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뉴욕에서 있었던 우리정부와 국제채권은행단간 단기외채만기연장 협상의 핵심은 금리조건이었다. 협상결과는 우리에게상당히 유리하게 타결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1년미만의 단기외채중 금융기관이 차입한 2백40억달러를 1년 이상의 중장기채무로 바꿔주되 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 LIBOR ; London Inter - Bank Offered Rate)에 2.25~2.75%를 가산키로 했다. 현재의 리보금리가 3개월만기 기준 연5.6%를 약간 상회하는수준이어서 우리가 부담해야 할 금리는 8% 내외가 되는 셈이다.당초 JP모건 등이 가산금리를 7~8%까지 붙여 연12~13%를 요구했던 수준에 비해서는 매우 좋은 조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수만도 없다. 국제금리인 리보 자체가 오르고 내리는데 따라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리보금리는 글자대로 런던 국제금융시장에서 은행간 거래에서 형성되는 금리를 말한다. 물론 금융기관이나 다른 금융기구들이 조사해발표하는 것은 아니다. 런던금융시장에서 은행마다 적용금리가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국제거래에서 모든 금리를 참고할 수는 없을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언론기관들이 주요은행의 금리를 조사해발표하면 그것이 국제거래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것이다.따라서 리보라고 하더라도 조사기관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인용하는 리보는 미국통신사인 AP-DJ가 발표하는 것을 주로 쓴다. AP-DJ는 하루중 자금거래가 가장 많은 오전11시를 기준으로 런던의 주요은행들에서적용된 금리를 평균해서 발표하고 있다. 물론 작성하는 통신사에따라 금리수준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수 있다. 현재의 국제금리는상당히 안정된 수준이라고 볼수 있다.그러나 국제금융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될 위험이 없는 것도 아니다. 최근 10여년만 보아도 큰 차이가 있음을 알수 있다. 지난 89년2월의 리보금리는 3개월짜리가 연 10.25%까지 올라 갔었다. 미국의 고금리정책 때문이었다.그러나 92년9월에는 연3.1875%로 가장 낮았고 94년1월에도 3.25%까지 내려간 적도 있다. 현재의 국제금융시장동향으로 보아 결코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동남아와 한국 등이 외환위기를 겪고있는데다 주요 자금공급처였던 일본의 금융사정도 결코 좋은 편이아니어서 언제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경색될지 모르는 상황이다.뉴욕협상에서 금리가 결정됐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원칙에 합의한 것에 불과하다. 실제 만기연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돈을 빌려 온 우리나라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각 채권은행들과 협상을 벌여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 물론 채권은행들이 뉴욕협상결과를적용하리라 예상되지만 이를 무시하고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 없다. 한 고비가 더 남아있는 셈이다. 또 우리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주는 절차까지 감안하면 외채만기연장 절차가종결되기까지는 2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한다.문제는 이같은 협상과정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서는 국내경제의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상향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지만노사갈등이 심화되거나 대형부도 등으로 혼란스럽게 비칠 경우 이미 타결된 기본원칙이 꼭 적용된다고 장담할수도 없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 외환위기 극복에 합심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중요하다는 것은 바로 그런 점에서다. 가산금리가 1% 올라가면 한해에 약15억달러의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우리 돈으로 2조4천억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