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택배업체 퀵서비스 라이더인 윤태규씨(36)의 근무지는 찬바람이 쌩쌩 몰아치는 서울도심의 도로이다. 그는 1백25cc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일단 근무에 들어가게 되면 본사에서 떨어지는 무선지시에 따라 강북에서 강남으로, 다시 강남에서 강북으로 내달리기를 하루에도 몇차례 반복한다. 급한 서류 등을 신속하게 한곳이라도 더 배달해야 그만큼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직업조건으로 따지면 「3D업종중의 3D」이라고 할수 있지만 그래도윤씨는 즐겁다. 이런 최악의 조건을 무릅쓰고 벌어들이는 수입이쏠쏠한데다 상사 등 남의 눈치를 보지않고 자유롭게 일할수 있는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윤씨가 서울도심의 도로를 근무처로삼아 한달 벌어들이는 수입은 2백만~3백만원정도. 기름값과 점심값을 공제하고 한달에 이 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다. 퇴직금과 상여금이 없을 뿐이지 이 정도 수입이면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 결코 부럽지 않다. 그래서 윤씨는 「라이더」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그가 라이더라는 생소한 직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해 3월.이 직업을 택하기 전 그는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했다. 집안 형편이어려웠던 윤씨는 80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소재한 중소기업에 취직했다. 화장품용기 뚜껑을 만들어 관련기업에 납품하는 회사였다.입사초기에는 그런대로 봉급수준도 괜찮고 회사분위기도 좋았다.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봉급이 제때 나오지 않는 등 회사사정은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런 와중에서 업종자체가 별 비전이없어 보였다. 이런 생각이 들자 8년동안 해온 회사원생활에 과감히종지부를 찍었다.서울 종로구 내수동 집근처에 제과점을 개업했다. 직장생활보다는자영업을 하는 것이 보다 「희망」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물론 제과점은 부인과 같이 경영했다. 그러나 제과점마저도 경기가차츰 얼어붙으면서 매출이 줄기 시작하자 윤씨는 결단을 내렸다.여기저기를 기웃거리던 중 오토바이택배 라이더가 성실히만 하면수입이 괜찮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특별한 기술없이 오토바이만 잘타면 되고 창업자금이래야 1백25cc 오토바이를 살수 있는 자금만있으면 돼 윤씨는 지난해 3월 퀵서비스와 라이더 계약를 맺었다.계약초기에는 서울지리를 잘몰라 수입이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한달 수입이 퀵서비스에 등록된 라이더 가운데 중상이상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