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들간 합병 열기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거대합병은양쪽 당사자 모두 장미빛 꿈을 안고 추진한다. 그러나 기업합병의역사를 보면 합병의 물결은 결코 달콤한게 아니다. 금세기들어「M&A천국」 미국에선 1900년대초, 1920년대, 1960년대, 1980년대등 4차례의 합병 붐이 있었다. 모두가 견실한 경제성장, 급속한 신용팽창, 주식시장 활황 등 3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4차례의 기업합병 물결의 「뒤끝」은 한결같이 좋지 않았다. 최근연이어 터지고 있는 거대합병에 우려의 시선이 던져지는 것도 이때문이다.1900년대초의 1차물결은 1989년과 1902년 절정을 이루다 1907년 주식시장의 붕괴와 은행들의 파산으로 끝났다. 1920년대의 2차물결역시 마찬가지다. 1차대전후의 경제붐을 타고 합병붐이 일어났다.높은 수익이 보장된 증권시장에 막대한 자본이 공급되면서 자본시장이 대단한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이다. 자본시장의 호황을 바탕으로 매수합병의 물결이 일어났다. 1920년대 후반의 주가 폭등은 기업의 대량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했다. 특히 1927년은 역사적인 활황을 기록한 한 해였다. 그러나 결론은 1929년 대공황이었다.◆ 상승 주가가 합병 부추기고 ‘연쇄작용’1960년대 3차물결 때 역시 주식시장은 활황이었다. 투자가들은 성장주에 관심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투자가들은 세금부담없이주당순이익(EPS)을 올릴 수 있는 합병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기업들은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 수익비율)게임을 시작했다. 높은 PER는 기업의 미래 수익력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했고 이렇게 높아진 주가는 3차 합병물결의 자금공급원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결국3차합병물결도 1969년 증시붕락으로 소멸됐다. 1980년대 4차물결역시 예외없이 90년대의 경기침체로 이어졌다.합병물결은 종종 신기술이나 규제완화로 활성화되는 것 같지만 실은 급등하는 주식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활발하게 이뤄지는 합병도 실은 몇년째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경기 때문이다.미국기업의 주가는 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다. 주식발행을 통한 매수자금 조달이 그만큼 쉽다는 뜻이다. 상승하는 주가가합병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역으로 합병은 주식시장을활황으로 몬다. 상승하는 주가가 합병을 부추기고 합병이 다시 주가를 올리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현찰이 아닌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에거품만 커진다는 것이다. 최근의 폭발적인 거대합병 붐은 어쩌면거품이 터져버리는 시점이 우리 코 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는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