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은 이제 계절상품이 아니다. 여름이 제철이지만 사시사철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팔려나간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겨울용아이스크림 등 계절의 특성을 감안한 제품까지 등장, 이런 흐름을더욱 부추기는 느낌이다.아이스크림 전문점이 계절을 타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전에는 패스트푸드 등 다른 제품을 팔면서 여기에 아이스크림을 끼워팔았으나 요즘에는 전문점이 부쩍 늘었다. 여기에다 브랜드와 종류도 무척 다양해져 이미 패스트푸드 시장에서는 무시못할 존재로 성장한 상태다.지난해 4월 서울 신촌 이대입구에 천연생과일 아이스크림을 표방하는 떼르 드 글라스를 개점한 주부 김주연씨(34)도 창업을 앞두고업종선정에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아이스크림점이 괜찮을 것 같아택했다. 신세대들이 즐겨 찾는 먹거리인데다 주부 입장에서 부담없이 점포를 꾸려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시장조사를 해본결과 아이스크림이 비교적 잘 팔린다는 점도 고려했다.그러나 무엇보다 김씨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움직인 것은 외국브랜드가 아니라 순수 국산이란 사실이었다. 외국 유명 브랜드에 비해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우리 기술 우리자본으로 만드는아이스크림이라 로열티를 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특히 김씨는 당장은 다른 브랜드에 밀릴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또 색소와 향료를 쓰지 않고생과일을 갈아 직접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이란 점도 소비자들에게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물론 걱정되는 면이 없지는 않았다. 창업에 대해서는 왕초보인데다아이스크림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러나 창업후 이는 그야말로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가장 걱정했던 제조기술의 경우 본사에서 완벽하게 지도해줬다. 또 과일이나 우유 등 원재료는 거래처를 정한 다음 정기적으로 공급받았다.◆ 고객들 입선전 홍보 도움영업을 하면서 김씨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메뉴개발이었다. 생과일을 주원료로 하는 아이스크림인만큼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것을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 특히 홍보컨셉을 저지방, 저칼로리로 정하고 이에 맞는 것을 개발했다. 그동안 김씨가 본사와는 별도로 개발해 상품화한 것으로는 고구마, 녹차, 매실, 생강, 유자 아이스크림을 들수 있다. 이미 본사를 통해 제조기술을 익혔던 터라 개발자체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김씨는 창업 이후 별로 홍보를 하지 않았다.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지역이라 따로 홍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 며칠간 고객들에게 사은품을 돌리는 정도였다. 그러나 제품 자체가 색다르다보니 고객들이 입선전을 많이 해줘 홍보에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특히 지난해 11월 무렵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PC통신에 점포를 소개하는 글이 뜨기 시작,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기도 했다. 요즘도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최근 IMF사태의 영향으로 장사하기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김씨는 예외로 보인다. 당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장사가 잘되는 편이다. 지난해 연말 갑자기 찾아온 경제위기와 학생들의 겨울방학으로한때 매기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곧 정상을 회복했다. 특히 엘니뇨현상에서 비롯된 최근의 이상고온 현상은 매출에 적잖은 보탬을 주기도 했다.이에 따라 요즘 들어서는 하루 매출이 약 50만원에 이를 정도로 경기가 좋다. 직접 만들어 파는 까닭에 마진도 상당히 높아 줄잡아70%는 족히 된다. 반면 별도로 지출되는 비용은 수입에 비해 많지않다. 점포 월세로 1백50만원을 내는 것을 비롯해 아르바이트생2명의 인건비 40만원, 관리비 30만원 등 한달에 보통 2백20만원 정도 지출한다. (02)596-0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