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부기는 오랫동안 세계의 기업들이 가장 애용해온 회계관리기법이다. 베니스의 수학자인 루카 파치올리가 개발한 이 방식은 약5백년 동안 개선을 거듭하면서 최고의 부기방식으로 군림해왔다.그러나 이 방식이 컴퓨터정보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상당한 허점을드러내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복식부기는 돈의 흐름을 1개월 1년등 일정기간만 체크하거나 분석할 수 있어 현시점 즉 리얼타임 분석이 불가능한 것이 약점이 되고 있다.이런 시기에 지난 5백년간 무너지지 않는 아성을 지켜온 복식부기에 도전장을 낸 젊은 기업인이 나타났다. 이스턴컨설팅의 서원교사장(39)이다.그가 개발해낸 새로운 회계방식의 이름은 활동정보회계(AIA). 이회계방식은 복식부기의 틀을 완전히 깨버린 획기적인 것이다. 리얼타임 분석을 위해 그동안 미국과 일본에서 메트릭스를 이용한 방법을 여러번 시도해왔으나 역시 복식부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학계에서도 상업부기를 정보회계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시도를 여러번 했으나 아직 답보수준에 머물러 있다.그러나 서사장은 복식부기의 지원없이 리얼타임 회계분석이 가능한방식을 개발해내 업계에서 차츰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대우그룹의 대우정보와 무역협회에서 이 프로그램을 채택한 뒤 놀라워하고 있다. 이 방법으로 세계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서사장이 개발한 방식은 회계부서가 아닌 현업부서에서 즉시 회계분석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른바 경리사원이 아니더라도 현시점에서 퍼스널컴퓨터를 통해 경영분석을 해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펜버리고 컴퓨터로 회계처리서사장은 복식부기를 사용하지 않고 복식부기로 할 수 있는 모든회계처리가 가능한 이 방식을 놓고 「회계파괴」라고 부른다. 그는비봉출판사를 통해 회계파괴란 책을 발간, 이 프로그램에 대한 이론적인 근거도 확립해놓은 상태다. 이 책도 잘 팔려 2판을 발간중이다.그가 이 회계파괴운동에 뛰어든데는 특별한 내막이 있다. 연세대경영학과를 나와 공인회계사가 된 그는 안진회계법인의 호남지사장을 지냈다. 이때 기업의 컨설팅업무를 맡으면서 기존의 회계로는결코 기업의 상태를 충분히 분석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7년간 공인회계사 업무를 맡아오면서 엄청난 과제에 대해 싸움을걸었다. 「비즈니스 닥터」라는 신규직업을 스스로 설정하고 기업을 치료할 수 있는 의술을 개발해 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기업도 하나의 법인으로서 인격을 갖춘 유기체인데 초점을 맞추어건강상태와 전망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기법개발에 착수했다.지난 90년 전주 중앙동 시티타워빌딩에 15평 사무실을 얻고 비즈니스메디컬센터를 설립한 것이 기업인으로서의 첫걸음이었다. 이 메디컬센터를 만들면서 기업을 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그동안 모아둔 전재산을 투자해가며 1년간 개발에 열중했다. 이 과정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고종식이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두사람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짜낸 프로그램이 「이지(EASY)」라는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만들면서 서사장은 한가지의 확실한이론을 확립했다.『사람을 진단할 때 맥박 체온 혈압 X선검사 간기능검사 등을 통해건강상태를 알수 있듯이 기업도 몇가지의 검사과정을 거치면 건강상태와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서사장은 밝힌다.이처럼 기업 건강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기초자료는 역시 회계자료였다. 그러나 복식부기기장으로써는 결코 초음파진단기 수준의 분석과 레이저치료기정도의 첨단의술을 확보할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그는 사무실을 서울 역삼동으로 옮기고 활동정보회계 개발을 위한작업에 착수했다.그러나 아직 그는 세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내기엔 자금력이 부족했다. 더욱이 미국에서 개발된 퀵북과 메트릭스어카운팅은 너무나 미흡한 수준으로 참고할만한 것이 없었다. 대학교수들을 찾아다녀보았지만 자신이 개발하려는 방향은 너무나 혁명적인 것이어서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그는 하는 수없이 스스로 이 모든 실마리를 풀어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인켈을 비롯, 포스데이타 등 40여개 기업을 컨설팅해온 자료를토대로 기업분석기법을 개발했다. 개발과정에서 전문인력들에게 충분한 보수를 주지 못해 몹시 마음이 심란했다. 자장면 몇그릇에 밤을 새우며 일했다.어려움 속에서도 이 프로그램만 개발되면 전세계를 놀라게 할 수있는데다 곧 돈방석에 올라앉을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누구하나 박봉을 불만하기 보다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자부심으로 일하기 시작했다.이들 이스턴컨설팅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만들어낸 활동정보회계는해외에서 먼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국적기업들이 올해부터 이의 활용을 위해 타진해오고 있다. 이미 미국에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거산인더스트리 등 30개기업이 이 회계기법을 채택하기로 했다.◆ 세무서 회계자료도 즉시 분석서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 AIA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작업을 강구중이다. 현재 개발중인 프로그램은 해외의 현지법인을 관리해야하는 기업들이 퍼스널컴퓨터 하나로 기업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있다.아직까지는 기밀사항으로 되어있는 이 프로그램은 국내 대기업과공동으로 개발중인데 올해안에는 상품화가 가능할 전망이다.대기업과 공동개발에 나선 것은 아직까지 자금력이 다소 부족하기때문이다. 앞으로 자금력이 확보되면 이스턴컨설팅은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경영활동정보를 즉시에 공급하는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그가 AIA를 개발한 뒤 업계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요즘처럼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이 방식을 기존 회계소프트웨어를 단순히 개선한 프로그램으로 판단, 어떤 기능이 더 첨가되었는지에만 관심을 가질 때 가장 허탈감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지금까지는 회계과정에서 절세방법이나 비자금처리를 할 수 있었으나 이 회계정보를 도입하면 이러한 방법이불가능해진다며 아예 도입을 기피하는 기업들도 많아 고민거리가되고 있기도 하다는 지적이다.이 회계기법은 중소기업에서 도입할 경우 엄청난 경비절감효과를가져올 수 있는데도 인식부족으로 이의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을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덧붙인다. 더욱이 국세청에서 새로 도입한 회계를 인정해 줄지에 우려를 나타낼 땐 가슴을 치고싶을 정도라고 설명한다.사실 AIA는 매일 매일 회사의 손익을 분석해볼 수 있는데다 세무서가 요구하는 자료도 즉시에 분석되어나와 월말이나 연말에 경리사원이 야근을 해야하는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것이 장점이다.서사장이 이 회계의 개발을 시작했을 때 많은 선배회계사나 교수들이 이를 말렸다. 도대체 수백년 무너지지 않은 복식부기를 일개 공인회계사가 뜯어 고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였다.그럼에도 그는 5년만에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프로그램을 개발해내고 말았다.이 과정에서 그는 여러가지 고충을 당했지만 회사안에서 가정적인따스함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가족들에게도 어려움을 함께 참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어려움이 성과를 거둬 이제 이 상품을 얼마나 광범위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힘쓰느냐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로 남았다. 무엇보다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개발한비영리기관회계를 위한 「로고스」란 프로그램도 경제단체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로고스는 지금까지 비영리법인의 경우 경영분석이 불가능했으나 이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예산편성과 경영성과를 리얼타임으로 분석할수 있는 것이 특색이다.서사장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전세계적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