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건강보조식품 '팽창중'

성기능을 강화하는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 건강한 임신을 위한 임신·배란 진단시약 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다.과거에는 성과 조금이라도 관련있는 제품이라면 고작해야 한방강정보약이나 질세척제 피임제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성에 대한 관심이 차츰 높아지고 성의학의 발달과 함께 공개적인 자리에서 진지하게 성을 논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성관련 의약품 건강보조식품이다양해지고 있다. 성생활과 관련한 의약품이나 건강보조식품에는 △발기부전에 이용되는 혈관확장 자가주사치료제 △조루치료에 쓰이는 항우울제△DHEA（디하이드로에피안드스테론） 아연제 등이 있다. 임신·배란 진단시약도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조루치료제로 일찍이 알려져 온 것은 약국에서 흔히 파는 안국약품의 「티스트롱」. 이 약은 남성호르몬인 메틸테스토스테론, 국소마취제인 디부카인, 남녀성기의 마찰을 줄이는 윤활크림이 섞여 있다. 남성호르몬을 보충하고 피부감각을 둔하게 하는게 작용원리다.◆ 임신·배란 진단시약 판매도 늘듯그러나 많은 성의학자들은 이런 약으로는 절대 조루에 효과를 볼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귀두표피에 잠시 마취를 하는 정도만으로는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남성이 성자극을 느낄수 없다는 것이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남성성기를 질에 삽입한 후 기껏해야 5분 정도밖에 사정을 참을 수 없다. 사정은 척수반사에 의해 일정한 성자극이가해지면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가 반복된 학습에 의해 오줌을 가리게 되듯이 사정조절훈련을 해야 한다는게 성의학자들의 충고다. 어쨌든 이 약은 20대 초반의 남성들로부터 약국가에서 흔히 구입돼연간 10여억원어치가 판매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품목은 총 15종류가 나와 24억원어치가 팔리고 있다.한편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는 중국황실처방을 토대로 한약재로 「SS크림」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그는 국소마취 및 국소혈액순환촉진 효과가 있어 조루환자의 90％ 이상에 효과가 있다고 학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약효작용시간이 7시간에 이른다고 주장한 것을 비롯해 검증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사정지연효과는 윤활크림과 국소마취제의 중간 정도라는 대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현재 강력한 조루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은 항우울제인 클로미프라민 플루옥세틴（프로작） 서트랄린（졸로푸트） 등이다. 뇌에 작용해 성극치감인 리비도를 높이고 사정관과 그 주위의평활근에 직접 작용해 사정을 지연시킨다. 서초구 서초동 조강선 비뇨기과의원 원장은 『항우울제의 효과가상당히 인정돼 갈수록 성의학 클리닉에서 많이 처방되고 있다』며『서트랄린의 경우 75％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부작용도 다른 약제에 비해 훨씬 적다』고 설명한다. 이들 약은 원래 진정상태가 요구되는 우울증 강박관념 공포상태 수면중 발작증세에 흔히 처방된다. 클로미프라민과 플루옥세틴은 갈증 졸림 현기증 저혈압의 부작용이 심해 처방이 줄고 있다. 플루옥세틴과 서트랄린은 각각 다국적 제약기업인 미국 릴리와 화이자가물질특허로 등록한 항우울제로 조루치료제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령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항우울제는 복용후 조루가 금방 개선되지만 약을 끊으면 금세 조루가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약물을 사용하고 사정조절능력을 익히게 하는 행동요법까지 병행하는게 좋다. 이렇게하면 2개월안에 90％ 이상이 치료된다고 성의학전문가들은 밝히고있다. 조루가 성인남성의 3분의 1이 겪는 흔한 질병이라면 발기부전도 이에 못지 않은 대표적 성기능 장애질환이다. 발기부전은 음경을 흐르는 동맥이 혈전으로 막히거나 신경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관확장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질적 발기부전은 중년층이상의 연령에서 주로 발병하며 젊은 사람의 발기부전은 상대방을만족시켜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으로 비롯되는게 대부분이다. 남성의학 초창기에는 발기부전에 남성호르몬을 사용해 왔다. 남성호르몬은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위협적인 존재가 못되지만 미국에서는남성 암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전립선암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처방이 줄어들고 있다.그래서 혈관확장제인 파파베린 펜톨라민 프로스타글란딘E₁（PGE₁）을 혼합하는 삼중요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 파파베린의 혈관확장효과가 크지만 음경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가 일어나는 부작용이있고 PGE₁은 고가에다 발기할 때 아프기 때문에 삼중처방이 이용되고 있다. 서울중앙병원의 임상결과에 따르면 93년부터 4년간 9백여명의 발기부전환자를 대상으로 삼중요법을 쓴 결과 84.2％가 치료효과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파마시아＆업존사는 알프로스타딜성분의 음경자가주사제인 「카버젝트」 키트를 지난 95년 8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현재매달 2억원어치가 팔리고 있는데 해마다 1백％의 매출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카버젝트는 원인이 다양한 여러 형태의 발기부전에도고루 잘 듣고 치료성공률이 임상결과 80％인 것으로 나타나 수요가계속 늘 것으로 점쳐진다.DHEA는 발기부전 치료와 정력증강에 좋다해서 한창 인기를 누리다가 부작용이 속속 알려지면서 수요량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장기복용이 고혈압 뇌출혈 암 당뇨병 폐암 전립선암 자궁암 등을 유발하거나 촉진할 수 있다고 보도되면서 연간 2만~3만병（한병5천~8천원선）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되던 DHEA의 수입량이 줄어들고 있다.일본과 미국에서는 아미노산과 결합시킨 아연제가 선풍적인 인기를모으고 있다. 정액을 만드는 전립선에는 아연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정액1ｇ당 7㎎의 아연이 들어 있다. 아연은 또 당뇨병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아직 국내에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신뢰성 있는 정력증강제가 나와있지는 않다. 이런 실정에서 선경제약은 「엑사티바」를 내놓았다.지난해 약 9억4천만원어치가 팔렸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까지4억2천만원어치가 나갔다. 이 약은 스위스생약전문회사인 아코파마사가 개발한 제품으로 유럽에서 전통적인 정력증강식물로 알려진그린오트와 네틀에서 추출한 성분과 프로폴리스를 함유하고 있다.남성호르몬의 생합성을 촉진하고 피로회복 면역력증강 스트레스억제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소비자들로부터는 DHEA처럼 알려진 부작용이 거의 없고 뱀같은 혐오식품이 아니어서 호응을얻고 있다.◆ 붙이는 여성호르몬 시장도 꿈틀이밖에 전통적인 정력증강 건강보조식품으로는 인삼 녹용 해구신보신탕 코뿔소뿔 호랑이뼈 곰발바닥 개구리 지렁이 참새 등이 꼽힌다.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나 높은 가격과 사회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먹을 가치가 있는지는 알수 없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지만 효과도 플라시보（가짜약 효과）에 의한 20~30％선에 머무르고 있다는 남성의학자들의 설명이다. 임신·배란 진단시약과 관련해서는 한독약품 고려제약 광동제약 국제약품 종근당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 약은 임신과 배란으로 각각 분비량이 늘어나는 융모막성선자극호르몬（HCG）과 황체형성호르몬（LH）을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측정해 임신과 배란여부를 알수 있게 해준다.이 시장은 연간 매출규모가 지난 92년 40억원에서 지난해 1백30여억원으로 컸다. 산부인과를 가기 싫어하는 20대와 30대 초반여성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식사조절로 남자는 산성（육식）, 여자는 알칼리성（채식）체질을 유지하면서 배란 직후 사정을 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아주 무시할수 없는 믿음 때문에 판매량이 늘고 있다. 임신 배란 진단시약은 여성잡지 지하철의 광고를 통해 가임기 여성들에게 깊이 인식되고 있어 시장이 매년 20~30％ 순조롭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먹는 여성호르몬 외에 붙이는 호르몬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폐경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얼굴이 달아오르고 불면 불안 초조 요실금 질건조증 성교시통증 골다공증이 나타난다.따라서 피부를 통해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베타－에스트라디올을 보충해 주는 패취제가 선보이고 있다. 수명이 늘면서 여성의 폐경이후의 삶이 연장됐고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여성들도 이에 따라 폐경 이후의 삶을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성생활과 정열로 장식되는 삶이기를 바라고 있다.일양약품은 지난 95년말 「베타디올 패취」를 출시해 지난해1억5천만원어치를 팔았다.일양은 판매실적의 저조를 아직 폐경기증후군에 대한 인식이 덜된 탓으로 인식하면서 올해는 5억원어치를팔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3~4배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사 의약사업부도 지난 연말 남성호르몬인테스토스테론을 피부를 통해 공급하는 「앤드로덤 패취」를 내놓았다.남성의 갱년기도 중요한 건강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남성호르몬이부족되면 피로 우울증 성욕감퇴 근육위축 골다공증 탈모증 등이 생긴다. 삼양사는 앞으로 3년내에 1백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며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