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대 우조교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우씨에게 승소판결을 내림으로써 한국도 더 이상 성희롱사건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 클린턴미국대통령이 백악관 임시직 여직원 모나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곤욕을 치르는 것을 남의 일처럼 재미있게 감상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 직장에서 남성에게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남성 특히 직장상사의 성적의도를 가진 농담등이 성희롱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성희롱사건에 휘말린 당사자가 임원급이라면 자신뿐 아니라 회사에도 엄청난 손해를 입힐 수도 있다. 이 점에 대해 최근 비즈니스위크지는 미국의 기업들이 임원과 종업원 간에 성추문 송사가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르윈스키 효과」클린턴대통령과 르윈스키간의 성추문사건을 계기로 경영진이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도록 예방조치에 나서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회사의 경고 메시지는 『경영진의 섹스스캔들이 회사를 망칠수도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예방조치는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사실을 공개하는 형태로부터 당사자에게 엄한 벌칙을 부과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세계적인 반도체회사인 인텔은 상사와 부하간의 관계를 엄격히 제한하는 케이스. 즉 상사와 부하가 데이트를 못하도록 엄격히 금지시키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해고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하지만 그런식의 금지는 오히려 사내교제를 음성화할 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자동차업체인 GM은 인텔보다 유연한 정책을 쓰고 있다. 이 회사는상사 자신들이 누구와 사귀는지를 공개적으로 보고토록 유도하고있다. 말하자면 음성적으로 유포되는 염문으로부터 여러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자는 의도다.◆ 우조교 사건, 성희롱 요건 넓게 해석임원이 종업원으로부터 「서로가 원해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미리 받아 두도록 하는 기업도 있다. 헤어진 뒤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을 미리 막겠다는 계산이다. 미국 최대의 노동법률회사인 LMFTM사의 게리 마시아손이사는 『믿기지 않겠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확인서 양식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이들 회사는 가급적 직장내에서는 성추문이 안 일어나길 바라지만그런다고 「남녀간의 사랑」이 멈출 리는 없다. 직장에서 눈이 맞아 결혼으로 직행한 경우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회장이 그런 케이스.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멜린다 프렌치와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했다. GM의 존 스미스회장도 자신의 비서인 리디아 스미스를 아내로 맞았다.모든 염문이 이처럼 잘되면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렬로끝날 때 그 때는 성희롱이 되는 셈이다. 당사자가 최고경영자일수록 문제는 더 커진다. 데이터 베이스로 유명한 오라클의 로렌스 엘리슨회장은 이런 사건으로 인해 몇년간의 송사에 시달렸다. 그 회사에 종사하던 한 여성이 「자신과의 관계가 끝나자 엘리슨회장이자신을 해고했다」며 성희롱죄로 고소한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엘리슨회장의 승리로 끝났으나 그로인해 회사는 상당한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됐다.대법원 재판부는 우조교사건을 판결하면서 『피해자가 성희롱으로인해 업무능력을 저해당했다거나 정신적 안정을 해쳤다는 점 등을입증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성희롱의 요건을 넓게 해석했다.이같은 판결을 감안할때 이제부터 우리기업의 상사들은 성희롱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