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의 경우 매일 1천여만명이 만들어내는 카드사용기록은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 제1호다. 삼성카드는 이 기록을 통신판매와회원관리에 이용하고 있다. 상품카탈로그를 발송할 때 카드회원이라고 해서 무차별적으로 보내지 않는다.카드회원의 취미 연령 성별지위 등을 고려해 해당 고객이 필요할만한 상품카탈로그만을 보낸다. 가입할 때 적어낸 신상기록보다는 카드사용실적을 컴퓨터로 분석한 자료를 이용한다. 최근 6개월간 등산관련분야에서 카드를 사용한 사람에게는 등산상품카탈로그를 보낸다. 만일 골프관련분야라면 골프상품카탈로그를 보낸다. 골프관련분야의 매출이 지속적으로발생해 일정점수 이상의 포인트가 적립되면 골프프로선수와 함께라운딩하는 이벤트에도 초청한다.이런식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집적된 자료를 분석해 DM(Direct Mail)을 발송한 결과는 비용감소와 수익증대다. 보통 통신판매에서 활용하는 DM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률은 1~2%수준. 그런데 삼성카드에서 보내는 DM반응률은 10%가 넘는다. 상품카탈로그발송비용을 줄이면서 고객의 반응률이 높아 매출증대로 연결된다.미국의 신용카드회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역시 카드소지자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축적해 마케팅자료로 활용한다. 휴가갔던 여행지, 식사한 음식점, 쇼핑한 백화점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다. 이를바탕으로 개인의 특성에 맞게 제안서를 끼워넣고 있다. 해외여행이잦으면 항공사 할인티켓제공 안내문, A백화점에 자주 들르는 고객은 A백화점의 세일프로그램등을 보낸다. 아멕스카드회원중 똑같은제안서를 받는 경우가 20명정도일 때가 있을 정도로 세분화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시어즈 로벅사는 「1년에 6~7회 정도 시어즈에 와서 많은 액수의다양한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우량고객으로 정의하고 데이터베이스에서 이 조건에 부합하는 7백20명을 추출해 특별관리한 결과수입이 6천6백만달러나 늘었다.이처럼 기업활동중에 발생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사례는 적지않다. 항공사가 우량고객에게 각종 특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거나 금융기관이 예금 보험 연금 공과금 급여자동이체 신용카드 등의 실적을 대출에 연계하는 것도 고객의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다.이제 기업의 경쟁력이 데이터의 보유량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왔다. 시어즈 로벅의 경우 백화점 은행 보험 신탁 등과 연결된 통합데이터베이스에 6천만가구의 데이터를 집적해 놓고 분석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GM 아멕스 등도 제휴기업과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해대규모 고객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OLAP·데이터마이닝, 분석도구 유용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이다. 규모가 큰 기업은 데이터웨어하우스를 구축해 사내의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집중해 관리한다. 데이터웨어하우스는 글자그대로 데이터의 저장창고다. 일종의 데이터물류기지다. 다양한 데이터소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재구성해 데이터창고에 저장하는 것이다.이렇게 데이터웨어하우스에 저장된 데이터는 OLAP(On-line Analytical Processing,다차원 데이터분석기법)나 데이터마이닝 등의 도구를 이용해 유용한 정보를 추출해 낸다.OLAP는 대용량의 데이터베이스나 데이터웨어하우스에 접속해(On-line) 다차원적 질의를 통해대화식으로 정보를 탐색해 나가는 과정(Analytical Processing)이다. 즉 OLAP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역별 상품별 시간별 영업실적의추이 등을 조회하는 도구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의 영업실적이우수했는가」와 같은 의문에 대해 해답을 제공한다.그러나 「영업이 부진한 지역의 원인은 무엇인가」처럼 애매한 의문은 해결하지 못한다. 데이터마이닝은 이처럼 사람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정보를 발견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이 때문에 데이터마이닝을 정보발견(Knowledge Discovery)이라고도 한다. 즉 OLAP가 사용자가 직접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검증하는데 사용하는 도구라면 데이터마이닝은 가설자체를 만들어 내는데 사용하는 도구다. 사람의 경험이나 교육 혹은 상상의 굴레를 초월하는 데이터간의 패턴과 관계를 자동적인 방법으로 발견하는게 데이터마이닝이다.예를 들어 신용카드회사에서 신용불량자를 가려내기 위해 「낮은소득에 부채가 많으면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OLAP의 여러방식을 이용해 이러한 가설이 옳은지 그른지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마이닝도구는 신용불량의 요인이 무엇인지 찾아내는데 사용한다. 데이터마이닝도구를 이용하면 「부채가 많고 소득이 낮은 사람은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사실뿐 아니라 신용불량자들의 부채와 소득의 비율 혹은 연령과 위험성의 상관관계를 발견할수 있다.데이터마이닝이 활용되는 분야는 주로 마케팅이다. 영국에서 세번째로 큰 체인첨인 세이프웨이UK의 경우 6백만명이나 되는 고객의거래를 낱낱이 파악하기 위해 어떤 유형의 고객이 어떤 제품을 구매하며, 구입빈도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회원카드를 발행해 구매한 상품을 결제하는데 사용할수 있도록 했다.이 카드는 5백여개의 상점에서 6백만명에 이르는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포착하는데 사용하는 일종의그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데이터마이닝기법으로 분석해 마케팅자료로 활용된다.상위 25%의 우량고객이 구매하는 상품중 판매순위가 2백9위에 불과한 X치즈가 포함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사실을 찾아내 X치즈의 공급량과 진열위치를 조정한게 대표적인 사례다.또한고객이 매번 쇼핑할 때마다 구입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축적, 구매 패턴을 발견할수 있었다. 이 데이터를 인구통계학적 자료와 결합해 각 가정이 일정한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을 찾아내 각 가정마다 우편발송내역을 달리했다.이 정보에 기초해 1천2백만 종류의 맞춤식 우편을 발송해 매출을 크게 높였다.◆ 국가 차원 정보인프라 구축해야데이터의 활용이 기업경쟁력의 결정적인 요인이 됨은 분명하다. 이미 선진기업들은 통계적분석방법 뿐 아니라 신경망과 같은 고급분석도구로 마케팅 제조 의료등에 활용하고 있다. 제록스 시티뱅크 IBM등과 같은 기업은 사례기반추론(CBR)이라는 최첨단기법을 사용해생산성과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그러나 반드시 데이터웨어하우스를 구축하고 데이터마이닝의 신경망이나 CBR(사례기반추론)와 같은 첨단기법을 사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데이터관리분석컨설팅 전문사인 D&I컨설팅의 박태원사장은『우선 기본을 제대로 하는게 순서』라며 『현재 확보하고 있는데이터만이라도 제대로 정리해 관리하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박사장은 『기업의 데이터가 관리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국가적으로도 정보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게 문제』라고 말한다. 구매한 상품종류 구매시기 장소 금액 결제수단 등과 같은 데이터는 개별 기업이 챙겨야할 사항이지만 지역별 전기사용량 쓰레기배출량 수도사용량 전화사용량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축적해 민간기업이 활용할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에 집적해 놓아야 할 정보인프라라는 것이다.「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은 누구나 다 아는 평범한 진리다. 그러나 눈앞에 널려있는 구슬을 방치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게 우리 현실이다.기업활동중에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황금광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아무리 풍부한 양의 금을 함유한 데이터금광이 있어도 캐내 가공해야만 가치있는 자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