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에 고실업」. IMF 한파가 밀어닥친 한국경제의 내년도 경기 기상도는 이렇게 특징지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기업과 국민 개개인이 모두 불황을 피부로 느낄 수있을 정도로 싸늘한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게 LG경제연구원의 전망이다.우선 경제성장률은 내년에 IMF 권고수준인 2.5%는 고사하고 마이너스 1.3%에 머물 예상이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는 멕시코의 경우도 지난 95년중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2%였다. 물론 한국경제의 구조는 멕시코와는 다르다. 그러나 외환여건이나 경제상황은 오히려 95년의 멕시코보다 나을 게없다. 당시엔 세계경기가 호황이었다. 환율도 멕시코의 페소화만대폭 절하됐었기 때문에 멕시코의 수출이 크게 늘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엔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동시에 경쟁관계에 있는 동남아 국가의 환율도 절하돼 한국 수출전망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게다가 현재의 상황으론 한국 금융시장의 극심한 신용경색이 해소되는데는 1~2년 정도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MF의 긴축요구도 98년 한해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소비 투자 등내수부문이 살아나면서 실물경제가 정상을 되찾는 것은 99년 하반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99년 성장률은 2%대에 머물고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2000년엔 4%대의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투자회복 시간 오래 걸릴듯올해 경기를 부문별로 보면 소비는 크게 위축돼 민간소비증가율이마이너스 3%대로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지출의 감소는 비내구재나 서비스보다는 내구소비재 부문에서 특히 극심할 것이다. 높은실업률과 임금정체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99년중에도 민간소비는1%수준의 낮은 증가세가 불가피할 것이다. 2000년에 가서야 민간소비가 4%대로 회복될 예상이다.지난해 9%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설비투자는 금년에 더욱부진해 30%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들이 투자는 고사하고 생존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는 건 당연하다.올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있긴하지만 내수불황으로 전체적인 투자회복은 시간이 좀더 오래 걸릴것이다.수출의 경우 원화하락으로 물량은 크게 늘어날지 모르지만 금액기준으론 지난해와 비슷한 5%대에 그칠 예상이다. 동남아 경제위기와미국 일본의 경기위축으로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입은 내수부진으로 크게 줄어 무역수지가 금년중 1백50억달러 이상흑자를 기록할 것이다. 무역외수지 적자폭도 줄어들면서 경상수지흑자는 1백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소비자물가는 원화하락으로 상승압력이 커 7.4%에 이를 예상이고실업은 5.7% 수준에 달해 실업자수가 1백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보인다. 한편 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고용불안 등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진 명목임금상승률은 98년중 1%대로 떨어질 것이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황의 한기는 지난 80년 마이너스 성장 당시보다 더욱 차가울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