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월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시장을 쥐고 흔드는 대형금융회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들 최고의 금융기관들 중에서도 수위에 있는 투자은행이다. 지난해에 골드만이 벌어들인 세전순이익이 30억달러나 된다. 골드만의 주요 고객은 기업이나 정부다. 연금기금이나 보험회사와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주요 고객이다.골드만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분야는 기업간 합병과 인수분야다. 지난해 12월엔 한국정부의 경제 및 금융부문 자문회사로 지정되기도 했다.◆ “조직내 지원이 가장 큰 힘”골드만은 다른 월스트리트의 증권회사들보다 높은 급여를 제공하는것으로 유명하지만 골드만이 내세우는 최대의 장점은 직원들간의협동정신이다. 골드만의 직원들은 스스로 프로스포츠팀보다 더 확실한 협동정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협동정신이 중요한 까닭은 거래하는 상품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도 다양하고 저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일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직에서 일방적으로 팀을 구성한다고 해서 일이 되는게 아니다. 조직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킬 용기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골드만에서는 직책이 중요하지 않다. 은행처럼 결재라인이 공식화돼있지 않다. 같은 직위에 있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보고하는 체제다. 공동책임체제인 셈이다.골드만이 합병인수를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골드만의 내적 결속력을 알수 있다. 골드만의 직원들은 합병인수를 의뢰한 고객의 요금을 어떻게 나눠가질 것인가를 놓고 공다툼하기 보다 서로의 정보를공유하고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대표적인게 영국의 대규모 화학회사인 ICI의 합병인수건이다. ICI는 1995년 신임사장이 취임하면서 사업구조를 기초화학에서 고부가사업인 특수화학으로 진출하려 했다. 사업을 의뢰받은 골드만과 맥킨지는 유력업체로 특수화학분야의 유니레버PLC를 꼽았다. 1997년5월, 마침내 유니레버가 특수화학 사업부를 80억달러에 매각하려했다.그런데 ICI는 80억달러를 마련하는데 단지 7일간의 여유밖에 없었다. ICI의 평가자본금액이 84억달러밖에 안돼 단기간에 80억달러를동원할 수 없었다. 이때 골드만의 협동정신이 발휘됐다. 골드만 SBC워버그와 HSBC증권과 함께 브리지론을 통해 ICI에 투자자금을 지원했다. 무산될뻔한 영국 최대의 합병인수건이 성사됐다. 후에 골드만은 ICI의 기초화학분야 2개 사업부를 각각 50억달러 이상의 가격에 매각해 ICI의 부채는 말끔히 해소됐다.골드만은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투자은행가 소튼, 화학산업은행가 하워드 쉴러, 증권거래분야의 마이클 에반스 등 3명의 파트너를 한팀으로 구성했다. 이외에도 거래지원을 위해 다수의 인력을지원했다.골드만의 직원들은 『사고와 업무흐름의 중심에 있는 것은 골드만이라는 조직』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해낸 일들은 조직내에서 제공한 엄청난 규모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