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는 여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국내주식시장에도 혹독한 시련을 안겨 주었다.종합주가지수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난해 11월20일 4백88.11에서 최근 3백선까지 추락했다. 부도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떨어진 종목이 50여개에 이르고 주가가 절반이하로 떨어진 종목도 헤아리기 벅차다. 액면가를 밑도는 종목이 60%를 육박한다. 그래서 증권업계에서는 「액면가를 웃돌면 우량주」라는 자조섞인 소리마저들린다.그러나 어둠속에서도 빛은 있다. IMF 한파를 꿋꿋이 견뎌나가는 종목도 적지 않다. 증권거래소가 최근 작성한 「IMF 6개월 주가변동」을 보면 지난 6개월간 주가가 10% 이상 상승한 종목이 37개나된다.이런 종목들은 △수출이 잘돼 실적호전이 예상되거나 △현금흐름이우수하고 재무상태가 우량하거나 △시장지배력이 높은 업종대표주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증권계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한다. 이들기업은 IMF시대가 몰고온 고금리 저소비의 암울한 상황에서도 생존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증권계에서 꼽는 IMF시대에도 투자유망한 테마를 알아본다. 수출호조로 실적호전이 예상된다.◆ 「실적호전은 영원한 호재다」IMF체제에 들어서면서 저성장 긴축재정 등의 환경변화에 의해 국내수요기반은 크게 위축됐다. 반면 국내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은 원화절하에 의해 크게 개선됐다. 원화환율은 달러당 96년말 8백44원에서 지난 6월3일 현재 1천4백2원으로 평가절하됐다. 환율상승은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의 오성진 조사분석팀 차장은 『특히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갖추고 있는 대형우량종목군은 원화절하로 인해 매출 및 경상이익의 대폭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 아남산업 삼성전관 현대자동차 한국전기초자 포항제철SKC등이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종목들이다. 수출비중이 63%인 메디슨은 중소형주의 대표주자다. 메디슨은 첨단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성공,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2%나 증가했다. 올해도 이 정도의 증가율은 가능하다는게 증권애널리스트들의분석.실제로 메디슨의 주가는 지난 6개월 동안 1백18%나 올라 상승률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서흥캅셀 영원무역 대덕사업 성안 한국합섬 계양전기 현대미포조선 태평양물산 코리아써키트 율촌화학 진웅등도 수출호전으로 인한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재무상태가 양호하고 현금흐름이 우수하다.재무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은 단기차입금이 적고 부채비율이 낮다는것을 의미한다. 이런 재무구조를 갖춘 종목은 연20%를 상회하는고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른 기업들은 연일 돌아오는 원리금을 상환하느라 고생하지만 오히려 이자수익이 늘어 즐거운 종목들도 있다.대형건설 중장비부문을 수입하는 혜인이 대표적인 종목. 그동안 이익을 꾸준히 유보, 97년말 현재 자본총계가 자본금 51억원의 10배가까이 되는 4백99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1백30%에 불과하다.주가는 6개월동안 86%나 올랐다. 지난 6개월동안 주가가 오른 삼성전관 삼성화재 SK텔레콤 한국타이어 LG화재 등도 재무구조가 튼실한 기업으로 꼽힌다.현금흐름이 우수하다는 것은 현금 은행예금 등 당장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풍부하다는 것을 뜻한다. 대신종합경영평가에서 2년연속최우수상장사로 선정된 미래산업은 지난해말 현재 유동비율이5백55. 5%, 주당 현금흐름(Cash Flow)가 1만1천6백원으로 매우양호한 편이다. 미래산업은 지난 6개월간 주가가 9. 86% 올랐다.이밖에 신도리코 농심 롯데제과 에스원 동아타이어 등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가진 기업들로 꼽혔다.◆ 시장지배력을 갖춘 업종대표주는 살아남는다.구조조정 열풍이 거세다. IMF는 「죽을 기업」과 「살 기업」을 가려내라고 강요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각 업종의 대표주는 그만큼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한다.소위 「한계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하면 시장점유율이 높아져 수익성이 향상된다는 얘기다. 업종대표주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화재SK텔레콤 농심 대덕전자 포철 한전 현대상선은 지난 6개월동안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롯데제과 녹십자 한독약품 국민은행 주택은행대우증권 한솔제지 비와이씨 LG화학 현대자동차 금강 현대건설SK등은 주가가 떨어졌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앞으로 주가반등의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외국인이 선호하거나 외국자본이 참여한 종목에 관심을 갖자.외국인들의 투자기준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투자대상의 재무구조 성장성 시장성 등을 철저히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한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으로부터 일단 투자가치를 인정받은 종목들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외국인 M&A대상으로 거론되거나 외국인지분율이높은 기업, 외국인이 출자 등 자본참여한 종목들은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최근 관심을 모은 국제금융공사(IFC)의 1차투자대상으로 신무림제지 빙그레 대창공업 제일엔지니어링 일진계열의 일진산전 등이확실시되고 있다. 이달 중순께 최종발표된다.◆ 외국인 M&A도 관심거리다.서울증권의 이재구 투자분석팀 과장은 『외국인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해소 및 부실채권 정리가 어느정도 이뤄진 후에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가 한차례 홍역을 치르고 나서야 핵심경쟁력을 키울 수 있거나 국내시장 진입과지배력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다.업종별로는 △금융=제일 서울 국민 주택 하나은행 대한재보험 유화 신영 신흥증권 △에너지 화학=SK 쌍용정유 한화종합화학 동양화학 △유통=신세계 해태유통 뉴코아 신라호텔 △정보통신=데이콤 SK텔레콤△제약=동아제약 유한양행 대웅제약 중외제약 등이 외국인들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