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의상, 현란한 조명, 경쾌한 음악, 강렬한 플래시. 이들4총사가 어우러지면 종합예술인 패션쇼가 이뤄진다. 이 패션쇼를더욱 들뜨게 하는 「쇼다운 쇼」로 끌고 가는 주인공이 바로 패션모델이다. 개성있는 얼굴에 쭉빠진 몸매의 패션모델은 디자이너의창작품에 날개를 달아준다.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패션작품은 살수도 죽을 수도 있다. 잘만 하면 돈과 명성도 거머쥘 수 있다. 패션쇼의 신데렐라인 것이다.슈퍼모델 이선진(22). 그녀도 패션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잘 나가는 모델중 한명이다. 95한국슈퍼엘리트모델대회 2위, 95세계슈퍼엘리트모델대회 본선진출 등 다채로운 수상경력이 그녀의 「몸값」을 말해준다. 여성이면 누구나 한번쯤 하고 싶은 화장품 광고모델이기도 하다. 1위 입상자를 제치고 나드리화장품의 전속모델로 발탁되는 행운을 잡기도 했다.그녀는 명실상부한 프로모델이 되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있다. 몸매관리를 위해 저녁을 굶고 아침은 과일로 때우는 것이 생활화됐다. 친구들과 만나 맥주한잔 하고 싶은 유혹도 물리쳐야 한다. 마음껏 먹고 마시고 충분히 자고 싶은 유혹에 몸부림치기도 한다.179cm의 신장에 35-24-35 의 「팔등신」을 자랑하는 이씨는 일찍부터 주변에서 미스코리아나 모델이 돼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모델의 꿈은 보수적인 부모님과 친척들의 반대로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경일여상을 졸업하고 대한생명 남대구 영업국에서 2년간근무했다. 회사원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늘씬한 몸매와 훤칠한 키를 아끼는 주변사람들이 『사무실에서 「썩기」에는 너무 아깝다』며 모델이 돼보라고 그녀의 「끼」에 불을 붙여 주었다. 2년간의직장생활에 다소 싫증을 느낀터이기도 해서 모델이 되기로 맘 먹었다.결국 모델양성기관인 모델라인 대구1기로 직업모델의 길로 들어섰다. 뛰어난 몸매와 동양적 미모를 높게 평가한 모델라인측은 그녀를 즉각 서울로 불러들였다. 서울 모델라인 35기로 새롭게 출발했다.3개월의 연습을 거친후 94년 6월 신세대 패션디자이너들의 모임인NWS(New Wave in Seoul)컬렉션을 통해 데뷔했다. NWS에는 박춘무,박윤정씨 등 저명한 패션디자이너들이 활동하고 있어 신인으로서는다소 파격적인 무대였다. 이후 차근차근 명성을 쌓아갔다. 앙드레김 패션쇼나 SFAA(Seoul Fashion Artist Association)컬렉션 무대에 초청받았다. 비록 조역이기는 하나 코카콜라 광고모델로도 출연했다.◆ 세계슈퍼엘리트모델대회등 수상경력 화려국내대회 2위입상자로 참가했던 지난해 세계슈퍼엘리트모델대회에서 그녀는 빛을 발했다. 한국대표중 유일하게 15명을 선발하는 본선에 진출했던 것이다.국내대회와 국제대회 입상으로 이선진씨의 패션모델의 길은 넓게트이기 시작했다. 유명디자이너 작품전과 대기업 기성복 패션쇼 그리고 방송출연과 광고모델제의가 잇따랐다. 소속회사인 모델라인으로 들어오는 6, 7회의 패션쇼와 개인적으로 초청받는 3, 4건 등 한달 10여건의 패션쇼에 출연하고 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인 것이다. 방송과 화장품광고모델도 자주 나간다.잦은 출연요청으로 모델료도 올라가고 있다. 『활동경력에 따라 모델료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중적 인기가 조금 높아졌다고 해서 수입이 많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델대회 입상경력을 인정받아35기 동기보다 3, 4등급 더 높은 출연료를 받습니다』며 겸손해 한다. 이씨의 패션쇼 출연료는 보통 70~80만원 수준. 민윤경 이복경등 국내 최정상급 모델에 육박하고 있다.그러나 그녀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았다. 장래가 불투명한 프랑스파리행을 결심한 것이다. 눈앞의 인기보다 패션전문모델로서 서구모델과 당당히 겨루고 싶었기 때문. 3보전진을 위한 옴츠리기인 셈이다.『오는 7월 오디션을 받으러 프랑스 파리에 갑니다. 저보다 앞서오디션을 받은 선배모델들도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세계슈퍼엘리트모델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한 경력도 있고 하니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국내무대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는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순진해 보이기만 하는 외모와는 달리 이선진씨의 당찬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녀가 파리행을 결심하는데는 흑인으로 세계톱클래스 모델의 반열에 오른 나오미 캠벨에 대한 존경심도 한몫했다. 이씨는 백인들이 판치던 모델계에서 흑인으로 당당히 정상에 오른 나오미 캠벨을 매우 좋아한다. 나오미의 등장 이후 흑인모델들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이는 동양인으로 파리무대에서 승부를 걸려는 자신에 대해 「할 수있다」는 강한 암시이기도 하다.무채색으로 비유되는 이선진씨는 엘레강스한 패션을 좋아한다. 때묻지 않은 그녀의 순박함, 싱그러움과 조화를 잘 이루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특정 색채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이씨는 『모델은 어느옷이나 잘 표현해야 한다』며 『특정 이미지만 강조하는 것은 좋은모델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나름대로의 모델관을 피력한다.이씨는 자신의 이미지를 잘 살려주기 때문에 박윤수씨와 지춘희씨의 작품을 즐겨입는다. 『박선생님은 터프하고 남성적인 느낌으로저의 연약한 이미지를 상쇄해주고 지선생님은 엘레강스하고 여성스러움을 돋보이도록 하기에 즐겨 입습니다.』패션쇼 출연료 7, 80만원 수준다른 패션모델에 비해 평범한 미모와 몸매의 소지자라고 자평하는이선진씨. 그러기에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후배들중에는 몸매는 좋지만 모델소양을 닦는 고통을이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델의 밝은면만보기 때문이죠. 전문직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매에만 의존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어요.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계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정상에 올랐으면서도 신인보다 더 철저히자기관리를 하는 민윤경씨를 존경한다고 말한다.이선진씨와 케이블방송 GTV의 「시선집중, 패션자키」를 공동진행하는 주정은씨는 『방송을 진행할 때 선배로서, 친구로서 많은 것을 도와준다』며 『특별한 색깔이 없는 것 같은데도 많은 것을 소화해 내고 일욕심이 강한 당찬 여자』라고 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