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기돌파 경영전략 제시인텔(Intel)사는 흔히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함께 첨단 벤처기업의모델로 꼽힌다. 주력제품이 컴퓨터의 두뇌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인텔은 7년전그로브가 최고경영진의 자리에 오른 이후 매년 매출액과 순이익이약 30% 이상 증가하는 등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그러나 세계 최고 우량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인텔도 한때는 고전을면치 못했다. 지난 69년 메모리(DRAM) 칩을 발명한 이래 사업의 주력으로 키웠지만 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물량공세로 80년대 중반 이 사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84년~86년까지 3년 사이 근로자를 7천2백명이나 감축했으며 생산공장을 두 곳이나 폐쇄했다. 그때까지 별 탈없이 순탄한 길을 달려왔던 인텔로서는 치명적인 상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오늘의 인텔로 재탄생할 수 있었을까.이 책은 인텔의 재도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로브 회장의 경영과 비전, 그리고 위기를 극복해내는 생존전략을 다루고 있다. 과감한 결단력과 독특한 경영을 바탕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텔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엿볼 수 있다. 특히 그로브 회장 나름대로 첨단산업을 경영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이론은 기업환경, 특히 기술이 10×(10배)로변화할 때 전략적 변곡점을 만나게 되는데 이때 잘 대처한 기업은살아남아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해 버린다는 것이다.어느 기업이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이에 제대로대응하지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벤처기업인 경우는 더욱그러하다. 그로브 회장 역시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초긴장 상태로 항상 경계하는 자만이 경쟁에서 이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80년대 중반의 경험을 되풀이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공포가 재도약의 원동력이었다고 고백한다. 책 제목을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 designtimesp=7705>고 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무대에서 일류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단계 도약하는데 하나의 지표가 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영수 옮김/ 한국경제신문사●1998/259쪽/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