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살 때 흔히 갖게 되는 불만 가운데 하나가 신선도다. 과일가게에서 아무런 냉장 장치 없이 보관하는 까닭에 싱싱하지 않은것을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샀다가는 며칠간 묵어시든 것을 고를 수도 있다.과일전문점 마깔로는 소비자들의 이런 불만을 감안해 탄생했다. 먼저 신선도가 아주 뛰어나다. 모든 과일을 냉장 쇼케이스에 보관하고 본사에서 그날 그날 필요한만큼의 분량만 보내주기 때문에 재고상품이 거의 없다. 반면 가격은 아주 저렴하다. 중간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접 공급받는 까닭이다. 보통 다른 과일가게보다 10~20%는 싸다. 노점상에서 파는 과일값 수준이다. 여기에다실내장식이 산뜻해 백화점 청과물 코너를 연상시킨다.마깔로 전농점을 운영하는 김현동씨(28)도 이런 저렴하고 신선한이미지가 마음에 들어 창업을 했다. 신세대 주부들을 집중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과일가게의 특성상 사회물정을 잘 모르는 자신에게도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김씨는 창업 전 프로축구 선수로 활약한 까닭에 사업이라든지 장사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몰랐다.김씨는 창업을 하면서 먼저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많은 힘을 썼다.창업자금이 그다지 풍족하지 못했던터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에따라 김씨는 임대료가 싸면서도 주변에 주택단지가 들어서 있는 입지를 물색하기 위해 일주일 가까이 서울지역을 누볐다. 이런 노력끝에 전농동에 시세가의 절반에 가까운 보증금(1천만원)으로 12평짜리 점포를 얻었다. 발로 뛰어 거의 1천만원을 줄인 셈이었다. 인테리어비도 크게 줄였다. 얻은 점포에 남아있던 것 가운데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그대로 썼다.영업을 시작하고부터는 친절한 서비스에 힘을 집중했다. 소매업종이라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만큼 서비스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씨는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맞는 것 뿐만 아니라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배달서비스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0분내배달을 원칙으로 삼았고, 장소도 가리지 않았다. 어디든 주문만 하면 즉각 달려갔다.하지만 아무리 서비스를 잘 해줘도 문제는 있었다. 점포가 과일가게치고는 화려한 느낌을 주어서인지 나이든 사람들이 들어오기를꺼렸다. 왠지 비싸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다. 이에 김씨는 고민끝에 가게 앞에 과일을 올려놓을 수 있는 판매대를 새로 설치하고색도화지에 가격대를 적어 유리창에 붙이기도 했다. 다행히 이 전략은 잘 맞아떨어져 그 다음부터는 고참주부들도 별 부담없이 찾아왔다.◆ 정직하게 가게운영…고객에 신뢰 심어또 하나 정직한 가게운영으로 신뢰를 쌓아갔다. 김씨는 지금 당장과일 하나를 팔기 위해 고객들을 속이면 장기적으로는 신용을 잃을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예를 들어 며칠 지난 것을 금방 들어왔다고 말하고 파는 법이 없다. 어쩌다가 재고로 남는 것이 있으면솔직하게 얘기를 하고 도매가에 넘긴다. 또 어떤 과일은 아예 정상가보다 50% 이상을 깎아 팔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금전적으로는밑지지만 고객에게 신뢰를 줄수 있어 단골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고생각한다.김씨는 점포경영에 있어 아직 햇병아리지만 수입은 짭짤하게 올린다. 하루 매출이 평균 45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이 가운데 마진은 보통 30~35% 수준이다. 반면 지출은 많지 않다. 월세와 관리비정도가 전부다. 틈틈이 가족들이 나와 도와주고 있어 인건비도 따로 나가지 않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축구를 그만두었지만 이제는 후회하지 않는다. (02)213-4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