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외환딜러 신상우씨(33). 그는 몸담고 있던 경남종합금융회사가 연초 업무정지되자 외환딜링 컨설팅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4월초 처지가 비슷한 외환딜러들과 함께 서울 명동인근에「델톤」(02-319-6060)이라는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이 업체는 천리안 유니텔등 컴퓨터 통신을 통해 환율과 관련된 각종 분석과 전망을 서비스해주고 있다. 전문 외환딜러를 갖추지 못한 중소무역업체들과 전속 컨설팅계약도 체결, 업체들이 외환을 사고 팔아야할 시점을 선택해주고 적정 환율도 가늠해준다. 업체당컨설팅 가격은 한달에 30만~70만원 수준. 현재 이 업체의 컴퓨터통신 조회수는 천리안의 경우 하루평균 1천5백횟수, 평균시간은 20시간으로 나오고 있다. 다른 유료 사이트와 비교할 때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개방화추세를 맞아 환리스크관리의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있기 때문이다. 「델톤」은 올해 매출목표 10억원을 달성할 경우내년에 2∼3명의 외환딜러를 추가로 영입, 영업망을 대폭 확충해나갈 계획이다.이처럼 요즘 외환딜러들은 오라는 곳도 많고 일거리도 널려 있다.금융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대다수의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입지에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외환딜러들만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국내 외환딜러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모자라기 때문이다.게다가 작년말부터 시행된 자유변동 환율제도는 외환딜러들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높여 놓았다. 외국계은행에는 억대연봉을 자랑하는딜러들이 수두룩하다. 스탠더드 차터드은행의 홍원재 지배인은 『환율이 상하변동 제한폭 없이 등락을 하면서 외환딜링이 기업들과금융기관의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고 말한다. 사실 무역업체들은 수출이나 수입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시점을 언제로잡느냐에 따라 매출과 당기순이익 구조가 달라진다. 가령 1천만달러의 수출을 하는 업체가 수출대금을 환전하는 도중에 환율이 달러당 1백원만 움직여도 원화로 10억원의 손익이 발생할 수있다.이 때문에 미처 딜링룸과 딜러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외화 매입시점과 매도시점을 쉽게 결정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예전 같으면 자금부내 부장이나 과장의 결재로 이뤄졌던 외환결재업무는이제 경영최고위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환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실무자들의 부담도 그만큼 늘어나고있다. 이에따라 최근 업계에는 은행딜러들의 스카웃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 업무정지된 새한종금사의 모딜러는 삼성중공업으로 스카웃돼 갔고 모은행의 수석딜러도중견반도체업체에 이사급대우를 받으면서 자리를 옮겼다.은행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처럼 딜러요원을 순환보직 차원에서다른 부서로 돌리지 않는다. 한자리에 묶어두고 전문성을 계속 쌓게 하는 것이다. 30여명의 딜러를 두고 있는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은 언젠가부터 딜링룸내 인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잦은 교체가 은행경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딜러들의 성과를 기준으로 연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순환보직보다 전문성 쌓게해야그렇다면 외환딜러는 어떤 과정을 통해 양성되는가. 현재로서는 특별한 자격이나 기준이 없다. 은행원의 경우 6개월가량 외환시장의움직임과 거래기업들의 특성을 파악케한 다음 딜링업무에 투입된다. 물론 국내외 금융의 흐름을 읽는 시야도 키워야 한다. 산업은행 문성진딜러는 『대학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했다 하더라도 실무를가르쳐주지는 않기 때문에 딜러로서의 업무는 은행에 들어와서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딜링분야도 점차 다양화돼 더욱전문화돼가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원-달러 딜링 뿐만 아니라 이종통화, 대고객, 해외유가증권, 파생금융상품 등에도 외환전문딜러들이 기용되고 있다.기업들은 금융과 회계에 자질이 있는 직원들을 딜링룸에 배치하거나 외부에서 영입한다. 최근 기업들의 딜링실력도 많이 향상돼 선물환 거래 정도는 자유자재로 하는 편이다. 삼성 대우 선경그룹 등은 사내선물환제도의 운용을 통해 자체인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