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금융대폭발이 시작됐다. 살아남기 위한 금융기관간 이합집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남은행과 동남은행간의 합병소식이 터져나왔다. 대형 시중은행간 합병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체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경쟁적으로 추진되고있다. 외환은행이 독일의 코메르츠은행에서 3천5백억원을 끌어들여납입자본을 1조1천억원대로 늘렸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대외신인도 회복은 물론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다는게 외환은행의 주장이다. 다른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금융기관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실금융기관은 더이상 생존하기 힘들게 됐다. 이같은 환경아래서 개인투자자들은 과거보다 금융재테크에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부실금융기관에 예금을 맡겼다가는 원리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6월15일부터 사실상 만기가 도래한 신종적립신탁의 가입자들은 향후 운용방향을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적립신탁은 정부의 원리금보호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더욱 더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부실금융기관을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요구받고 있다. 금융재테크에도 「공짜점심」이 없어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에 사는 주부 임모씨(37). 임씨는 지난해12월 15일 신종적립신탁에 5천만원을 넣었다. 20%가 넘는 고금리에다 6개월이 지나면 중도해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찾을 수 있다는 은행측의 얘기를 듣고 단기 고금리 상품으로는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오는 6월15일이면 사실상 만기가 되기 때문에 임씨는 고민에빠졌다.신종적립신탁을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면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으로 옮길 것인지 비교하고 있다. 은행 일반계정은 신탁계정과 달리원리금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연16% 수준의 이자율도 제시하고 있어서이다. 또 임씨는 아예 투자신탁사로 옮길 경우 유리한 점은 무엇인지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은행권에 그대로 둘 경우재테크 전문가들은 투신사에 비해 수익률은 다소 뒤떨어지지만 △대출 △편의 △신뢰성 등을 선호한다면 은행에 그대로 두는 것이유리하다고 얘기한다. 은행이 투신사보다 이용하는데 익숙하고 영업점도 많아 활용하는데 편리하다.또 신탁원금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는 것도 은행의 비교우위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들은 신종적립신탁 금액의 95%한도내에서 대출을 제공한다. 예금담보대출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위험자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출금리가 다소비싼게 흠이지만 대출이 전혀 없는 투신사에 비해 유리한 요소로작용하고 있다.이같은 이점을 살려 은행에 그대로 예치한다고 하더라도 안정성이뛰어난 은행을 선택해야 한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특히은행신탁계정과 고유계정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방화벽」이 있어안전하다는 정부와 은행들의 얘기는 「정상적인 은행」을 전제했을때의 얘기라고 지적한다. 하나은행 신탁부 김종호 과장은 『신종적립신탁금을 그대로 은행에 예치한다고 하더라도 가급적 우량은행을활용하는 것이 지금처럼 은행산업의 재편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김과장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은행 △인수합병대상으로 거론되는 지방은행 △외국자본에 정부지분을 매각할 은행 등에 넣어 둔 고객은 가급적 우량은행으로 옮기라고 충고했다.또 은행간 짝짓기 등 구조조정 과정을 예의주시하라고 재테크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달 29일 경남은행과 동남은행의 합병보도가나오면서 개인고객들은 당장 『경남은행의 주도로 합병이 이뤄질경우 동남은행에 맡긴 신종적립신탁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될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가령 두 은행간 합병이 이뤄질 경우 각 은행의 신탁자산을 합쳐서 운용할 것인지 또는 별도로 운용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향후 배당률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게 하나은행 신탁부 서병갑 채권팀장의 설명이다.은행에 계속 예치한다고 하더라도 원리금이 보장되는 일반계정으로옮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대출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은행을 이동하기 힘들 경우에는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 등을 활용하는 것도필요하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리도 높고 안정성도 높기때문이다. 5월말 현재 한일은행의 정기예금은 16.5%로 18%대인 신종적립신탁의 배당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원리금도 2000년말까지보장받는다.●투자신탁으로 옮길 경우은행을 떠나 투자신탁으로 옮긴다면 역시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지금까지는 신종적립신탁이 고금리 때 판매됐기 때문에 투신사의금융상품과 수익률 경쟁이 가능했다. 하지만 금리인하기조가 정착되면 양자간의 우열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게 재테크 전문가들의진단이다. 동원투자신탁운용 이상윤 부장은 『신종적립신탁은 고금리 때 운용한 수익률과 금리인하기에 운용한 수익률을 합쳐 고객들에게 돌려준다』면서 『이같은 특성으로 금리가 하락기조를 유지할경우에는 은행에 계속해서 예치하는 것이 불리하다』고 지적했다.일반적으로 은행의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은 지난연말의 고금리와 최근의 다소 떨어진 수익률을 합산해서 제시한다. 20%후반의 수익률과 10%후반의 수익률을 가중평균하는 소위 「물타기」 때문에 장기예치는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투신사 금융상품은 가입시점의금리를 기준으로 목표수익률을 제시하기 때문에 금리가 지속적으로하락하면 오히려 유리하다고 투신업계는 주장한다. 최근 투신업계에서 신종적립신탁 고객들을 겨냥해서 내놓고 있는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수익률은 19%후반에서 22%대까지다(표참조). 18%대의 신종적립신탁보다는 1∼3%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수익률을 좇아 투신사로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안정성면에서는 은행권과 투신권이 「오십보 백보」라는게 금융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 오히려 은행처럼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일반투자자들이 부실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를요한다고 금융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개인투자자들 차원에서 부실여부를 판단하고 싶으면 증권사나 투신사에 펀드의 운용채권 종목이나 편입비율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현재 동원 삼성 등일부투신사가 고객들에게 운용자산의 종류나 편입비율 등을 알려주고 있다.★ 인터뷰 / 이경수 국민은행 신탁부 과장이경수 국민은행 신탁부 과장은 신종적립신탁을 은행에 그대로 예치하고자 한다면 『은행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안정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의 신종적립신탁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5월 27일현재 6조3천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중 최대액수다. 대부분 시중금리가 30%에 근접했던 지난해말과 올해초에 들어온 금액이다. 이후 정부가 중도 해약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금리도 점차 하락하면서 유입세가 주춤했다. 현재 국민은행의한계좌당 평균 수탁고는 3천2백만원이다.▶ 정부의 고금리인하정책으로 가입초기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보인다. 배당률은 얼마나 되는가.회사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배당률이 점차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2월15일부터 5월26일 현재까지의 배당률은 연21.18%이다. 6월15일까지 이같은 배당률을 유지한다면 지난해 12월중순 1천만원을 투자한 고객은 1천만원의 원금과 배당수익 1백5만9천원(연간 21.18%을 6개월 수익률로 환산하면 10.59%)을 받는다. 이정도라면 투신사의 금융상품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이 은행에 그대로 유치할 것인지 아니면 투신사나 종금사 등으로 옮겨야 할지 고민중이다. 은행에 둘 경우의 이점은 무엇인가.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익률은 투신사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은행의 열세부문인 수익률경쟁에서 대동소이해졌다는 말이다. 또 신종적립신탁의 원금과 배당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영업점이 많아 거래하기가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은행간 인수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만기가 끝난 신탁고를 계속 예치할 때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없는가.개인적으로 무어라고 말하기 곤란하다. 인수은행의 배당률보다 피인수은행의 배당률이 높을 경우 이를 해결하는 것은 정책적 판단에따라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인수은행의 고객입장에서는 기분이좋을리가 없을 것이다.★ 인터뷰 / 김동일 삼성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역삼성투자신탁의 김동일 채권운용역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판단한다면 『투신사의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으로 옮기는 것이 수익률면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신탁의 상품이 은행신탁보다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은행보다 수익률이 평균 1∼3%정도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투신사의 고자산운용 담당자들이 은행권보다는 운용능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수익률만 놓고 본다면 투신사를 권하고 싶다. 이같은 고수익상품이 고객의 조건에 맞게 다양한 것도 유리한 점이다. 또 중간환매수수료가 은행신탁보다 낮은 것도 유리하다.▶ 수익률은 높지만 안정성면에서도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가.사실 어렵고 민감한 질문이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상당수 투신사들도 구조조정의 시련을 겪고 있다. 특히 천문학적 차입금을 안고 있는 기존 투신사들의 경우 은행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게 금융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신설 투신사는 정부에서 기존 투신사의 부실 주범인 회사돈으로 주식 채권 수익증권 등에 투자하는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사정이 다소 나은 상태이다. 다만 신설투신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어 부실채권이나 CP(기업어음)에 투자할 위험성은 크다.▶ 만기가 돌아온 은행권의 신종적립신탁 고객들을 겨냥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가.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것인지 아니면 기존 상품을더욱 적극적으로 판매할 것인지 검토중이다. 최근에는 다소 완화됐지만 은행신탁을 이용하는 고객들중 상당수는 투자신탁상품에 대한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이런 현실을 인정한 가운데 고객을 유치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신종적립신탁의 고객들에게 권하고 싶은 투신사상품은먼저 3, 6개월형 단기공사채형 상품을 권하고 싶다. 단기로 운용하면서 금융구조조정 등 금융환경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서 투자대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요즘은 금리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와 단기상품으로 나눠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 금리의 지속적 하락을 대비해서 장기상품과 단기상품에 분산해서 투자하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