 상승하는 상태이고 미국 EU 등과의 협력 관계도강화되고 있어 앞으로도 외국 자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전망되고 있다.현재 칠레 정부는 80년대 이후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해오면서도 상대적으로 등한시해 온 도로 항만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시킬 계획이다. 따라서 일반 공산품 제조업 분야보다는 이러한사회간접자본 및 칠레의 무한한 광물자원(특히 구리) 삼림자원 등의 분야로의 진출이 더욱 유망시 되고 있다.한편 지금까지 한국의 칠레 투자를 보면 이민형식의 개인 투자가주종을 이루었으며 기업체에 의한 직접 투자 실적은 미미한 형편이다. 그러나 칠레에 대한 우리업계의 투자 관심 부족 상태속에서도합판업계의 중견업체인 이건산업주식회사의 경우 지난 1993년 칠레에 투자를 한 후 모범적으로 현지 사업을 운영한 예로 꼽히고 있어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이건산업은 1980년대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목재공급국의 원목수출 제한정책과 함께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운동이 거세게 일자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했다.그 결과 당시까지 원자재의 주종을 이루던 활엽수 대신 일단 벌목후에도 재생이 가능한 침엽수로 대체하기로하고 사업 적격지를 찾아나섰다.새로운 공급원으로 떠오른 지역은 칠레. 세계 최대의 소나무 조림지역을 갖고 있는데다 체계적인 조림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는 점때문이었다.1993년 이곳에 직접 투자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이건산업은 투자당시보다 약 10배가량의 생산성향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불과 2년여만에 이처럼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현지근로자들과의 원만한 노사관계 정립, 현지 지역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및 융화 노력, 현지인 위주의 기업경영체계 수립, 주력업종인 합판뿐 아니라 삼림 벌목과 조림사업에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거론되고 있다.이건산업은 특히 인종과 국적이 상이한 국내 본사 직원과 현지인근로자간의 인간적인 유대감 형성을 중시했다. 현지인 직원들의 개인적인 고충이나 애로 사항을 파악함은 물론 가내 경조사 참여나회사내 복지활동 (예컨대 축구) 전폭 지원, 기술 교습 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한마디로 「현지화를 통한 세계화,Glocalization (Global+Localization)」전략에 철저했던 것이다.지금까지 칠레에 대한 한국제품의 수출 실태를 보면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제외한 일반 공산품 소비재는 소량 다품종 위주여서 이곳에서의 인지도 제고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한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에 걸맞게 현지 직접 투자를 통한 장기적 시장 확보 노력을 기울인다면 한층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