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회사광고에 모델로 출연하는 등 대내외 활동이 활발해 지고있습니다.『우리회사는 거래고객만 2백6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투자신탁회사입니다. 지난 25년간 국내경제발전에 이바지해 왔습니다. 이같은 전통을 살려 IMF사태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조그만 힘이라도 되겠다고 모델로 출연했습니다.▶ 최근 금융기관의 안전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습니다.한국투신은 고객재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고객들이 금융기관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실 자체가 금융기관으로서는 대단히 부담스럽습니다. 이같은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우리회사를 비롯한 전체 투신사들의 선결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투신사 상품은 정부의 예금보호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오해 때문에일부 고객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투신사는 증권투자신탁법에 회사돈으로 운용하는 계정과 고객들이 맡긴돈이 엄격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관리됩니다.법에 따라 투신사는 고객들의 돈을 시중은행에 맡겨놓고 있습니다.투신사는 단지 고객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높은 수익을 올려줄 뿐입니다. 부연해서 설명한다면 투신사가 막대한 차입금 때문에 고전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회사가 자기자본으로 운용하는 고유계정의문제지 고객들이 맡긴 돈을 관리하는 신탁계정과는 별개라는 것을강조하고 싶습니다.』▶ 한국투신이 운용하는 고객재산은 얼마나 됩니까.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소개해 주십시오.『5월말현재 우리회사의 수탁고는 모두 27조원입니다. 국내 투신업계중 제일 많습니다. 이중 개인고객이 맡긴 돈이 17조원이고 연금이나 기금 그리고 기업들이 위탁한 재산은 10조원 규모입니다. 계열회사 자금이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이 높은 다른 투신사와는 달리 개인고객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입니다. 그만큼 고객들이 우리회사를 신뢰한다는 것이겠죠.현재 개인과 기관들이 맡긴 재산중 23조원을 공사채형펀드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주식형펀드는 최근 시황이 너무 좋지 않아 4조원에불과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기업과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주식형펀드의 판매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투신업계의 현안중 하나가 바로 차입금입니다. 한국투신이 현재 갖고 있는 차입금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아시다시피 국내투신사의 어려움은 차입금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89년 3대투신사들이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보조를맞추기 위해 은행에서 빌려 주식에 투자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우리회사는 3월말현재 모두 4조6천억원의 차입금을 안고 있습니다.89년 당시의 차입금과 최근 신세기투신의 신탁재산을 떠안으면서생긴 것입니다. 또 지난 회계연도에는 8천2백37억원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반영했습니다. 회사의 어려움을 솔직히 밝힌 것은 이것을극복할 수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차입금 이자만 없다면 연간 2천억원 정도의 흑자를 낼 수 있습니다. 또 직원들의1인당 업무이익은 1억1천8백만원으로 시중은행보다 4.4배나 높습니다. 』▶ 차입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그렇습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회사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수탁고 증대노력과 회사돈으로 운용하는 유가증권의 규모를 축소해 왔습니다. 또 오는 7월부터 전체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등 내부경쟁을통한 생산성 증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임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임금을 30% 삭감하는 등 자구노력에 협조하고 있어 희망적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자구책만으로는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힘들어10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입니다.구체적으로 협상상대방을 밝힐 수는 없지만 2억달러는 자기자본을늘리는데 투자할 것이고 나머지 8억달러는 장기저리로 조달해서 차입금을 상환할 방침입니다. 외자를 유치하는데 필요하다면 경영권까지 넘길 생각입니다. 고객들의 재산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된다는 전제 아래서 말입니다. 한두달 이내에 구체적인 협상결과를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국내 리스업체의 구조조정이 임박해지면서 리스채를 보유하고 있는투신사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대비책을 갖고 있는지요.『다행히도 우리회사는 리스채 투자규모가 적습니다. 올해초부터부도위험성이 큰 리스채를 지속적으로 정리해 왔습니다. 따라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피해규모는 별로 크지 않을 것입니다. 또 편입리스채가 부도가 나더라도 공사채형펀드의 수익률 하락은 0.2%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봅니다. 이 정도는 CD 콜 등 다른유동성 자산을 운용하면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회사차원의 대응과는 별개로 투신업계 차원에서 정부의 대책마련도건의할 생각입니다.』▶ 오는 7월부터 뮤추얼펀드의 도입이 허용됩니다. 한국투신도 앞으로뮤추얼 펀드를 운용할 계획입니까.『뮤추얼펀드도 결국 기존 투신사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공신력과 자산운용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소규모 신설 뮤추얼펀드에 돈을 맡길 고객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오랜 공신력을 갖고있는 투신사들이 운용하는 뮤추얼 펀드에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봅니다. 또 운용수익률 면에서도 소규모 신설 뮤추얼펀드보다도 주식과 채권 CD 콜 등의 운용경험이 풍부한 기존 투신사들이 경쟁력을갖췄다고 봅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투자분석기법을 갖춰야 고객돈을 안전하고 보다 충실하게 굴릴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회사도 뮤추얼 펀드를 운용하는데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확신합니다.』▶ 고객들도 이제 수익률과 안전성 등 여러조건을 따져 투신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다른 투신사들과 구별되는 한국투신만의 투자철학은 무엇입니까.『2백60만 고객의 재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만큼 「고객자산에 대한 안전성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수익률 극대화도 고객자산이 안전하게 지켜지고 운용될 때만 의미있다고 봅니다.이를 위해 「리스크관리시스템」을 부단히 개선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투자수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적의 투자종목을 선정한 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운용에 힘씁니다. 지난6월중순 63빌딩에서 국내 기관투자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종합자산운용시스템(TAMS)」이 이같은 운용철학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두번째로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입니다.우리회사는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국내최대의기관투자가입니다. 국내채권시장을 형성하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국내 5대그룹이 필요로 하는운영자금과 설비자금을 지원해주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너무 대그룹위주로 투자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고객자산을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한국투신이 벤치마크하고 있는 외국투자기관은 어디입니까.『현재 마케팅과 자산운용부문에서 외국금융기관의 우수성을 배우려고 합니다. 마케팅부문에서는 씨티뱅크의 고객관리기법과 합리적인 영업관리를 벤치마크하고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여 이들의 여유자금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입니다.자산운용부문에서는 세계적인 투자기관인 피델리티사를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고객재산을 운용하여 높은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전략아래 장점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투신사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해 나갈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현재의 어려움을 「솔선수범」과 「대화」를 통해 극복하고자 합니다. 제가 먼저 앞장서고 모범을 보여야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따라 올 것이라고 봅니다. 또 가급적 많은 시간을 직원들과 얘기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주인이다」라는 의식을 갖고 회사발전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눕니다. 최근 수원지점의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이것은 내맘을 주는 것이다」라며 일일이 소주잔을 따라줬습니다. 영업하면서 애로점을 듣고 해결방안을 서로 모색하는시간을 가졌습니다.직원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투명성과 합법성이 전제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제가 하는 언행에 대해 직원들이 신뢰하기 때문이죠. 이런 맥락에서 임원들이 논의한 얘기를 사내 전자메일을통해 전직원들에게 즉각 알려줍니다. 이같은 운용방침에 대해 직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