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몰려오고 있다. IMF이후 비즈니스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사람들과 달러화의 강세로 저렴한 값에 한국관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공항 입국장을 밀려나오고 있다. 지난 5월말 현재 한국을찾은 외국인들의 숫자를 보면 모두 1백63만3천5백41명. 지난 97년의 같은 기간에 입국한 1백55만여명에 비해 6.2%나 증가했다. 금융위기에 따른 정국불안, 재해 등으로 아시아권을 찾는 관광객들이줄어들고 있는 추세에 비쳐봤을 때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증가한것은 분명 눈에 확 들어오는 사실이다.그러나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는데 반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의 불편함을 한두가지씩 갖고 생활하거나 그런 기억들을 갖고 공항출국장을 나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울에 있는 한 특급호텔 직원은 『호텔에 묵는 비즈니스 고객들 가운데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면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불만을 털어놓는 경우가많다』고 말했다. 종로 낙원상가 뒤에서 외국인 배낭여행객을 상대로 한 용진여관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교통정보 부족 등 교통불편을 이야기하며 음식점에서 가격표시가 안돼있어 불편하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하지만 불편함은 곧 필요함. 즉 외국인의 불편함을 겨냥한 이른바외국인 비즈니스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한 주택금융회사에서 브로커로 근무하다한국에 언어연수차 온 리처드 로버츠씨의 말은 되새겨 볼만하다.『한국은 비즈니스맨의 관점에서 보면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한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을 위한 비즈니스가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이전에도 군복무차 1년간 동두천에 머물렀다는 로버츠씨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일본에서는 이처럼 외국인을 겨냥한 사업들이 컬처쇼크(Cuilureshock)비즈니스, 리로케이션(Relocation)비즈니스 등의 이름으로성업중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소장은 『외식업 사무편의점 부동산중개업 홈클리닝업 가정부관리업 대여·대행업 등이 외국인 비즈니스로 적합한 업종』이라며 『당장이 아니라 몇년 앞을내다보고 외국인을 겨냥한 비즈니스를 하려고 문의하는 사람들이많다』고 말했다.게다가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쓰고 가는 만만찮은 돈도 외국인 비즈니스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만들고 있다. 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지난 4월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1인당 1천2백83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의 숫자가 3백90만명으로이들이 한국에 뿌린 돈만도 51억달러를 넘는다.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외국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외국인들의 필요나 욕구를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한산기획이 만든 「종갓집 체험여행」이란 상품이 좋은 예가 된다. 이 상품은 전통 한옥의 온돌방에서 자고 칠첩반상의 양반집 밥상을 받아 먹으며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들과 함께 안동의 종갓집으로 사전답사여행을 다녀온 이능휘부장은 『외국인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경상도 뿐만이 아니라 전라·충청·강원·경기도는물론 가능하면 서울의 종갓집도 수소문해 상품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참가비는 일단 2인당 6만원으로 정해놓았다.영·일어로 자막을 마련한 연극을 공연하고 외국인을 위한 벼룩시장을 열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정동극장도 벤치마킹할만한 좋은 예다. 종로에 있는 인터넷카페 로그인서울의 서병선씨도 『40여명의 외국인 회원들이 우리 영화나 연극을 통해 한국을 알고싶어하지만 언어에 대한 배려가 안돼 있다는 불만을 자주 이야기한다』며 『외국어로 자막처리해 상영하는 한국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생긴다고 하지만 반드시 챙기고 가야할 점도 있다. 우선 언어능력이 바탕이 돼야 하며 외국인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어야 외국인비즈니스를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소장은 『반드시 글로벌한 감각과 언어능력을 갖추고 외국인비즈니스를 펼쳐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