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실적 향상보다 10년앞 전략 구상...자유 역량 키워야 세계시장과 경쟁

『빅딜(Big Deal:기업간 사업체 맞교환)을 고려할 때는 다음의 두가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첫째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너지(Synergy:공동 상승)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느냐, 둘째는 세계시장을 상대로 경쟁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세계 시장을 집약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빅딜이라면 최선입니다. 그러나 규모가 그다지 클 필요가 없는 사업이라면 빅딜을 한다는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세계적인 전략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칼 스턴 회장은 빅딜에 대한 견해를 이렇게 밝혔다. BCG는 기업전략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컨설팅업체이다. 스턴 회장은 한국에서의 사업을 점검하고 한국 지사에 BCG 전체의비전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스턴 회장은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빅딜 논의에 대해 『정부가 개별 기업의 사업 위상과 가치, 특수성 등을 정확히 판단해빅딜의 경제적 효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며 『빅딜은 기본적으로 개별 기업의 몫으로 남겨두고 정부는 빅딜 앞에 가로놓인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에 집중하는게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스턴 회장은 또 사실 빅딜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흔히 쓰이는 구조조정 수단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두개의거대한 사업이 통합돼 하나로 된다는 것은 시간과 비용, 리스크 등이 많이 따르는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빅딜이 성사되기만 하면 한국 경제가 회복될 수 있으리란기대는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두 회사를 합하는 것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M&A(기업 인수합병)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닙니다. 간단한 프로젝트의 경우에도두 회사를 통합하는데 최소한 6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고 큰 기업의경우에는 2∼3년이 걸립니다. 이런 어려운 요소를 모두 고려한 뒤M&A가 어떤 이익을 창출해 줄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스턴 회장은 사업체 매각이나 합병을 고려하기 전에 우선 기업 자체에서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회사가 얼마나 자유롭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지,즉 얼마만한 자유 역량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스턴 회장은 『만약 당장의 생존이 급급한 기업이라면 그 회사에서무엇을 살릴 수 있고 회사의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할수 있는지 생각해본 다음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정리, 자산을 정리하거나 자금을투자할 파트너를 찾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어느 정도 자유 역량이 있는 기업이라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되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의 승자가 될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한다고 설명한다. 『구조조정의 진정한 목표는 세계 시장에서 승자로 살아남는 것이지 단순한 자산 매각이나 조직 개편 등이 아니다』라는게 스턴 회장의 설명이다.스턴 회장은 BCG가 한국 시장에 대해 갖는 비전에 대해 『한국에서 올해, 내년에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한게 아니라 10년간 어떻게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실적 향상 보다는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설명이다.스턴 회장은 또 『고객 기업이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고 구체적인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통찰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고객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일본과 중국 등 주위 아시아 국가들의 어려움으로 한국도 많은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서구기업들이 한국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10∼20년 후를 바라볼 때 한국의 잠재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이런생각으로 신중하면서도 단호하게 구조조정의 노력을 계속해나가면성과들이 조금씩 나타나리라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