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종합투자은행으로 키우겠다"

약력 : 39년 경남 김해출생.56년 마산고 졸업. 64년 서울대 상대 졸업. 64년 합동통신입사, 67년 동양통신 입사, 75년 동양통신 경제부 부장, 79년 동양통신 편집국장. 80년연합통신 지방국장, 83년 쌍권(주) 대표이사 사장. 94년고려화재해상보험(쌍용화재의전신) 대표이사 사장, 95년제일투자신탁 대표이사장.취미 : 독서 등산 바둑주량 : 소주반병좌우명 : 실사구시가족관계 : 심경자씨와 2남1녀▶ 최근 인기탤런트 김혜자씨를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제일투자신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김씨를 채용한효과를 보고 있습니까.김혜자씨는 20년넘게 제일제당의 전속모델로 활동해 왔습니다. 「김혜자=제일제당」이란 이미지가 곧바로 연상될정도입니다. 우리회사는 지난해말 제일제당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기 때문에 김씨의이같은 이미지가 절실합니다.김씨를 통해 재무구조가 국내최상위인 제일제당그룹의 가족이 됐다는 사실을 알리려는의도죠. 또 TV의 김혜자씨이미지는 40대이상의 중산층주부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김씨를 통해 이들 주부고객들에게 「재무구조가 우수한 제일제당그룹의계열사이기 때문에 당신네 자산은 안전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이같은 광고전략은 적중했습니다. 두달전에 TV와 신문광고를 시작한 부산 경남지역에서 수탁고가 급증했습니다.지역언론에서 「김혜자씨가수탁고 증가의 1등공신」이라고 보도할 정도였습니다. 8월부터 서울과 수도권지역에도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 여기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일투신은 지난해말 제일제당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습니다. 제일제당그룹이 투신업계에 진출한 특별한 동기는 무엇입니까.지난해 5월 제일제당그룹은삼성그룹과 완전히 결별하면서 중장기 발전계획의 하나로금융업 진출을 모색했습니다.이런 과정에서 제일제당의 출발지였던 부산에 본사를 둔제일투신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제일투신은 부산경남지역의 상공인들과 개인투자자들이 출자한 회사입니다. 그렇다고 「그룹의 자금창구」로 키우겠다는 복안은 아닙니다.제일제당의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갈수록 경영의 투명성이강조되기 때문에 과거같은 자금창구노릇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앞으로 그룹차원에서 추진중인 금융인프라의중심축으로 커 나갈겁니다.즉 그룹의 중장기 과제인 금융업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셈이지요.▶ 제일제당그룹에 편입된 이후고객자산이 급증하고 있다지만 요즘 같은 때 그 돈굴리기가 쉽지 않을텐데요.사실 그렇습니다. 7월말현재총수탁고는 9조6천7백여억원입니다. 이중 3조원이 제일제당이 경영권을 인수한 지난해말이후 들어온 것입니다. 이들에게 은행이자보다는 적어도 2%이상은 줘야 하는데 최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고민입니다. 지금까지는 5대그룹 위주의 회사채와 국공채 등에 투자했습니다.김혜자씨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것처럼 안전성 위주로 운용했지요. 그러나 이들 채권만으로는 고객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기 힘들어 5대그룹 이외의 회사채와 무보증채등에 투자하는 것도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신용평가기관의 부재로 어려움이큽니다. 당분간 금리가 다소낮더라도 안전한 채권을 편입해서 부실을 줄이는데 역점을둘 계획입니다.▶ 하반기 뮤추얼펀드가 도입되면 기존투신사에 미칠 영향이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이에 대한 대비책을 갖고 있습니까.올해 5월 부사장을 단장으로한 실무단이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뮤추얼펀드규모와 운용패턴 그리고 고객들과의 관계등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왔습니다. 그런만큼 새로 도입되는 뮤추얼펀드에 대한 대비책은 충분하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회사자체의 준비와는 별도로 뮤추얼펀드가 기존 투신업계에 미칠 영향은미미할 것으로 봅니다. 정부가 뮤추얼펀드의 조기정착을위해 세제혜택을 주고 있지만채권시가평가제의 미비로 사실상 주식에만 투자하는 폐쇄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투자신탁운용사와 수익증권 판매회사가 분리되는 추세입니다. 이를 분리 운용할계획은 없습니까.수익증권 등 금융상품판매 전문회사와 고객돈을 주식과 채권에 굴리는 투자신탁운용회사는 모두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우리회사도 지난 주총에서 증권업을 할수 있게 정관을 변경했지만 당분간 투신업에만 전념할 계획입니다. 전국적인 투신사로 키우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그런다음단기금융업과 증권업을 함께하는 종합투자은행으로 변신한다는게 중장기발전계획의요체입니다.▶ 제일투신의 상품운용현황을보면 채권형 수익증권이 98%로 절대다수를 차지합니다.2%도 안되는 주식형상품의비중을 높일 계획은 없습니까.7월말 현재 총수탁고는 9조6천7백억원으로 채권형 상품이98%고 나머지 2%가 주식형상품입니다. 지금같은 과도기상황에서 채권형상품의 운용철학은 단연 「안전성」입니다.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편입채권의 부도방지를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주식형은 채권형과 달리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상품입니다. 최근처럼 주식시장이거의 빈사상태에 빠진 경우에는 운용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요하고 있습니다. 89년 1천포인트를 돌파했던 주가가3백포인트를 겨우 넘고 있는현실에서 과거와 다른 철학과전략이 요구됩니다. 「주식은사면 오른다」는 신화에서 벗어나 주가하락의 위험을 방지하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합니다. 선물같은 파생상품을활용하는 등 시장변화에 적극대응해야 합니다.리스크관리전문가와 우수한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를자체적으로 양성하거나 외부에서 스카웃하는 것도 이같은맥락에서입니다. 주식시장은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우리회사도 여기에 대한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은행을 비롯한 전금융기관의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제일투신의 진척상황을들려주시죠.물론 예외일 수 없지요. 임직원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크게 2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첫번째가 명실상부한 연봉제의 도입입니다. 처음 노조의반대가 있었지만 환골탈태의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올해부터 실행중입니다.임직원들이 받는 모든 수입을14개월로 나눈후 12개월치는지급하고 나머지 2개월치는실적에 따라 배분합니다.내년부터는 12개월치 급여에대해서도 성과급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사장도 물론 예외가 아닙니다. 또 본부조직을축소해서 잉여인력은 신설 영업점으로 내보냈습니다. 조직확대로 업무는 늘고 인원은줄어들면서 본사직원의 업무량이 2배이상 늘어난 셈이죠.▶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솔직하고 사안의 핵심을 빨리파악하는 것 그리고 반드시실천하는 것을 장점으로 들수있습니다. 오랜 언론인 생활때문인지 문제의 본질에 빨리접근한다는 얘기를 듣습니다.또 한번 계획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실천합니다. 최고경영자가 경영혁신을 추진하다가 「안팎의 반대세력」에의해 중단하면 조직원들에게는 엄청난 패배의식과 좌절감만 심어주기 때문에 결정된사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진합니다.이런 성격 때문에 독선적이고독재적이라는 지적도 자주 받습니다. 의식적으로 고치려고했지만 제대로 안됐죠. 그래서 포기했습니다. 대신 소설책을 자주 읽어 다른 사람의인생을 간접체험합니다. 독서를 통해 획득한 간접경험은「균형잡힌 시각」에서 일을처리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정리·박영암 기자 사진·황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