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가 떠오르지 않는 시장에 개별종목들이 「극성」을 부린다.지난 94년 민영화와 함께 한국비료에서 탈바꿈한 삼성정밀화학은개별종목중에서도 「끼」가 있는 종목으로 손꼽힌다.사실 이 종목의 주가는 특이한 궤적을 그려왔다. 지난 93년의 대세상승 초기에도 꿈쩍하지 않다가 94년초에 상승시동을 걸어 삼성측에 인수된 그해 8월하순엔 21만2천원까지 치솟았다. 그리고선 정상을 밟은 등산객마냥 하산길을 지속해 올 3월18일엔 3만8천원까지뚝 떨어졌었다. 지난 3년사이 이처럼 커다란 산봉우리를 만들고는최근에 다시 상승흐름을 타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5월6일부터는 8일 연속으로 상한가행진을 지속하기도 했다.가파른 상승 끝에 삼성정밀화학은 5월15일 감리종목으로 지정됐다.10일간 상승률이 연 사흘째 40%를 넘고 같은 업종 상승률의 4배를넘어섰기 때문이다.증자(49.805%)를 재료로 3만원대를 벗어나기 시작한 주가가4월25일 회사측의 IR(기업설명회) 이후 한때 주춤하다가 상승의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증자대금을 늘리기 위해 회사측에서 주가관리에 나섰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배정기준일(5월6일) 이후 상한가행진을 지속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가파른 상승 끝에 감리종목으로 지정돼이 종목이 다시금 상승세를 과시하는데는 몇가지 재료를 안고 있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로선 금융복합타운 추진계획이 없다는 부인공시를 내기는 했지만 울산공장내 7만여평의 사택부지를 어떤 형태로든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첫번째로 꼽힌다. 또 차세대 산업인 생명공학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과 제약업진출, 신제품 개발설 및 삼성자동차에 납품하는 자동차소재산업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얘기도 주가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다.이같은 재료를 등에 업고 일부 은행 및 중소형 특정 증권사에서 집중적인 매수주문을 내고 어느 투신사에서 잦은 매매에 나선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대신에 삼성신용카드에선 꾸준히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이제 큰 산봉우리의 중턱에 선 이 종목의 주가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매매에 나서는 「소총수」들은 다시 정상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반면 「애널리스트(증시분석가)」들의 견해는 차분하기만 하다.우선 「소총수」들의 얘기로는 이 종목의 주가가 단기적으로는16만원, 올 연말까지는 30만원으로 뛸 것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이 회사의 자산가치에 근거를 두고 있다. 45만8천평규모의 보유 부동산이 시가로 치면 3천5백억원에 달해주당순자산(BPS) 가치가 16만원선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올해 매출액은 3천6백억원으로 작년보다 15.7% 늘어나고 당기순이익도 9억7천만원에서 50억원 내외로 늘어난다는 것. 여기다생명공학 신제품 자동차소재산업 사택부지개발 등의 암시적인 재료가 조만간 잇달아 가시적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소총수」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더군다나 이 회사의 주주구성을 보면 삼성전관 생명 전자를 비롯한삼성그룹의 대주주 1인 및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67.4%에 달하고있다. 또 지난해 증자에서 실권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동부그룹의 지분이 아직도 21%선이어서 이들을 제외한 유동주식은 사실상20%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유동규모가 적은 만큼 「소총수」들의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입장은 냉정하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이봉식 연구위원은 『향후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이 회사는 「2000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매년 2천억원씩 투자할 계획이어서 그때까지는 별다른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현재의주가수준이 과대평가된 상태라고 못박는다.이 종목의 주가향방은 역시 이같은 「소총수」와 「애널리스트」의한판 승부로 보아야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