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재료 고집... 단골 '북적'윤경희씨(49)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주부였다. 2남1녀의 자녀들을 키우며 회사원인 남편을 뒷바라지해 왔다. 처녀 때 잠깐 직장에 다녔지만 결혼을 한 이후로는 오로지 가정살림에만 매달렸다. 사회 경험이라고는 거의 전무했던 셈이다.그러나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경제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록금도 그랬고 용돈을 주는 일도수월치 않았다. 결국 자신이 뭔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남편과 아이들은 반대했지만 부업을 하기로 결정하고밀어붙였다.윤씨는 처음부터 업종은 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쉽게 결정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혼자서 부담없이 운영할 수 있는데다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식으로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만잡으면 수입 면에서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윤씨는 창업을 하면서 크게 2가지 면에서 신경을 썼다. 먼저 체인점의 힘을 빌리는 프랜차이즈방식을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체인점을 이용할 경우 가맹비 등의 명목으로 적잖은 돈을 내야 하는데다운영과정에서도 본사에서 공급해주는 재료만을 써야 한다는 부담이있었다. 또 하나 윤씨는 창업컨설팅 기관을 십분 활용했다. 비용은좀 들었지만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가에게 의뢰했다. 창업컨설팅 기관에서는 상권분석에서부터 점포의 입지, 실내 인테리어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창업절차를 대행해 줬다.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역시 점포를 운영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특히 메뉴를 어떻게 정하고 어떤 재료를 쓰느냐 하는 것은 아주 중요했다. 여기에서 윤씨는 한가지 원칙을 정했다. 재료만큼은최고를 쓰자는 것이었다. 빵은 물론이고 속에 들어가는 야채와 과일, 피클 등을 자신이 직접 골라다가 사용했다. 점포 근처의 가게에서 파는 것이 시원치 않으면 먼 시장까지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메뉴는 참치샌드위치, 과일샌드위치, 햄샌드위치 등 6가지의 메뉴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샌드위치, 베이컨, 과일, 커피 등으로 짜여진 세트메뉴도 내놓았다. 여기에다 과일쥬스 등 간단한 음료와 떡볶이를 추가했다.서비스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3.5평 규모의 가게에서 영업을 하는만큼 단골손님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여기에 힘을 쏟았다. 손님의 표정을 보아가며 더 얹어주기도 하고 원할경우 메뉴판에 없는 것일지라도 즉석에서 요리해 주었다. 이쯤 되자 먼 곳에서도 자주 찾아주었고, 여성 단골손님들은 친언니처럼따랐다.윤씨가 점포를 낸 종로 1가 삼양식품 본사 앞은 번화가는 아니다.그러나 주변에 종로구청 등 사무실이 밀집해 있어 직장인들이 많다. 윤씨도 이런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직장인들을 집중 공략했다.주변 사무실에 광고전단을 집중적으로 돌렸고 아침을 거른채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시간인 오전 8시에 문을 열었다.창업비용으로는 총 3천2백만원(점포임대료 포함)이 들었다. 권리금이 2천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보증금과 인테리어비로1천만원, 기타 집기류를 장만하는데 2백만원이 들어갔다. 3.5평 짜리 점포치고는 적잖은 돈이 투자된 셈이지만 주변의 권리금 시세가워낙 센 탓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에 앞서 컨설팅 기관에서 임대료가 싼 서울역 부근 빌딩의 지하점포를 추천해 주었지만 유동인구가 적을 것 같아 포기했다.창업 7개월째를 맞고 있는 윤씨의 수입은 아주 짭짤하다. 하루 평균 10만~12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여기에서 마진은 70%쯤 된다. 각종 비용을 빼고도 어림잡아 월평균 2백여만원의 순수입을 올리는셈이다. 특히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IMF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날씨에 따라 매출에 약간의 차이는 나지만 IMF이전과 비교할 때는 비슷하다. 이는 메뉴의 가격이 보통 2천~3천원으로아주 저렴한 까닭에 불황을 별로 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02)737-4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