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나 좌절에 빠져 있을 때 기분 전환을 목적으로 처음부터 경쾌하고 밝은 음악을 듣는 것은 피하는게 좋다. 음악감상이란 정서적 미적 지적으로 반응하는 「능동적 과정」인데 무조건 밝은 음악부터 틀어 놓으면 귀를 통해 소리만 감지할 뿐 음악에 몰두할 수는없기 때문이다. 절망에 빠졌을 때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은 슬픔에젖어 있는 사람 옆에서 재잘거리며 수다를 떠는 것과 같다. 동병상련이랄까. 충격을 받은 사람의 심리상태에 동의하며 어루만져줄수 있는 음악은 대개 템포가 느리고 리듬의 폭이 크지 않은 것이다. 물론 슬픈 음악이라도 그 뉘앙스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특성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일반적으로 좌절감과 슬픔에 잘 동의해 줄만한 음악은 구노의 <아베 마리아 designtimesp=7604>와 그리그의 <페르귄트 designtimesp=7605> 중에서 「오제의 죽음」, 헨델의 <미누엣 g단조 designtimesp=7606>, 말러의 <교향곡 5번 designtimesp=7607>, 모차르트의 <심포니아콘체르탄테 K364 designtimesp=7608>의 2악장,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designtimesp=7609>의2악장 등이다. 여기에 나열한 음악들은 듣는 사람의 마음에 천천히젖어들며 부지불식간에 절망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보이지 않는 동지가 된다.슬픔에 젖어 감상의 늪에서 충분히 허우적거렸다면 이제는 좌절을딛고 일어설 힘을 주는 음악이 필요하다. 비교적 낙천적이고 가벼운 성격이라면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정도가 용기를 충전하는데적당하다. 성격이 좀 복잡하거나 굳은 의지가 필요한 사람이라면베토벤의 음악이 좋다. 교향곡 5번 <운명 designtimesp=7612>이나 7번, 9번 <합창 designtimesp=7613>,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designtimesp=7614> 등은 모두 불굴의 정신을 대변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6번과 17번도 삶에 대한 의욕을 회복하는데도움을 준다. 특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우울증 환자를 흥겹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까지 발표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