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김치나 마른반찬 등을 판매하는반찬 전문점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개인이 집에서반찬을 만들어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구멍가게」식이 대부분이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기업화된 반찬 체인점이 등장,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크로켓과 샐러드, 햄버거 등 주로서양식 반찬을 1백∼2백엔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 「록-필드」가 그주인공. 록-필드는 반찬 전문점으로 연간 2백40억엔의 매출액과 1백20억엔의 경상이익을 올리고 있다.록-필드의 이와다 히로미 사장은 원래 고베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던 사람이었다. 31세 때 유럽에 여행을 갔다가 서양식 반찬 전문점을 보고 『이런 점포가 일본에서도 유행하겠다』고 생각, 일본에돌아와 반찬 전문점을 개점하게 됐다.이와다 사장은 당시 일본에서 영업중이던 반찬점들이 「위생·영양·신선도」 측면에서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이세가지를 높여 시장을 파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냉장보존과점포 내 즉석 조리로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샐러드 하나를 만들어도 영양가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여러 가지 샐러드와 반찬용 햄버거를 판매하는 「RF/1」이라는 이 매장은 현재전국에 1백16개가 성업중이다. 이 1백16개 매장이 벌어들이는 연간매출액만도 1백75억엔에 달한다.록-필드는 89년에 「고베 크로켓」이라는 크로켓 전문점 사업도 시작했다. 이 때에도 당시 식품 제조업체의 인스턴트 크로켓이나 소금으로 맛을 낸 기존 반찬 전문점의 크로켓과는 전혀 다른 품질과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고베산 소고기와 홋카이도의 감자 등 최고급 재료만을 엄선해 가정에서 사용하는 간장으로 맛을 냄으로써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한 것이다. 현재 고베 크로켓은 전국 58개 매장에서 연간 46억엔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RF/1」과 「고베 크로켓」 매장이 모두 백화점에 자리하고 있는것과 달리 록-필드가 94년부터 시작한 「지구건강가족」은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일종의 지역밀착형 반찬 전문점인 셈. 지구건강가족은 일본식 중국식 서양식 반찬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데 소비자가 원하는 양만큼 스스로 그릇에 담아 구입하게 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구건강가족은 일본 관동과 관서지역에 23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16억엔 정도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록-필드가 반찬 판매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신선도 관리다.이를 위해 록-필드는 식재공장에서는 반찬의 재료를 준비하는 정도의 일만 하고 완전한 조리는 매장에서 이뤄지게 하고 있다. 예를들어 공장에서는 샐러드의 경우 야채를 자르는 정도까지, 크로켓은감자를 으깨서 고기와 섞는 정도까지만 조리한다. 샐러드의 야채를혼합, 드레싱을 뿌리는 일과 크로켓을 기름에 튀기는 일은 매장 부엌에서 처리한다. 매장 내에서도 많은 양의 반찬을 미리 조리해 두지 않고 점장이 정기적으로 반찬 양이나 신선도를 점검한 뒤 종업원에게 조리를 지시하면 그 때마다 적절한 양만큼 만들도록 하고있다.록-필드는 또 최고급 재료만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크로켓의 경우 홋카이도 농가와 계약을 맺어 무농약 감자를 구입, 사용하고 있으며 크로켓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첨가물은 넣지 않는다.위생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구건강가족의 경우 반찬을 더는 큰 숟가락을 1시간반에서 2시간에 한번씩 새 것으로 교체한다. 또 록-필드 대부분의 매장은 소비자들이 매장내 부엌을 자연스레 살펴볼 수 있는 오픈-키친(Open-Kitchen)으로 설계돼 있다.고객들이 위생상태를 확인, 믿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노년층 인구가 많아질수록 가사 일이 아웃소싱(Out Soursing: 외부위탁)되는 경향은 두드러진다. 자연히 인스턴트 반찬 수요도 급증하게 된다. 급성장하는 인스턴트 반찬 시장에서 성패의 관건은 영양과 위생 신선도 측면에서 어떻게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낼 것인가에 달려있다. 록-필드는 하나의 작은 반찬전문점으로 출발했지만 이 세가지 평범한 진리를 곧이곧대로 실천함으로써 전국적인 반찬 제조 및 판매업체로 성장할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