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한국경제의 활로라지만 한국 벤처기업의 현실은 그렇지못하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1백4개 벤처기업중 거의 절반은 투자유의종목으로 분류돼 있다. 거래가 이뤄지는 종목은 절반도 안된다.그나마 거래가 이뤄진다 해도 1천주도 채 안되는게 대부분이다. 벤처기업에 자금을 대는 창업투자회사가 결성하는 투자조합은 올들어한건도 없었다.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가지 않는 것이다.투자자금 자체가 없어서일까. 그렇지는 않다. 61개 창투사에는 3조2천억원, 4개 신기술금융에는 6조원 등 잠재적 투자자금은 풍부하다.여신전문기관과 연기금도 막대한 잠재적 투자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자금이 벤처기업으로 흐르지 않고 있을 뿐이다. 벤처기업이 투자가들에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자가들은 당위성이아니라 수익성을 따진다. 높은 수익만 내면 투자가들은 말려도 벤처기업에 투자한다. 매력적인 벤처기업을 많이 만들어 내는게 바로벤처기업을 살리는 길이다.1. 창업 자본은 넉넉히국내 벤처기업의 창업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인구 1천명당 창업기업수가 미국의 10분의 1, 일본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벤처창업이 저조한 것은 그만큼 창업주체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벤처기업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앞선 기술이 필요하다.이와함께 기업을 세울만한 넉넉한 창업자본이 절대적이다.적지않은 벤처기업 사장들이 연구소나 대기업에서 축적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했다. 이런 사실로 미뤄 이들의 창업자금은 봉급을 모아 마련한 것임을 추론할수 있다. 직장생활하며 모은 돈이 벤처기업창업의 중요한 종자돈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능력별 연봉제가 벤처 창업 활성화의 중요한 배경이 될 수도 있다.능력에 따라 봉급을 지급하면 여러 가지 선순환이 발생한다. 우선기업은 능력있는 인재를 유치하기 쉽다. 또한 능력있는 인재가 창업자본을 축적할 기회가 많아진다. 창업자본이 넉넉하면 창업초기에 차입을 줄일 수 있다.차입이 적으면 실패하더라도 금융기관의 피해가 적어진다. 즉 부도기업인으로 낙인찍히지 않는다. 이는 곧 실패를 거울삼아 재기하기쉽다는 뜻이다. 그러나 창업자본이 부족하면 불가피하게 차입에 의존해야 하고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2. 실패가 자유로워야 한다『벤처기업은 10개 생겨 9개가 망해야 50개가 성공한다.』 실패를통해 노하우가 생기고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실패하는벤처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하는 벤처가 늘어난다는 말이다.실패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노하우를 축적한 기업가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원활하게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뜻이다. 실패할 기업이 시장에서 버티고 있으면 나중에 크게성장할 기업조차 자라지 못하게 된다.실리콘밸리에서는 벤처기업 창업자의 실패경력이 많으면 많을수록투자가들이 신뢰한다. 미국에서는 창업초기 투자가들의 차입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타인에 대한 피해가 적다. 그만큼 실패가 자유로운 것이다.3. 벤처기업은 전문경영인 영입을『기술개발이 가장 쉬웠습니다. 어려웠던 것은 기술개발을 제외한기업경영입니다.』 기업은 기술만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는 사실을강조한 말이다. 벤처기업은 기술자가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기술자는 영업 재무 인사 등 경영에 약하다. 이런 약점은 전문가의도움으로 극복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을 보면 창업할 때의 기술자가 그대로 대표자리를 유지하는게 대부분이다. 넷스케이프나 야후와 같은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기업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창업한 기술자는 부사장자리에 있고 사장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 웹브라우저로 인터넷열풍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마크 앤드리슨은 창업자이지만 부사장이다. 대표이사는 전문 경영인 짐 박스데일이다.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 자리를 맡으면 장점이 많다. 대표이사는 늘외부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연구개발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 국내벤처기업가들은 기술력을 무기로 창업한 다음 연구개발 이외의 일에 아까운 재능을 낭비하는 셈이다.4. 지시과 기술을 공유하는 분위기 필요하다기업이나 연구소의 책상속에서 잠자고 있는 연구개발 성과물들을공개해야 한다.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연구개발프로젝트는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모든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완성단계에서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에투입됐던 팀은 조직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되고 연구성과는 책상속에 사장된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당초 예상보다 시장 규모가작을 수도 있고 조직의 전략이 변경됐을 수도 있다. 또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지만 대기업의 특성상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도 있다.이런 성과들이 벤처기업 손에 들어가 상품화되면 세계적 상품이 될수 있다.기업입장에서는 구조조정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을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벤처기업을 만들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