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티커의 열풍은 산업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들도 경쟁에서 뒤질세라 시장에 속속 참여하고 있는실정이다. 특히 올해 들어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이들 업체들 사이에 이전투구식의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국내에 스티커자판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몇몇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해 생산에나섰던 것이다. 물론 당시만 해도 아이템 자체가 워낙 낯선 까닭에수요는 별로 많지 않았다. 업체들 역시 이쪽 분야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그러다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포토스티커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고 참여 업체들도급속도로 늘어났다. 급기야 지난해 말쯤에는 포토자판기를 만드는업체가 15개 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여기에는 현대그룹 계열인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가 포함돼 있어 업계 전체를 긴장시켰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뚜렷한 선두업체가 없었다. 현대세가가 뛰어들었지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다.하지만 지난 3월 LG산전의 전격적인 참여는 업계 전체를 완전히 뒤집었다. LG산전은 현대세가와는 달리 직접 생산에 나섰고 기존의유통망을 활용해 영업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특히 오랫동안 자판기사업에서 갈고 닦은 기술력과 유통망은 다른 업체들을 압도하기에충분했다. 이에 따라 LG는 단번에 업계 선두로 뛰어올랐고 지난6월말 기준으로 전체 시장의 약 6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히 스티커자판기 업계의 공룡으로서 손색없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올해 들어 스티커자판기 시장에 얼굴을 내민 것은 LG뿐만이 아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줄잡아 14~15개의 업체가 새로 참여했다. 이들은 대부분 핵심기술을 일본에서 도입해 제작하고 있다. 특히 한창 물이 오르던 지난 3, 4, 5월에는 매달3~4개씩의 업체가 새로 등록해 절정을 이뤘다. 이에 따라 연간 시장규모가 5백억원대로 추산되는 스티커자판기 시장을 놓고 약 30여개 업체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 없이 팔고 보자식7월 현재 스티커자판기는 전국적으로 약 3천5백여대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해 말까지는 5천~6천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8천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계속해서 팽창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늘어나는 속도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불과수백대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들어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 3천대를돌파했다. 또 올해말까지는 5천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 시장규모가 최대 8천~1만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음을감안할 때 불과 1년만에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는것이다.유통시장의 무질서 역시 골칫거리로 지적된다. 제한된 시장을 놓고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하다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단 팔고보자는 식의 판매방식이다. 영세한 일부 업체들을 중심으로 온갖 감언이설로 구입자들을 현혹시킨다. 특히 포토스티커전문점을 차리면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팔아먹기 위해 구입자를 부추겨 점포를 차리게 한다. 게다가 부도나 사업포기로 애프터서비스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업체들도 있다. 이렇듯 내수시장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에서 추진중인 수출시장 개척은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된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IMF시대에 스티커자판기는 얼마든지 외화획득의 첨병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일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하드웨어만큼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을 타깃으로 삼아 수출협상을 전개하는 업체들이 등장했고, 일본으로의 역수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