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은 곰(Bear)으로 상징되는 매도세력과 황소(Bull)로 표현되는 매수세력간의 매매공방에 의해 하나의 흐름이 결정된다. 최근증권시장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급격한 상승국면을 보였다.지수상의 하락조정이 나타나야 할 시점에서도 지속되는 외국인의매수세로 인해 지수조정 보다는 기간조정의 국면을 거치고 있다.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영향력이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외국인의 장세 영향력은 97년 하반기 이후부터 최근까지 매우 컸다. 97년 초 한보그룹과 삼미그룹에서 시작된 일련의 기업부도 사태와 하반기에 본격화된 동남아 환율시장의 불안으로 야기된 국내금융시스템의 불안감 확대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8월들어 강화되기시작했다.외국인의 투자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모건스탠리투자지수도 5월말이후 9월까지 아시아의 투자비중을 절반으로 줄였다. S&P사와 무디스사는 무려 10월 한달동안에 4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급격히 낮추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까지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던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그러나 12월11일자로 외국인에 대한 주식투자가 실질적으로는 전면적으로 확대되면 서(종전 26%에서 50%로 확대) 삼성전자 주식의 대량 매입을 시작으로 우량주를 중심으로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외국인 장외시장에서 SK텔레콤, 포항제철, 삼성전자, 주택은행 등 핵심블루칩의 프리미엄이 급속히 상승하였다.국내증시는 외국인의 적대적 M&A가 허용된 후 시장지배적인 우량기업과 지주회사 등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공략이 강화될 것이라는전망이 대두되었다.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행동으로 나타나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규모는 예상을 뛰어 넘어 강도 높게 계속되어 97년12월 4천8백37억원,98년1월 1조6천9백47억원, 98년2월 첫주 7천9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투자심리의 급속한 회복과 더불어 달러로 환산할 경우의 주가는 97년말 연초대비 평균 70% 하락한 상태의 큰 낙폭이 순매수의배경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투기성이 강한 헤지펀드와 미국계 연기금으로 알려진 이들 외국자본은 주가상승과 함께 향후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을 동시에 얻으려는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다. 또한 외국인은 현물시장 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점차 매수규모를늘리기 시작했다.◆ 지수, 중장기적 상승 기대이들 외국인은 주로 한국전력, 국민은행,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중공업, 대우통신등 업종대표주를 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물량확보 차원에서 가격을 불문하고 매수하던 외국인들은 이들 업종대표주의 급격한 주가상승으로 인하여 매물압력이 높아짐에 따라가격을 고려한 매수에 나서는 한편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있는 중소형우량주(신도리코, 대덕전자, 영원무역, 부산가스, 메디슨, 에스원 등)에 대한 매수강도를 높였다. 주식시장 개방이후 처음으로 장내매수를 통한 외국인 최대주주(아팔루사투자파트너와 팔로미노펀드가 대우통신주를 9.03% 보유)가 탄생하기도 하였으며, 대량주식취득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이 상장주식을 5%이상 보유하고있는 종목(직접투자 제외)이 경남에너지 등 19개 종목에 달하게 되었다. 영국의 GAM(Genesis Asset Managers)가 에스원과 웅진출판을각각 6.02%, 6.12% 보유하게 되었으며, 베어스턴증권사는 부광약품주식을 8.03% 매수하였다고 증감원에 보고하였다.외국인에 대한 투자한도가 55%까지 확대되고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M&A가 허용되는 등 자본시장에 대한 개방이 진전되고 이에 발맞춰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으로 국내증시가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자 모건스탠리투자지수는 97년 하반기 동남아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도록 권고하였던 종래의 입장을 바꿔 오는 9월부터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2.5%에서 4.9%로 확대한다고 발표하였다.모건스탠리투자지수가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해 볼때 외국인의 국내증시 참여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투자지수발표 이후 홍콩계자금의 유입도 본격화되고 있으며 영국계 장기투자펀드도 국내증시에 참여하였다. 또한 일본계 자금도 이중과세 방지협정 체결을 계기로 1월말 이후 생명보험과 투자신탁 등을 중심으로 국내증시에 참여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을보이고 있다.올들어 외국인의 자금유입액이 5조원 가량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나오고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볼때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한 지수의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97년10월부터 시작된 증권사의매도세는 다소 진정되고는 있지만 은행권 및 보험권의 매도 압력이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약 4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3월말까지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약2조원 가량의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더욱이 삼성전자, 포철 등 우량대형주의 주가가 장부가에 근접하여은행권은 매도가 보다 용이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지수조정이 필요하다는 기술적인 요인과함께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도압력과 외국인의 매수유입으로 지수는 박스권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 유입과 시장 주도력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지수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이들 외국인의 매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