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 이후 결혼을 미루는 커플들이 많다고 한다. 경제적인 여건이 악화되면서 잠시 시간적인 여유를 갖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혼식을 미룬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경제위기가 언제 풀릴지도 지금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가족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할 것이다.웨딩토피아 정기용 사장(44)은 바로 이런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사업아이템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시중가보다40% 싼 가격으로 결혼준비를 대행해주고 결혼비용까지 대출해준다.결혼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사업의 성격상IMF시대가 오히려 즐거울 정도로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이몰려든다.정사장이 이 사업을 맨처음 기획한 것은 지난 94년이다. 사업상 일본을 자주 드나들면서 현지 웨딩이벤트 업체들의 사업방식을 눈여겨봤다. 특히 정사장은 결혼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비용의일부를 대출해주는 서비스에 크게 감탄하고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정사장은 본업인 무역업을 하는 틈틈이3년여 동안 창업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지난 96년 무역업을 정리하고 아예 결혼이벤트업에 뛰어들었다.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사장은 크게 두가지 점에 신경을 썼다. 하나는 고객들에게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주자는 것이었다. 어차피 서비스업인만큼 고객만족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정사장은 이를 위해 혼수용품 시장을 샅샅이 조사해 물건을 가장 싸게 살수 있는 길을 뚫었다. 지금도 정사장 수첩에는 용산에서전자제품 도매상을 하는 사람의 전화번호 등 거래업체 연락처가 빼곡히 적혀 있다.정사장이 또 회심의 카드로 준비한 것은 대출서비스였다. 일본을드나들며 눈여겨 봐두었던 것을 바로 사업으로 연결시킨 것이다.제2금융권의 한 할부금융회사와 연계해 1인당 최고 1천만원, 커플당2천만원까지 대출해줬다. 대출은 결혼식이 있기 3개월 전에 신청만하면 간단한 자격심사를 거쳐 돈을 내줬고 상환은 형편에 따라1~3년 내에 하도록 했다. 금리는 은행권과 비슷한 할부금융사의 대출금리를 그대로 적용했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하면 13.8%다.그러나 문제는 영업이었다. 의욕적으로 사업에 나섰지만 이를 직접이용할 예비 신랑신부가 없었다. 게다가 자금이 여의치 않아 광고를 낼수도 없었다. 결국 정사장은 궁리 끝에 발로 뛰는 방법을 선택했다. 고객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 가운데서도 기업체총무과를 집중적으로 뚫었다. 회사안에서 결혼할 사람들을 꿰뚫고있는 총무과를 찾아가 명단을 입수한 다음 개별접촉에 나섰다.하지만 정사장이 업계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이면에는 시행착오도적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험아줌마들을 영업사원으로 활용했던 일이다. 이들이 발이 넓다는 점을 감안해 결혼할 사람을 소개시켜주면 일정액의 수당을 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이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보험아줌마들이 수당을 지나치게의식, 입에 발린 소리로 고객들을 현혹시키는 사례가 자주 발생해이미지를 오히려 흐려놓았다. 결국 정사장은 고민 끝에 이 방법을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이 사업은 일종의 서비스업인만큼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누구든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창업비용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사무실을 낼 경우 인테리어비와 본사 가맹비 등을 합쳐 2천5백만원안팎(점포임대료 제외)이면 창업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금의 여유가없으면 무점포형 사업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때는 본사 가맹비 2백만원만 있으면 된다. (02)3473-8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