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유무형의 커다란 효과를 가져온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실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하고 도중에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은 경기장. 주경기장이야 상암동으로 하더라도 지방도시로 결정된 경기장수를 조정해 초기투자금액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경기장 건설이 힘들 것으로 알려진도시는 서귀포 전주 수원 등 3개도시. 따라서 이들 3개 도시를 포함해 개최가 힘들다고 판단되는 도시는 과감히 경기개최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최진우연구원은『프랑스는 10개 경기장에서 64경기를 소화한다』며 『숫자만 갖고비교하면 한국(32경기)은 5개 경기장이면 가능하므로 경기장수를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기투자비용도 줄일 수 있지만 관광흡인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 최연구원의 설명이다. 관광 인프라가 일본에 비해 열세인만큼 경기장당 경기수를 3개에서5∼6개로 늘려 비교우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경기장에서많은 경기를 볼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 더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연구원은 또 『10개도시의 경기장을 모두 신축하기로 한 것은 지자체의 재정능력을 무시하고 결정한 것』이라며 『가능한 한 증개축으로 방향을 바꿔 투자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이밖에 『초기투자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민간과 공공부문이 함께 경기장 건설에 참여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최연구원은 덧붙였다.조성호책임연구원은 『환율이 1천3백~1천5백원대에 머문다는 장기전망을 감안하면 일본에 비해 관광객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셈』이라며 『중장기적인 활용계획에 경영마인드를 갖고 월드컵을 준비·개최·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다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 결국 비용소모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는게 조연구원의 지적이다.경기장의 사후관리도 미리 계획해야 한다. 지금 대형경기장이 대부분 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 장기창 시설부장은 『주경기장의 경우 행사용 무대와 할인점 상가 문화·체육시설을 임대·분양해 수익성을유지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드 하부공간1만5천여평을 상가와 문화·체육시설로 꾸며 임대·분양하면 임대보증금 1백50억원에 임대료 60억원, 분양금 2백50억원 등의 수익을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잠실경기장의 연평균 운영비가 16억원인데 상암주경기장의 임대수익만으로 연 60억원이나 돼수지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