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자동차가 움직인다?」 음주운전이 아니다. 실제로 알코올을넣으면 자동차가 굴러간다. 물론 알코올만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휘발유와 에탄올을 9대 1로 섞은 「가스올」이 열쇠다. 휘발유만으로 갈 때보다 대기오염물질이 크게 줄어든다. 일산화탄소(CO)는13∼23%, 질소산화물인 Nox는 5.7%, 염화수소는 5∼15%가 감소한다.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는 무려 75%나 적게 나온다.언젠가는 동이 날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대기오염을 감소시키는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 얘기가아니다. 아직은 미국과 브라질에 국한되고 있다. 에탄올 생산비가휘발유보다 높아 일상생활에 보급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술취한」자동차의 등장이 그다지 먼 것은 아니다.◆ 국내 ‘가스올 자동차’ 등장 멀지않다대한알콜산업기술연구조합이 4년간 33억원을 들여 작년말에 하루1㎘의 연료용 알코올을 생산할 수 있는 시험설비(pilot plant)를개발했다. 생산비가 아직 높아 상용화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으나세제지원이 이루어지면 곧바로 경제규모인 하루 1백㎘ 설비를 만들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미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기술이 선진국 수준이어서 주세법 개정이나 세제지원 등이 이뤄질 경우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서진호·서울대 식품공학과교수)는 얘기다. 「알코올이 1도 이상이면 모두 주세를 내야 한다」는 주세법규정의 개정이 가장 시급히 정비돼야 할 점이다.가스올이 자동차 연료의 7.7%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가스올 판매자에게 법인세를 감면하거나 갤런당 1∼2센트의 이윤을보장하고 연방소비세를 감면」하는 등의 가격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저공해 미래에너지 개발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폐수처리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주)대우는 지난해말 5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혐기성 폐수처리기술인 UASB(상향류식혐기발효시스템)를 개발했다.폐수처리 시설의 투자비 및 운전비 40∼70%를 절약하는 동시에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에너지로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환경오염 방지와 에너지 이용이라는 생명공학의 이점을 살린 사례이다. 대우는이 기술을 특허출원했으며 우수기술표시인 KT 마크를 받았다.생물에너지의 미래형은 「바이오 디젤」과 「바이오 수소」다. 선진국에서조차 기초연구단계에 불과하지만 2000년대 중반이후에는주요 에너지원으로 등장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은 인식을 같이 한다. 생명공학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억제하는 기술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유공은 지난 94년 10분안에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를 측정할수 있는 바이오센서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BOD는 수질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적으로는 5일이 걸려 오염방지대책을 세우는데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것이 상당히 개선됐다.미생물을 이용해 지하수나 땅에 스며든 중금속을 제거하는 기술개발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유영제 서울대 화공과교수팀은LG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최근 중금속을 제거하는 생물흡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 앞으로 2년이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유교수팀이개발한 생물흡착제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개발된 것보다 성능이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특허출원중이다.환경제품 개발도 시급하다. 썩는 비닐과 플라스틱 개발이 최우선과제다. 현재 미국에서는 폴리에틸렌에 전분을 6∼70%까지 섞은 생붕괴성 플라스틱이 실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선일포도당에서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정도다.수중생태계 보호를 위해 잘 분해되는 합성세제 개발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 이를위해 KS기준을 고쳐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한강수온이 5℃(겨울)∼20℃이고 하룻만에 인천앞바다로 흘러가는데 합성세제의 KS기준이 25℃에서 닷새만에 분해되면 되는 것으로 돼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유영제교수)는 것이다. 생명공학을 이용한 환경오염방지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지원은 아직미약하다. 현재 G7과제로 지원하고는 있으나 수준과 지원폭이 크지않은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3만6천지역을 토양오염지역으로 지정해 이곳 정화를 위해 지난 10년간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었던 것과는비교가 안된다. 『환경관련 생명공학기술은 가능성이 높은만큼 지원폭을 늘려야 한다』(유영제교수)는 말에 귀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