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에 대한 순매입에 나서면서 증시주변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 다시 유입되는게 아니냐 하는 희망이 감돌았다. 실제로 지난 7월 한달동안 외국인들은 4백1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자금은 전체적으로 1억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들은 주식의 매수를 늘렸으나 채권투자액은 오히려 줄인 것이다.한국은행이 발표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동향보고서」에 따르면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8억4천만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금이올들어 3월까지 매월 유입, 3개월동안39억9천만달러가 순유입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올들어 지금까지 순유입된 외국인자금은 31억5천만달러에 달한다. 빈사상태를 보이고 있는 국내증시로서는 이들 외국인자금의 향방이 주가흐름를좌우하는 큰 변수인 셈이다.현재 외국인자금 동향에 대한 견해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 메릴린치 증권사는 수개월전부터 미주가의 하락을 경고하면서 아시아등 이머징마켓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7월초 내놓은 글로벌전략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가 실제로 폭락세를 보이자 메릴린치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미국경제가 경기하강조짐을보임에 따라 일부자금은 안전한 미국 국채로 몰리겠지만 일부는 이머징마켓인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란 논리다.메릴린치의 시나리오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입장이다.김군호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 8천5백대 전후를 지지선으로 지루한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데 주가가 이지지선을 돌파하느냐 하향곡선을 그리느냐에 따라 투자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금리가 폭락하고 미 주가가 8천5백선을지속할 경우 해외로 자금이 이동할 공산도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에 대한 모건스탠리지수(MSCI)도 확대될 예정이어서 금융기관과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강력히 추진될 경우 외국인자금이 국내에 유입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그 투자방향은 8, 9월에나가서야 결정될 것이란 주장이다.◆ 유입 가능성 있다 없다 엇갈려한걸음 더 나가 윤세욱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외국인자금 유입가능성을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는 아직 미국의 경기가 끝났다고는 볼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 주가가 일시적으로 폭락했지만 조정기를 거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8월초부터 자금이 채권과 단기금융상품에 몰리는 등 미국내 자본시장에 머물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한다.세계경기의 향방을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미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아시아로 자금이 유입될 공산은 높지않다고 본다. 현재 영국을 제외하고 독일 등 전유럽국가들은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아시아경제는 내년에도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전망이우세하다. 경기전망이 낙관적인 유럽으로 몰려갈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한국 등 아시아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도 템플턴 자딘플레밍등 아시아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자금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뉴욕 월가에서는 이들 자금도 9월1일에 있을 기아자동차 입찰이 유찰될 경우 대거 빠져나갈 것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말한다.이충식 동원경제연구소 부장도 외국인자금 유입 가능성에 대해선부정적이다. 아시아경제의 동반불황으로 인해 외국인자금이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금리가 폭등함에 따라 중국이위안화를 절하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7일 미국과의 협상결과 엔화환율에 대한 개입기대감이 없어짐에 따라 일본의 엔화불안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원화환율이 또다시 상승, 한국도 외환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볼수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1~2년을 목표로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4조원 상당의외국인 자금도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 빠져나갈 공산은 얼마든지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