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계가 구조조정등 개혁작업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재계는 김대중대통령당선자의 재벌개혁이 「재벌해체」로 이어지질까노심초사했으나 최근 이같은 우려를 털고 개혁을 위한 실천프로그램마련에 본격 돌입했다.이같은 「U턴」움직임은 김당선자와 4대 그룹총수의 13일 회동이끝난 뒤 가시화됐다. 이 회동에서 재계는 김당선자의 재벌개혁정책이 해체에 초점에 맞춰져 있지 않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재계는 15일 전경련회장단회의를 열어 김당선자의 대기업 개혁정책 수용의사를 천명하고 이를 구체화할수 있는 방안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재계의 구조조정작업은 한계사업정리 및 계열사통폐합, 경영투명성제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미 김영삼정부 초기에 주력업종중심으로 사업구조재편을 한 적이 있어 가장 손쉽게 추진할수 있기 때문이다.또 IMF한파가 거센 상황에서 구조조정작업을 게을리 했다가는 생존자체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어 계열사 통폐합과 한계사업정리를 우선적으로 서두르고 있다.그룹별 구체적인 움직임을 살펴보면 현대그룹은 그룹주력업종을 자동차, 건설, 전자, 중공업, 금융업으로 정하고 종합기획실이 중심축이 돼 정리대상 기업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현대그룹 관계자는 『건설부문과 자동차부문 게열사의 통폐합문제가 한때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번 구조조정은 21세기 현대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심도있게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재계일각에서는 김당선자와 4대그룹총수의 회동이 끝난 뒤 정주영명예회장이 정몽헌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킨 점을 들어 보다 획기적인 구조조정안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삼성그룹역시 비서실 기획팀이 주축이 돼 실천방안마련에 분주하다. 전자,금융,석유화학을 주력업종으로 하고 중장비사업등 일부사업부문은 다른 계열사에 통합하거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관심을 끌고 있는 자동차사업은 계열사간 시너지효과가 큰 만큼 그룹주력업종으로 키워나가고 그룹이미지와 걸맞지 않는 사업은 중소기업에 이양하거나 매각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구본무회장 취임이후 선택과 집중경영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LG그룹은 세계 1등기업이 될 수 있는 사업분야만 핵심으로 키워나가고나머지 한계사업은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LG는 이에따른 작업을 이미 지난해말부터 은밀하게 진행해 왔다.LG의 핵심역량사업분야로는 전자, 정밀화학, 정보통신업종 등이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은 2년전부터 세계초일류기업을 목표로 꾸준히한계사업정리를 해와 다른 그룹과는 달리 느긋한 분위기다.이밖에 대우그룹은 자동차, 기계, 조선, 통신서비스 등 핵심사업군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 그룹명칭을 바꾼 SK그룹은 정보통신,에너지 및 석유화학, 건설, 금융사업을 주력업종으로 정하고 후속방안마련에 착수했다. SK그룹은 LG그룹과 마찬가지로 2~3년부터 사업구조조정작업을 해와 실천만 하면 된다는입장이다.그룹들은 이같은 구조조정작업과 함께 그룹간 「빅딜(사업교환)」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일부 한계사업으로 내놓은 것이 팔리지 않을 경우에는 이 방법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생존을 위한 재계의 새판짜기가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