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직업 중의 하나로 「컨설턴트」가 꼽힌다. 컨설턴트란 어떤 사안에 대해 전문적인 의견이나 정보, 기술,노하우 등을 전달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일종의 상담역을 말한다. 말하자면 지식이나 노하우를 판매하는 직업인 셈이다.어떤 분야에서든 돈을 받는 대가로 전문적인 노하우를 전수하면 컨설턴트라고 할수 있기 때문에 컨설턴트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가장 대표적으로 경영 컨설턴트에서부터 PR(홍보) 컨설턴트, 창업 컨설턴트, 부동산 컨설턴트 등에 이르기까지 「컨설턴트」란 직책을붙일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컨설턴트란 직업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가 복잡화, 전문화함에 따라 한 사람, 또는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다 알고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특정 분야에 대해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의 「두뇌」와 「경험」을 빌릴 필요가 생기게 됐다. 우선 경영 컨설턴트의 경우 IMF 이후 기업들의 구조조정 필요성이절실해지면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A. T. 커니의 이성용 한국지사장은 『구조조정을 받으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크게늘었다』며 『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야근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A. T. 커니 뿐만이 아니다. 요즘 국내에서 활동하고있는 대부분의 외국계 컨설팅회사에는 컨설팅 의뢰가 밀려들고 있다.◆ 수요 상승곡선…공급은 평행선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컨설팅회사들은 컨설턴트 채용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A. T. 커니의 인사 담당자인 헬렌 김은 『지난해에는7명의 컨설턴트를 뽑았는데 올해는 11명을 채용했다』며 『한국에진출한지 2년반 동안 외형이 꾸준히 늘어 컨설턴트 채용도 매년 조금씩 늘려 왔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컨설팅의 인사 담당자도 『지난해 9명의 컨설턴트를 뽑았는데 이는 재작년보다 1. 5배 늘어난숫자』라며 『올 9월에 컨설턴트 채용 계획이 잡혀 있는데 작년보다 조금 더 많이 뽑을 것 같다』고 밝혔다.외국계 컨설팅회사의 국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컨설턴트 수요가 앞으로 2∼3년간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영 컨설턴트란 직업의 특성상 수요가 급작스럽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회사가 일년에 채용하는 컨설턴트의 수는 많아봤자 15명을넘기 어렵다는게 업계의 얘기다. 게다가 경영 컨설턴트의 기본 조건으로 여겨지는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를 소유한 사람들의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경영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경쟁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훨씬 치열한 편이다. 연봉 7천만∼1억원의 고소득을 누리는 직업인만큼 경영 컨설턴트가 앞으로도인기 직종으로 남을 것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경영 컨설턴트가 되기위한 길이 결코 평탄한 것은 아니다.PR 컨설턴트는 최근 외국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늘어나면서 인기를누리고 있는 직업이다. PR 컨설턴트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보조하고 홍보를 대행하며 각종 정보를 수집, 가공해 기업에 전달하는직업을 말한다. 최근 PR 컨설턴트란 직업이 조명을 받는 이유는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의 사업을 확대하고 한국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KPR와 뉴스커뮤니케이션 등 주로 외국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PR대행사들은 올들어4∼5명씩 인원을 늘렸다. KPR의 신성인 부사장은 『홍보 업무를 아웃소싱(Outsourcing:외부 위탁)하는 사례가 늘어나는데다 기업 활동에서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PR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부사장은 또 『PR 컨설턴트들은 철저히 능력급을 적용받는데다 평균 급여가 대기업보다조금 높은 수준이라 신세대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소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업종과 점포입지등에 대해 상담해주는 창업컨설턴트들도 호황을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말 이후 명예퇴직과 정리해고로 직장을 떠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면서 일거리가 크게 늘었다. 퇴직자들이 회사를 그만둔 후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재취업이나 창업이 거의 전부인 까닭에 창업컨설팅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예전에비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올해 들어 창업컨설팅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50% 이상 증가했다』며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창업컨설턴트들이 잘 나가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그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데도 있다. 창업희망자가 크게 늘어 수요는 상승곡선을긋고 있지만 현장을 누비는 컨설턴트들은 10여명 안팎으로 예전 그대로다. 직업의 특성상 적어도 2~3년의 실전경험을 쌓아야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수요가 많다고 그 수가 급격하게느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밖에 창업컨설턴트들은 부수입도 짭짤하다. 상담 외에 외부 강의와 PC통신을 통한IP사업(정보제공업)으로도 적잖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대부분의 창업컨설턴트들은 월수입이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등IMF특수를 즐기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