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자산은 「사람」이다. 자신으로부터 상품을 구입해줄만한 고객을 얼마만큼 확보하고 있느냐에 세일즈맨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사람관리」야말로 세일즈맨이 해야할 가장중요한 일인 셈이다. 기존에는 이 「사람관리」를 대부분 기억력이나 메모에 의존해 왔다.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고객의 인적 사항을정리하고 다이어리에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표시하는 「수동식」으로 고객을 관리했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웬만큼 꼼꼼하지않은 사람은 세일즈맨으로 성공하기가 어려웠다.◆ 멀티미디어, 영업에 활용최근엔 「자동화」의 바람이 영업의 세계에도 거세게 불어닥치면서세일즈맨의 「고객관리」가 훨씬 수월해지고 있다. 시중에 여러 가지 영업관리 소프트웨어가 판매되고 있고 기업들도 나름대로 영업관리 시스템을 구축, 세일즈맨과 연계된 영업활동을 펼치기 위해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영업관리 시스템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현대자동차는 최근 기존의 영업 시스템보다 한단계 발전된 개념의「자동차 종합 영업정보 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본사와 영업소, 세일즈맨이 일체가 돼 통합화된 「멀티미디어」 영업 활동을펼 수 있다는 점이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세일즈맨은 어디든 노트북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본사의 영업 관련 정보를 즉시확인,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 또 세일즈맨이가진 고객 정보는 곧바로 본사 호스트 컴퓨터로 전송된다. 할부회사 카드회사 정비회사 고객상담센터의 정보도 호스트 컴퓨터에 자동 축적된다. 다방면에서 고객의 정보를 자동 취합,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갖춰져 있는 것이다.「탑스(TOPS:Total Operating Program for Sales)」라는 이름의 이영업정보 지원 시스템은 현대자동차 영업지원실 판매정보운영팀에서 지난해 6월부터 1억원을 투자해 7개월간에 걸쳐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판매정보운영팀의 김용석 대리는 『경쟁사는 물론 국내를통틀어 가장 뛰어난 영업지원 프로그램일 것』이라는 말로 탑스의장점을 강조한다. 김대리는 『종전까지 2년간 사용했던 영업시스템인 ATIS는 할부금이나 보험료 등을 계산, 자동차의 가격을 산정해주는 견적서 기능과 간단하게 고객들의 인적 사항을 수록할 수 있는 전자수첩 정도의 기능밖에 없었다』며 『탑스는 기존의 ATIS와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이라고 말한다.탑스의 기능은 크게 △차량정보 △견적산출 △고객관리 △일정관리△환경설정 △통신 △자동차 판매 관련 정보 등 7가지다. 차량정보는 일종의 멀티미디어 브로셔의 개념이다. 삼전영업소의 이재준대리는 『탑스가 개발된 이후에는 자동차 소개 브로셔를 따로 가지고다니지 않아도 된다』며 『고객과 함께 노트북을 보며 동영상과 사운드로 제공되는 자동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아토스에 클릭하면 아토스의 동영상이 뜨면서 기초적인 소개 내용이 나온다. 이 곳에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항목을 다시 클릭하면 그 부분에 대한 더 세밀한 정보가 화면에나타난다. 엔진을 클릭하면 엔진이 실제 작동하는 모습이 나타나며 엔진 효율이 동영상으로 표현된다.견적산출 기능도 기존 ATIS보다 강화됐다. 탑스에서는 견적산출 기능을 자동차를 구입할 의사가 있는 고객과 자동차를 막 구입한 고객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 우선 자동차를 구입할 의사가있는 고객의 경우 자신의 차량구입 예산과 원하는 차종을 말하기만하면 그 차를 구입하기 위한 할부조건을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돼있다. 또 가능한 예산안에서 최선의 선택은 어떤 것인지도 알려준다.고객이 이미 차량을 구입하기로 했으면 세일즈맨이 견적산출 프로그램에 내역을 입력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계산이 이뤄져 본사 호스트 컴퓨터에 수신된다. 계산서를 두드리고 종이에 쓸 필요는 전혀없다.고객관리와 일정관리도 탑스의 자랑거리다. 김용석대리는 『탑스를개발하게 된 이유 자체가 좀더 철저하게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한편으로 자동차 기술은 거의 비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서비스밖에 없다』고밝힌다. 탑스의 고객관리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표준화된 고객관리 유형이 프로그램화돼 있다는 점이다. 판매정보운영팀에서는 세일즈맨을 대상으로 수십 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 표준화된 모형 고객을 설정하고 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산출해내 프로그램화했다. 이 결과 탑스에서는 신규 고객이 등록되면 3일 이내에고객에게 보낼 편지문이 화면에 자동으로 떠오른다. 세일즈맨은 이편지문에서 원하는 부분만 수정, 팩스나 우편으로 보낼 수 있다.탑스는 이런 식으로 표준 고객의 성향에 맞춘 1백40여종의 서식이수록돼 있다. 이 서식은 각 고객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활용할 수있는 내용으로 고객을 관리해야 하는 당일에 그 세일즈맨의 컴퓨터화면에 자동으로 떠오르도록 돼있다.세일즈맨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미리 챙기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알아서 자동차 검사를 해야 하는 고객, 생일을 맞은 고객, 차를바꾸라는 권유를 해도 좋을 만한 고객 등을 일정에 맞춰 알려주고그에 맞는 편지문까지 제시해주니 편리하다. 「오늘 할 일」이라는항목만 클릭하면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세일즈맨의 고객 명단 전체를 검색, 그날 관리해야할 고객의 명단을 꼽아주고 관리 내역도가르쳐 준다.◆ 컴맹도 금세 배울 수 있어환경설정 기능은 세일즈맨들이 개인적으로 탑스를 이용하다 고객관리 기능을 첨가하거나 편지문 형식을 수정 혹은 보충할 때 이용할수 있다. 자동차 판매관련 정보에서는 자동차 관련 법규와 폐차방법, 고객과 상담할 때 주의할 점, 처음 만난 사람과 말을 틀 수 있는 방법 등 자동차 세일즈에 필요한 각종 정보가 수록돼 있다.그러나 이런 뛰어난 기능도 세일즈맨이 컴퓨터 사용에 거부감을 나타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때문에 김용석대리는 『탑스를 개발할때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도 시스템 자체는 고효율 고기능으로 만들되 사용자는 워드 정도만 알면 아무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쉽게 만든다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쉬운 프로그램을 지향한 결과『마우스만 클릭할 수 있으면 누구나 사용 가능할 정도』(이재준대리)가 됐다.지금까지 다이어리로 고객을 관리했던 세일즈맨이 자신의 고객을일일이 입력할 필요도 없다. 본사 호스트 컴퓨터에 이미 세일즈맨별로 기존 고객 정보가 전산화돼 있어 세일즈맨은 호스트 컴퓨터에만 연결하면 자신의 고객 정보를 송신받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이관리하는 고객 정보만 볼 수 있지 다른 사람의 고객 정보는 열람할수 없게 보호되고 있다. 김용석 대리는 『호스트 컴퓨터에 수록된고객정보만 5만건』이라고 소개한다. 이재준 대리는 『영업 시스템을 통해 고객을 더 잘 알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미리 서비스할 수있게 됐다』며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