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유종근 장하성 김정태」.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 designtimesp=8082>가 6월29일자 커버스토리로 다룬 「아시아 스타 50인」에 선정된 한국인 4명의 이름이다. 이 잡지는 이들을 50년만에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는 아시아 지역의 위기탈출에 앞장서고 있는 주역들로 소개했다. 앞의 세사람은 대통령대통령경제고문 참여연대경제민주화위원장 등으로 모두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지만 동원증권의 김정태사장은 일반인들에겐 낯선 인물이다. 하지만 김사장이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데는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2백억원 흑자동원증권은 외형상 약정점유율 기준 국내 6위 증권사. 중견증권사지만 증권업계에선 탄탄한 회사로 소문나 있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이 많게는 2천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동원증권은 2백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이처럼 동원증권을 명실상부한 알짜배기 증권사로 일궈낸 장본인이 바로 김 사장이다.김사장은 일찍부터 「무차입경영」을 선언, 내실있는 영업을 다져왔다. 리스크가 크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산을 과감히 잘라냈다.영업능력을 강화하면서도 외형보다는 내실위주의 경영을 펼쳤다.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지점확충에 나설 때에도 새로운 점포확대를억제했다. 구조조정을 앞서 단행, 군살을 뺀 결과 증시 침체기에엄청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김사장은 무차입 경영에서 한걸음 더 나가 주식평가손을 1백% 반영해 부실자산을 사전에 정리해놓았다.이러한 내실경영이 알려지면서 수익증권 판매실적도 4대그룹 계열증권사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익증권 수익률이다른 증권사보다 높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다른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수익률보다 2∼3% 포인트 정도 낮다. 금융상품은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비우량채권을 편입시켜 수익률을 억지로올려서는 안된다는 김사장의 영업철학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다.김사장은 올들어 분기별로 수익증권 감사보고서와 회사의 영업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안전성과 투명성에서 누구보다 자신있기 때문이다. 단기부채를 전혀 갖지 않는 「무차입 경영」에서 시작된 「건실화」가 가장 큰 무기다. 그래서 금융기관 살생부가 떠도는 상황에서도 동원증권은 전혀 악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돈이 몰려들고있다.김사장은 또한 연봉제를 증권업계 최초로 도입해 인사관계를 탄력있게 함으로써 최근 정리해고 한파와도 무관한 직장을 만들어 가고있다. 지난 4월부터 일률적인 보너스제도를 없애고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구조조정과정에서 성과급제도를 인건비절감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동원증권은 회사 수익의 30%를 직원에게 돌려주는 명실상부한 성과급을 실시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이 상상치 못한 앞선 경영을 도입, IMF시대를 또다른 기회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앞으로 김사장은 대규모 영업망과 그룹 이미지를 등에 업고 있는대형 증권사와의 경쟁에서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음을 솔직히 인정한다. 그래서 효과만 있다면 국내 증권사나 외국 금융기관과의 합작, 인수 등 어떠한 형태로든 제휴를 할 생각이란다.김사장의 이러한 경영전력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다. 은행종금 창투사 증권 등 금융업계에서만 28년간 근무한 경험이 큰 바탕을 이루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이 그의 경영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도 경험에 바탕을 둔 탁월한 그의 식견 때문이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