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미국은행들도 지난 89~93년 동안 불량자산처리와 은행퇴출 등으로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발생했다. 이 시기에 금리의 하락과 주가 및 채권가격의 상승이 발생하게 되자 예금에서 회사형 투신으로 자금이 대규모 이동했다. 은행부문의 축소로 인해 발생한 기업의 빈혈증상을 회사형 투신을 통한 증권시장의 활성화로 치료한 것이다.국내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그동안 은행차입과 확정이자부 금융상품에 지나치게 의존해오던 기업과 개인들이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증권시장을 주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형 투신과 같이 기업과 투자자들을 직접 연결할 수있는 도구는 우리경제와 구조조정의 촉진을 위해서라도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조속한 시일내에 회사형 투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점들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회사형 투자신탁의 초점인 펀드의 통제(governance)체계를 제도의 기본취지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회사형 투자신탁이 기존의 계약형 투신과 가장차이나는 점은 지배구조다. 모든 투자활동을 전적으로 믿고 맡기는계약형 투신과 달리 회사형 투신은 주주인 투자자들이 감독이사와감사를 선임하여 내부감시를 하며, 주주총회를 통해 외부에서 감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적임자들로 회사가 설립되어 운영되어야 하며, 정부의 감독 역시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둘째, 회사형 투신의 판매촉진을 위해 몇가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판매수수료를 가입 또는 환매시 징수하는 방식보다는 잔고 베이스로 징수할 수 있는 방식을 허용해야 한다. 이는 펀드의 환매를조장하여 판매회사의 수수료 수입을 극대화시키는 부당한 행위를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증권 은행 등이 판매할 때 해당 금융기관의 예금 등과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한 판매지침을 마련하여 투자자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펀드에 편입된 채권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할수 있도록 채권유통시장을 빨리 정비하여 판매회사나 운용회사의부담을 덜어주어야 할 것이다.셋째, 회사형 투신의 유지비용이 높으므로 다양한 아웃소싱 기능이발달해야 할 것이다. 기준가격을 산출하고, 투자자와 판매회사로부터 걸려오는 문의전화와 자료요구에 응하고 각종 회계장부의 작성과 주주명부의 관리 등을 투자회사가 모두 처리한다면 너무 많은비용이 들게 된다. 미국 제2위 투신사인 뱅가드사는 아웃소싱을 활용함으로써 불과 47명으로 4월말 현재 3천3백64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회사형 펀드의 도입 초기에는 백오피스(backoffice)업무를 과감하게 아웃소싱함으로써 부담없이 진입할 수 있도록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넷째,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반 여건의 정비가 필요하다. 복잡한 약관보다는 간단하게 펀드의 투자정책과 성과를 알수 있도록 사업설명서(prospectus)가 쉽게 작성되어 배부되어야 한다. 펀드운용에관련된 모든 과정이나 투자성과를 투명하게 공시하여 시장감시와투자판단이 용이하게 해야 한다.◆ 계약형 투신 발전방안도 함께 모색정부의 회사형 투신 도입은 투신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확보와 기관투자가의 육성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외자도 회사형 투신을 통해 유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형 투신의 활성화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투신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작용할 것이다.그러나 회사형 투신의 육성과 더불어 그동안 투신시장의 주역으로1백20조원에 달하는 계약형 투신의 발전방안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약형 투신은 저렴하며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있지만 주주총회 감독이사 회계감사 등과 같은 회사형 투신제도의장점을 받아들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세계적으로 금융산업의 발달은 투자신탁의 활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금융산업의 구조조정과 회사형 투신의 도입으로 투신산업이 한층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들이 종합적인 소매금융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신상품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형 투신의 활성화를 계기로많은 금융기관들은 개인금융자산을 장기적이며 합리적으로 관리할수 있는 재무계획가(financial planner)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