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가면 카타콤베가 있다. 미로처럼 이어진 지하공동묘지다.초기 기독교인들은 박해를 피해 이곳에 숨어 살았다. 이들은 보통20세를 살다가 죽었다고 한다. 단명한 까닭은 여러가지가 있지만햇빛을 보지 못한 것이 중요한 이유중 하나다. 햇빛은 생명의 근원. 동식물을 막론하고 햇빛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요즘엔 지하공간활용이 늘면서 하루종일 햇빛을 구경하지 못하는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하철 근무자를 비롯, 지하상가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게다가 샐러리맨중 상당수도 종일 건물내에서 일하다보니 제대로 햇빛을 쬐지 못한다.우일신소재는 이들에게 햇빛을 공급하는 업체다. 태양의 엑기스를그 느낌 그대로 건물안으로 보내준다. 생산제품은 태양광집광장치와 태양광반사장치. 이중 집광장치는 태양광을 렌즈로 모아 광섬유를 통해 실내 지하실로 보낸다. 광섬유에서 방사되는 태양광은 유해성분을 거른, 가시광선 파장 영역의 몸에 이로운 성분만을 뽑은것이다. 이 장치는 실내조명은 물론 인테리어 분재 식물재배 일광욕 등에 활용할 수 있다.태양광반사 거울장치는 태양검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태양 위치를자동으로 추적해 방향을 바꾸며 필요한 장소에 반사 공급한다. 이장치 역시 건축물의 태양광채광 실내건강일광욕 식물재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태양광집광장치 95% 국산화우일신소재는 이들 제품 외에도 광섬유를 활용한 조명장치사업도한다. 신행주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이 대표적인 작품. 주탑과 케이블을 이용한 사장교인 신행주대교는 광섬유와 투광기로 단장돼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의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파란색에서 초록색 황색으로 순간순간 변하는 케이블조명은 밤마다 구경꾼을 끌어들일 정도다. 다리의 야경을 얼마나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우일신소재는 새로운 소재로 조명산업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기술집약형 벤처기업이다. 사령탑은 여사장인이봉자씨(38).진주교대를 나온 이사장은 졸업후 교편을 잡았지만 자신의 갈길이아니라고 판단, 1년반만에 미련없이 교직을 떠났다. 제약업체 영업사원으로 변신한 뒤 맹렬판매원으로 자리를 잡았으나 우연히 광섬유에 대해 알고 난뒤 완전히 반했다. 요술처럼 현란하게 빛나는 광섬유를 보자 승부를 걸어볼만한 분야라는 직감이 들었고 사업가로변신하는 계기가 된다.『꽃으로 만들어진 광섬유 제품에 매료돼 이 분야의 기술을 연구하게 됐지요. 연구에 몰두할수록 광섬유의 아름다움에 빨려들었고 해외연수를 통해 더욱 깊이있는 지식을 습득하게 됐습니다.』일부 부품은 국산화하고 일부는 수입을 통해 조달한 뒤 제품생산과시장개척에 나섰다. 사업에 본격 나선 것은 90년대 초반. 처음에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도대체 광섬유조명이 뭐냐는 것이었다. 이에대해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관공서나 건설업체 조경업체를찾아다녔지만 이들조차도 광섬유는 통신망이나 낚싯줄에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 조명에 활용되는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국내에 설치한 사례가 없다보니 설명하는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또 주위에선 여자가 살림이나 하지 웬 사업이냐며 곱지못한 시각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사장은 개척자적인 열정으로 당사자들을하나씩 설득해갔다. 광섬유를 이용한 건물외관조명의 첫 작품은 대전 엑스포다리. 관계자들에게 수십차례 설명하고 모형을 만들어 시연을 한 끝에 이뤄낸 것이다.첫작품이 멋지게 완성되자 다음 영업은 훨씬 수월했다. 엑스포다리의 아치형 조명이 상징탑과 멋지게 어우러진 모습은 더이상의 설명을 필요없게 만들었다. 이어 춘천의 소양2교, 단양의 고수대교, 부산대교, 신호대교 등 각종 다리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또 분당의블루힐백화점과 LG백화점, 창원시청 등 각종 건물도 미관을 꾸미기위해 광섬유조명을 선택했다.광섬유조명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할 수있다. 특히 서울은 조금만 다듬으면 회색의 콘크리트도시에서 국제적인 야경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이사장은 말한다.특히 광섬유조명은 다른 조명에 비해 전력소모가 적고 반영구적으로 수명이 길다. 연질 파이버튜브의 수명은 20년 이상이며 내부에전기가 흐를 염려가 없어 분수대 등 물속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수 있다. 유연성도 풍부, 곡선으로 복잡한 표시를 할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원하는 색깔을 시시각각연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21세기 조명시스템으로 불린다.이사장은 이들 제품이 첨단제품인만큼 기술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비율이 매출액의 5%를 넘으며 지난해엔무려 30%에 달하기도 했다. 여기엔 독자적인 개발팀에 대한 투자와 함께 디자인환경연구팀 등 외부연구그룹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다. 연구개발분야에서 아웃소싱을 철저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광케이블개발도 추진이를통해 태양광집광장치의 95%를 국산화했고 광섬유조명장치도광케이블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산화했다. 지난해 50억원어치를 수주, 35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핸 수주 80억원, 매출은 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이사장이 가장 관심을 쏟는 부분은 값이 싼 플라스틱 광케이블개발. 태양광 집광장치의 원가를 줄일 수 있도록 고가의 실리카케이블을 플라스틱 광케이블로 대체하려는 것.그는 태양광집광장치시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자연채광을 늘리기 위해 법적으로 전체 조명의 일정비율만큼을 자연채광으로 의무화하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예컨대 일본은 건설성과 중소기업진흥공사에서 태양광채광을 위해기술개발자금을 무상이나 장기저리로 제공한다. 일본은 태양광집광장치에 의한 조명역사가 15년 이상 됐지만 한국은 아직 시작단계에불과하다. 태양광집광장치의 국산화가 마무리되면 일본으로 수출도시작할 계획이다. 일본의 선화이바사에서 기술을 들여왔지만 내년부터는 역으로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벤처기업은 기술력이 생명입니다. 지속적인 기술투자가 뒷받침되면 얼마든지 선진업체들과 겨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이사장은 대표적인 그린에너지인 태양광의 보급확대를 위해 우일신소재가 앞장서겠으며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회사로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세계 제일이라는 의미를 지닌 우일이라는 사명을 정한 것도 이같은 의욕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02)3461-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