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관행이란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닮은 점이 많다. 일본기업이겪는 어려움을 상당부분 한국기업도 그대로 겪고 있다. ERP도입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보다 약 5년정도 앞서 ERP를 도입하기시작한 일본기업들의 시행착오는 한국기업이 참고할만하다. 격주간<닛케이컴퓨터 designtimesp=7628>에 게재된 내용을 소개한다.1. 부문별 요구에 얽매인다.사람 상품 자금등 경영자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각 업무시스템간의 자료를 상호간 활용하는통합구조가 필요하다. 바로 ERP의 핵심기능이다. 그런데 각 부문의요구에 밀려 통합의 개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ERP는 단순한 업무용소프트웨어로 전락하고 만다.2. 현장의 사용편의성만 고려해 수정을 반복한다.수정(Customize)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 수정에는 ERP패키지의기능을 설정하는 파라미터설정에서부터 추가개발, 소스코드 수정까지 여러가지가 있다. 문제는 추가개발과 소스코드 수정이다. 개발인력과 시간이 늘고 개발후의 보수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수정은 최소한도로 억제하는게 좋다.그런데 실무부서의 사용편의를 고려하다보면 수정이 늘게된다. 그러나 ERP패키지는 이용자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여 고객만족도를 높이는게 주요 목표다. 즉제때 제대로 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게 중요하지 직원들이 시스템을 편리하게 사용하는게 목적이 아니다.3. 메인프레임 운용기술에 의존한다.ERP로 구축한 시스템은 기간시스템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가동한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가동후의 안정적인 운영은 필수불가결하다. 그런데 ERP는 개방형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폐쇄적인 메인프레임 운용기술만으로는 운용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ERP도입은 「기간시스템에 있어 메인프레임과의 결별」이라 해도과언이 아니다.4. 업무·소프트웨어 양자에 정통하지 못한 SI(시스템통합)업체에의존한다.컨설팅사 SI업체 등과 같은 파트너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ERP패키지시장에 참여하는 SI업체중에는 ERP에 능통한 인재를갖춘곳이 많지 않다. 패키지가 보유한 기능을 잘 활용해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는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억지로」프로젝트를완성하려는 경우가 많다.사용자가 A라는 기능을 요구할 때 담당요원은 단지 구현여부만을답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ERP패키지로 실현할 수 없으면 A라는 업무의 내용을 이해한뒤 비즈니스프로세스의 변경을 동반한 대안을 제시할수 있어야 한다.5. 독자적인 상거래관행을 고집한다.일본에서 ERP패키지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일본 고유의 상거래관습에 맞는 「일본화」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ERP패키지는 실시간으로 거래처리가 완결되도록 돼 있는데 일본의 상거래관습에는 월별 마감일까지 처리를 보류하는 월별 청구처리가 있다. ERP패키지와는 근본적으로 융합되기 힘든 상거래관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