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조이월드(대표 전하진, 40)는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브루크 등 7개국에 조이블록이란 소프트웨어를 2백만달러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올해엔 추가로 영국 독일프랑스 등 유럽에 1백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는다. 조이블럭이란 3차원그래픽을 이용해 블록쌓기를 할수 있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다.◆ 3차원 그래픽처리기술, 산학협동 의뢰소프트웨어 2백만달러수출은 기존의 일반상품 2천만달러를 수출한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 소프트웨어는 상품의 성격상 다른 상품과 수출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에 화물을 가득 싣고한두달 걸려 운송할 필요도 없고 생산에 따른 각종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조이월드가 맺은 계약내용은 「2년간 조이블록을 일정수량 팔수 있는 권리」의 판매다. 판매량이 계약한 수량을넘을 경우 추가로 비용을 지불한다.조이월드의 소프트웨어 수출은 계약금액뿐 아니라 개발과정 판매망구축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우선 개발과정. 조이월드는 우선 상품을 만들기 앞서 시장수요를분석했다. 블록쌓기는 전세계 어린이들이 거쳐가는 놀이라 고정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봤다. 또한 미국시장 조사과정에서 미국 부모들이 블록쌓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블록쌓기용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3차원그래픽처리기술은 산학협동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조달했다. 「3차원엔진개발프로젝트」로 정부에서 개발자금을 지원받아 서울대학교 그래픽연구소에 핵심기능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엔진 개발을 의뢰했다.다음은 상품화. 조이월드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염두에 둔것은 「팔릴 상품」이었다. 기능, 사용환경, 색, 이미지 등 외국 소비자들의 정서에 맞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제품을 개발하면서 컴덱스 등 해외 전시회에 수차례 참가하며 바이어들의 반응을 수집 분석했다. 물론 분석자료는 상품개발에 반영했다.끝으로 판매. 조이블록의 판매는 서울사무소가 아니라 캐나다 토론토지사가 총괄한다. 이곳에서 북미지역의 판매상들과 접촉하고 상품광고도 한다. 현지인의 시각에서 현지의 정서를 바탕에 두고 영업전략을 펴야 하기 때문이다.조이월드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개발·판매의 새로운메커니즘을 창출했다는 데 있다. 소프트웨어산업은 대단히 유망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원인으로 불법복제·협소한 국내시장 등 여러문제가 거론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기능분업이 안된데 있다. 소프트웨어 마케팅전문업체가 없어 개발업체가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것을 다해야 하는게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아무리 전문개발사가 최신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수한 제품을만들어 내도 전문적인 마케팅 없이는 시장에서 팔릴수 있도록 상품화하기 어렵다.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자의 구미에 맞게 포장하는 일은 프로그램개발과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개발사가직접 해외시장을 개척해 판매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는데 드는 비용도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한국의 신생업체의 제품을 제값받고 넘기는게 만만한게 아니다. 게다가 개발을 마치고 구매자를 찾아 매출발생으로 연결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6개월이 멀다하고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소프트웨어의 세계에서 시장개척에 6개월에서 1년이란 시간을 지체하는 일은치명적이다.◆ 웹 오피스, 업무에 활용조이월드는 이런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조이테크노풀」이라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네트워크를통해 개발중인 프로그램을 시장의 수용에 맞는 방향으로 상품화하는게 목표다.조이테크노풀의 작동원리는 이렇다. 개발사는 먼저 개발중인 제품의 기능과 개념을 인트라넷으로 연결된 조이테크노풀에 올린다. 테크노풀에 가입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7개국의 유통채널이수시로 접속해 테크노풀을 둘러본다. 팔릴만한 품목을 보면 현지의마케팅감각으로 보완하는 의견을 낸다. 개발사는 유통채널의 요구에 맞게 개발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조이월드는 판매지역에 맞게 매뉴얼을 만들고 상품을 포장한다. 개발에서 판매에 이르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뿐 아니라 위험부담도 적다.조이월드 본사는 미국 샌호제이에 있다. 자금조달 투자 해외홍보등을 담당한다. 서울사무소는 상품기획과 상품발굴업무를 한다. 캐나다 토론토사무소는 북미지역 판매를 총괄한다. 대만과 일본 네덜란드(벨기에 룩셈부르크 총괄)에는 조이브랜드를 공유하는 유통채널이 있다. 올해에는 브라질 멕시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7개시장의 유통채널을 확보한다. 각 유통채널은 현지인들과 협력관계를 통해 구축된다. 현지인 소호들과 제품 판매 소비자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본사가 미국 샌호제이에 있어도 업무에는 조금도 지장이 없다. 웹오피스를 가상사무실로 업무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샌호제이에 있는 전사장이 경비결제까지 처리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