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타개책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세계적인 PR대행사로 94, 95년멕시코 경제위기때 멕시코 정부의 위기관리PR를 담당했던 에델만월드와이드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태하 에델만코리아 사장이 인터넷 전자우편을 통해 전문 컨설턴트들을 인터뷰했다.●마이클 디버(Michael Deaver) ; 에델만 월드와이드 워싱턴 사무소 부사장. 레이건 미국 전대통령의 정치담당 특보로 활동했다.립튼 미국 재무장관을 비롯한 클린턴 행정부의 주요 관리들과 앨런그린스펀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월스트리트의 영향력 있는 금융 정책결정자들은 한국의 금융 위기가 곧바로 미국의 이익에도 영향을줄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런 정책결정자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한국 시장에서활동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익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국 내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최고 경영자를 동원, 미국 정책결정자나 경제 권위자를 설득하는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본다.클린턴 행정부내에서는 경제 뿐만이 아니라 외교와 안보 분야에 있어서도 한국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이들은 현재 한국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국 정부 관리들은 이들과 함께 한국에 필요한 조치들을 마련하기 위해워싱턴에서 활발한 PR와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해나갈 필요가있다.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인 금융 및 경제개혁 조치들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련의 조치들을 대내외에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외부에 한국의 구체적인 해결책을 알림으로써 외국 투자자와 금융정책 결정자들이 한국정부 및 민간의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과 계획에 확신을 갖게하는것이 현 단계에서는 가장 시급하기 때문이다.또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등과 같은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들이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투자자와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상환 만기 연장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주요 관심사항인 산업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한 「성장 잠재력」을 적극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이 과거의 남미나현재 위기를 함께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다른 점은 한국의 산업 기반은 다른 국가와 달리 튼튼하다는데 있다.●가브리엘 구에라(Gabriel Guerra); 에델만 멕시코 현지법인 사장, 살리나스 전멕시코 대통령 해외경제홍보 담당 특별 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멕시코도 과거 외환위기와 경제위기에 빠졌던 경험이 있어 한국에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94, 95년 멕시코가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을 때 에델만은 멕시코 정부와 함께 위기관리PR를 수행했다. 그 때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신뢰(Trust)회복」이었다.이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플래시 불리틴(Flash Bulletin)」이라고 하는 작은 홍보 전단에 멕시코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노력들을 적어 세계 각국 정책 담당자들에게 돌렸던 일이다. 작은 전단 하나도 신뢰할만한 장단기 계획을 담고 있다면 파급 효과는 적지 않다.한국 정부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을 듣고 느끼는 것은 단기 계획을 너무 자주 발표하고 또 변경한다는 점이다. 외국 투자자와 금융권은 매일같이 조금씩 조금씩 튀어나오는 대책들보다는 「마스터플랜」을 알고 싶어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여기 저기 조금씩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객관적인 상황은 이렇고 이게 문제였으니 앞으로는 이렇게 해나가겠다고 하는 장기 비전을 구체적인 시행내용과 함께 제시해야 한다.국제 경제 홍보는 외국의 투자자와 금융권, 정책 결정자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고 이해시키고 확신을 갖게 하는 작업이다.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현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해외 정책결정자들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가능하게 됐다. 과거에 멕시코의 관리들은 수시로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멕시코의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했지만 한국은 그럴 필요가 없다.한국이 다양한 매체를 이용, 효과적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PR활동을전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