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용상동에 있는 안동병원(이사장·강보영). 안동댐이먼 발치로 보이고 푸른 물과 싱그러운 바람이 상쾌한 기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주차장이 만차입니다.』 『지하에 자리가 비어 있으니 이쪽으로내려 가십시오.』병원을 찾은 환자가 처음 대하는 단정한 옷차림의 주차 안내원은일류호텔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병원문을 들어서면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쪽에서 기다리시지요.』라는 직원의 인사가 귓전에 들어온다. 접수를 마치면 아담한 휴게실로 꾸민 「고맙습니다코너」로 안내되고 무료음료까지 제공된다.진료하는 의사는 전문용어가 아닌 쉬운말로 병세를 설명하고 끝까지 상담해준다. 병원의 모든 의사와 간호사, 심지어 청소부까지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병원에서 연상되는 딱딱한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입원을 했거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 환자나 보호자를 위해 대형스크린의 영화 감상실도 갖추어져 있다. 퇴원환자에게는 병원생활에 대한 설문지가 주어지고 친절직원 추천권도 부여된다. 퇴원하면 그만인 일반 병원과는 달리 퇴원 한달뒤 직접 가정을 방문해 병원에서치료한 부분의 상태를 체크해 경과를 챙기는 것도 이 병원만의 독특한 제도다.지난달 말 신부전증과 폐렴으로 병원에서 사망한 박태연씨(남.76)의 가족들은 영안실에서 뜻밖에 병원이사장과 내과과장의 문상을 받았다. 치료중 사망해 영안실을 사용할 경우 이사장과 담당의료진 병동수간호사 책임간호사가 문상을 하기 때문이다. 병원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치료가 끝난 후 심지어 사망한 사람에게까지 이르는 철두철미한 서비스정신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경쟁력 갖춰 IMF사태에도 고객 유지안동병원의 이같은 친절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지난 92년 지방도시의 병원이 가지는 한계와 경영난을 타개할 방법을 고민하던 강보영이사장이 우연히 MK택시의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시설과 장비 인력만 갖추면 좋은 병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고객에게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좋은병원의 새로운 기준으로 정해 서비스 드라이브 정책을 펴 나갔다.우선 매년 MK택시에 직원을 보내 「MK친절」을 배우게 했다. 이제는 5백명중 4백명이 연수를 마쳤다. 자매병원인 일본 교토시의 오토와 병원에서 친절실습도 함께 했다.「싸고 좋은 병원」 「편안하고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안동병원이 가장 중요시하는 개념이다. 대도시의 종합병원 같이특진제도를 남용하지도 않고 병실료를 합쳐도 대도시의 1/3에 불과하지만 좋은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하고 경영합리화로 거품을 줄이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안동병원의 친절서비스는 계속되는 교육에서 그 정도를 알수 있다.매년 2회 전직원을 대상으로 입소 교육을 시키고 매주 부서마다1시간씩하는 정신교육을 7년째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정책의 결과 안동병원은 IMF사태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줄지도 않았고결과적으로 직원에 대한 감원이나 감봉도 없이 원만한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안동병원의 친절 서비스가 알려지면서 이를 배우기 위한 방문단도줄을 이었다. 삼성의료원 중앙병원 경희의료원 등 유수의 각 병의원은 물론 육사골프장 대구지검 동부화재 아산시청 모범운전자회부산대학 국민카드 등 각계 각층에서 2천8백여명이 견학을 했다.안동병원은 최근 지난달부터 「365일 휴일없는 병원」을 새롭게 선언하고 나섰다. 응급실에는 24시간 전문의가 진료를 하고 밤10시까지는 직원들이 교대로 야간 병원을 운영키로 했다. 고객의 요구가있는 모든 분야를 찾아 끊임없는 서비스 개선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0571)821-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