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 늦어도 내년상반기회복은 확실하다.』반도체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주춤해하반기부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의 전환기가 다가온 것이다. 아시아 통화 위기에도 불구하고전세계 D램매출은 98년 20% 증가해 2백5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 D램생산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 일본 대만업체들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반기엔 메모리 반도체가 효자산업이 될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을 하는 이도 나올 정도다.더구나 올 하반기부터는 D램 주력제품이 16메가에서 64메가로 이전함에 따라 국내업체들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현대전자와 LG반도체 등은 64메가 D램의 양산체제를 갖춘 상태이지만 대만과 미국업체들은 내년상반기에나 64메가 D램 양산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폭락하고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폭등한다. 그런데 반도체 수요증가는 일정하다. 반도체불황기였던 96년과 97년에도 D램시장은 각각 64%와 71%나 성장했다. 문제는 공급이다. 반도체 공급량을 조절하기가 대단히 어렵기때문이다.우선 공장설립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보통 한개 생산라인을 건설하는데 10억달러가 든다. 설립기간도 1년반이나 걸린다. 이런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산업을 장치산업으로 분류한다.◆ 설립기간 1년반… 장치산업으로 분류공급량을 조절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기술혁신이다. 같은 규모의 공장을 세워도 기술수준에 따라 반도체의 생산량이 크게 달라진다. 반도체는 직경이 2백mm가 되는 얇은 웨이퍼를 가공해 만든다. 같은 2백mm크기의 웨이퍼를 사용하더라도 집적도를 높여 칩의크기를 줄이면 그만큼 반도체 생산량이 증가한다. 수율(웨이퍼에서만들어 내는 정품비율)을 높여도 생산량이 늘고 웨이퍼의 크기를늘려도 생산량이 늘어난다. 그것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모두 반도체 생산량을 늘려 가격을 급락하게 하는 요인이다. 반도체 산업의기술집약적인 특성이 여기서 나타난다.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16메가 D램시장에서 더욱 싸게 16메가D램을 내놓으면서 일정부분 이익을 취할수 있었던 것도 생산기술덕분이다. 칩의 크기를 줄이고 수율을 높여 생산량을 크게 늘릴수있었기 때문이다.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난해말16메가 D램 일부 범용제품이 2.25달러까지 떨어진 것도 반도체가공급요인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공급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속성으로 인해 공급이 조금만 부족해도 가격급등으로 이어진다. 올초부터 16메가 D램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16메가 D램 범용제품은 지난해말 개당 2.2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새해들어 30~70%가 급등했다. 급반등 요인은 동남아시아의 구정특수에 따른 수요증가 요인도 있었지만 공급부족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한국업체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을 크게 늘려 재고가 소진됐다. 더구나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한국과 일본 대만의 반도체업체를 상대로 반덤핑제소를 준비하고 있어 업체들이 공급량을 줄였다.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주력제품을 16메가 D램에서 64메가 D램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16메가 D램의 저가 범용제품의 생산을 줄인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그러나 16메가 D램가격의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16메가D램 시장은 여전히 근본적으로 공급과잉상태이기 때문이다. 가격상승이 장기화될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공급량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가를 극적으로 보여준 현상이다.◆ 64M D램 전환, 한국·일본업체 유리16메가 D램 가격은 1월이후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전병서 연구위원은 『16메가 D램의 경우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상태일 뿐 아니라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64메가 D램과 가격 비트크로스(16메가 D램 4개 가격이 64메가 D램가격이 같아지는현상)가 발생하기 때문에 16메가 D램의 수요증가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16메가 D램보다 64메가 D램을 쓰는게 저렴하면 자연스럽게 64메가 D램으로 넘어가게 된다.메모리 반도체가 64메가 D램으로 전환하는 상황은 한국과 일본업체들에 유리하다. 이미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는 64메가 D램으로 신속하게 제품을 이전한 상태다. 3사 모두 올해부터는 64메가D램을 주력생산품목으로 삼을 계획이다. 반면 대만업체들은 64메가D램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못했고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아직 16메가 D램시장에 의존하는 상태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의 시장점유율은 63.7%였다. 전문가들은 2/4분기면 16메가 D램과 64메가 D램의 가격 비트크로스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65%는 PC에서 발생한다. PC의 메모리 반도체수요가 반도체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올해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98을 내놓는다.현재 베타버전으로 시험중에 있고 5~6월이면 상용판이 나올 전망이다. 윈도98의 기본메모리는 16메가바이트의 두배인 32메가바이트다. 그만큼 메모리수요 자체가 증가한다는 뜻이다.윈도98은 64메가 D램으로의 이전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이제까지 16메가바이트 메모리 모듈은 16메가비트 D램 8개로 구성됐다.그런데 32메가바이트가 되려면 16메가D램이 16개나 필요하다. 반면64메가 D램을 사용하면 4개만 있으면 메모리 모듈을 32메가바이트로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소형화에 유리하다는 뜻이다.또한 앞으로의 컴퓨터는 멀티미디어기능이 훨씬 더 강조된다. 인텔이 펜티엄II를 개발하며 내세운 것은 「강화된 멀티미디어」다. 파일이 큰 멀티미디어는 보다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 64메가 D램 수요가 는다고 해서 미국이나 대만업체들이 섣부르게 증산경쟁에 뛰어들지는 못할 전망이다. 환율상승으로 한국의 가격경쟁력이미국과 대만업체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가격이 일본 대만 미국업체의 절반가격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