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제 급속히 확산, 억대 연봉자 탄생

동원증권 M&A팀의 유충석 대리. 입사후 줄곧 기업금융부에서 근무하던 유대리는 지난 2월말 M&A팀이 신설되면서 자리를 옮겼다.기업금융부에서 담당하던 M&A업무가 IMF체제이후 주된 수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최고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대리는현재 외국인투자자들과 국내기업의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국내기업의 재무제표나 경영현황 등을 전자우편이나 팩스로 보낸다. 또 변호사와 회계사를 만나M&A에 필요한 실무를 논의한다. 업무가 폭증하면서 3명으로 출발한 인원도 5명으로 늘어났다.이같은 모습은 최근 국내증권사에서 흔히 볼수 있는 현상이다.IMF체제이후 증권사들의 전통적인 업무영역에 변화가 생기면서 조직 인사 급여시스템도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의 장기침체와 단기고금리상품을 선호하는 투자패턴의 변화가 증권사들의 변신을 재촉하고 있다.국내증권사들은 주식위탁매매 채권인수 등 전통적인 업무영역에서금융상품판매 M&A 파생상품투자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고있다. 이에 따라 기존 영업조직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현대대우 삼성 LG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공사채형수익증권의 판매가급증하면서 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화했다. 대신 주식매매조직과 주식매매브로커들은 대폭 줄어들었다.대우증권은 현재 영업이익의 70%에 달하는 주식매매 수수료의 비중을 2005년까지 50%대로 줄이는 「비전21」이라는 중장기발전 계획 아래 금융상품판매조직을 강화했다. 대우증권 전체 1백1개 영업점에는 8월12일현재 평균 15명이 근무한다. 주식영업직 7명, 금융상품영업직 2명, 영업지원직 6명으로 구성돼 있다. IMF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영업점에 금융상품영업직원이 새롭게 배치된 것이다. 대신주식영업직원의 절대수와 전체 영업직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대우증권 신재영 기획팀장은 『뮤추얼 펀드의 등장과 구조조정을 거친 금융기관의 유가증권투자 활성화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의 간접투자로의 전환으로 주식형수익증권이나 공사채형수익증권등 금융상품의 수요가 늘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화배경을 설명했다.동원증권도 올해 들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투신영업부와 PB팀(Private Banking) 등을 만들었다. 금융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LG증권도 지난해 5월 30여명의 금융상품영업직원을 배치한후 8월12일 현재 2백70여명으로 늘렸다. 김기환 LG증권 마케팅팀장은 『지금까지 영업점에서 사실상 펀드매니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 왔던 주식영업직원들은 적어도 3년후에는 거의 사라질 것이며 대신 금융상품영업직의 역할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수익증권의 판매급증은 영업점의 내부모습도 변화시켰다. 대형전광판과 이를 주시하는 개인투자자 그리고 이들에게 종목을 추천하는주식영업직원들로 붐비던 영업점에는 수익증권 판매창구와 선물옵션판매창구 등이 새로 들어섰다.영업실적에 따른 성과급제의 도입도 주목받는 변화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업실적과 연계된 인센티브제도를도입하고 있다. 주식약정고 금융상품판매실적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관리직도 회사 전체 순익의 증감에 따라 인상폭이 결정된다.이같은 성과급제로 억대 영업사원의 배출은 더 이상 화젯거리도 아니다.대신증권은 영업직원중에서 억대연봉자가 십여명 된다고 밝혔다.선물투자의 시장점유율이 높아 선물담당자들중 억대연봉자가 다수배출됐다. 대우증권도 4월부터 연봉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을 4개직군으로 분류한후 영업전문직들은 철저하게 주식약정고와 금융상품판매액수에 따라 급여를 연동시키고 있다. 이같은 성과급제 도입은조만간 전증권사에 도입될 것이라는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분위기다.대우 삼성 LG 현대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외부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과는 달리 중하위권 증권사들의 움직임은상대적으로 더디다. 새로운 비전을 찾기보다는 당장 IMF한파를 극복하는데 역점을 두는 형국이다. 인원정리 인건비절감 상품주식처분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상품주식을 사는데 들어간 외부차입금 등을 갚는데 1차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동시에 주식 선물 채권 등에 특화된 회사로 변신중이다.동부증권은 5백70여명에 달하던 인원을 1/3수준으로 줄였다. 한때30여명에 달했던 투자분석팀을 7명으로 대폭 줄였다. 또 올해 임직원들의 보너스 7백%도 전액 동결했다. 동시에 보유상품주식을 처분하는 등 차입금상환에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재무구조개선 노력과 동시에 채권매매에 특화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선물투자에서 한발 앞서고 있다. 개인선물거래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7월에 선물거래수수료만 1백4억원을 올려 주식매매 수수료 91억원보다많다.동부증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소형증권사는 대형증권사와 동일한 업무와 조직체계를 갖췄으나 이같은 체제로는 경쟁하기 힘들다』면서 『자신있는 부분 이외에는 과감히 아웃소싱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조직과 급여 기업문화 등도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뷰 / 박의환 LG증권 자산운용상담사박의환 LG증권 자산운용상담사(PAM;Personal Asset Manager)는지난해 5월 4년간 근무하던 기업금융부를 미련없이 떠났다. 입사후4년간의 주식영업경험과 기업금융부에서의 채권인수 신주발행업무경험 등을 토대로 「증권사가 종합투자은행으로 변신하는 것은 불가피한 대세」라는 것을 깨달아서다. 고객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주식을 사고 파는 업무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대신 고객의 금융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일이 증권사의 새로운 유망직종으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했다.특히 매매수수료의 자율화로 단순 주식매매브로커들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든 미국시장을 보고 더욱 확신을 가졌다. 때마침 회사도 장기발전전략의 하나로 자산운용상담사를 선발했다. 자산운용상담사는 개인고객들이 주식 채권 선물 옵션 수익증권 등 금융자산에 효율적으로 투자하도록 조언해 주는 전문직.자산운용상담사로 변신한후 그는 주가 환율 금리 등의 변동에 맞게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을 추천해 왔다. IMF구제금융 신청직후에는 공사채형수익증권과 미국 메릴린치증권사의 수익증권을판매했다. 특히 메릴린치사의 수익증권은 원/달러환율이 8백원대에가입했던 투자자들이 2천원 가까운 시점에서 환매하여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거의 2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들려준다. 그러나 가급적 주식투자는 권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개인들에게는 적합치 않다고 보기 때문. 고객과의 관계유지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주식투자자들과는 장기거래를 하기 힘들다는 것을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박자산운용상담사는 아직까지 명실상부하게 개인금융자산의 운용을상담하는데는 많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자산가들중 상당수가 자식들한테까지도 재산내역을 언급하길 꺼리는 현실에서 증권사 직원들에게 이를 밝히길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인정한다.하지만 재테크 컨설팅 수요는 조만간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