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문 광고대행사를 표방하고 있는 콤비콤은 사장을 포함해 전직원이 5명인 작은 회사다. 지난해 3월에 설립됐으니 나이도이제 갓 한 살이 지난 셈이다. 규모가 작고 역사가 짧긴 하지만 콤비콤은 가구협동조합 등 7개의 중소기업을 광고주로 확보하고 있는알찬 광고 전문 집단이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은 공현식사장. 32살의 젊은 사장이다.공사장은 튀는 광고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웰컴의 AE(AccountingExecutive) 출신이다. 93년3월에 웰컴에 입사, 창업하기 직전인 지난해 2월까지 꼭 5년을 웰컴에서 지냈다. 공사장은 『웰컴은 군대로 치면 특수 정예요원을 양성하는 사관학교 같은 곳』이라며 『그 곳에서 심부름하는 말단 사원으로 출발, 대리를 달 때까지 고된 훈련을 받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공사장은 웰컴에서 나온 직후 선배가 운영하는 이벤트회사 사무실에서 테이블 하나를 빌려 사업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공사장이 가진 재산은 퇴직금으로 받은 6백50만원과 공사장이라면 믿고 일할 수 있겠다며 따라 나선 대학 후배 3명과 광고업계 선배 2명뿐이었다.그러나 공사장은 믿는 바가 있었다. 오랫동안 창업을 생각해왔기때문에 나름대로 어떤 식으로 사업을 펼쳐나가야겠다는 원칙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탄탄한 인맥이 있었다. 공사장의 인명록에 수록된 사람은 자그마치 1천여명. 이중에서 이름만 적어놓고 어떤 사람인지 잊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인명록에 수록된사람은 얼굴이나 이름 뿐만이 아니라 전화번호까지도 다 외우고 있다는게 공사장의 설명이다. 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락도 계속하고 있다. 공사장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스스로 나서서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한다』고 말한다.실제로 공사장은 지금까지 1년반 남짓 회사를 끌어오면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우선 콤비콤을 세우자마자 웰컴 광고주였던 보해소주가 「곰바우」 소주를 새로 내놓으면서 5천만원짜리 행사를 공사장에게 의뢰했다. 공사장은 이 5천만원짜리 행사를 콤비콤의 첫 사업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고 이 때 받은 대행료와 퇴직금을 합해 서울 압구정동에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1백만원짜리 사무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무실만 얻었을 뿐 돈이 없어 집기는 하나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한다.그러던중, 잘 알고 있던 광고업계 선배 하나가 중소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한 광고학회에서 강의를 해달라고 부탁해 강단에 서게됐다. 이곳에서 공사장은 가구협동조합의 회원사인 장수산업 사장을 만나게 되고 이것을 인연으로 가구협동조합의 광고를 담당하게됐다. 가구협동조합에서는 콤비콤 사무실에 가구가 하나도 없다는것을 알고 외상으로 사무용 가구를 설치해줬다. 이어 콤비콤은 세진컴퓨터랜드를 광고주로 영입하게 됐다. 세진에서는 돈은 나중에받는 것으로 하고 콤비콤에 필요한 컴퓨터 시스템 일체를 제공했다.◆ 민첩성·결단력·광고감각은 기본그러나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이 탄탄대로였던 것만은 아니다. 가장큰 시련은 지난해 10월에 광고주 하나가 부도를 내면서 찾아왔다.이 일로 콤비콤은 1억2천50만원의 빚더미에 앉게 됐다. 콤비콤은나중에 광고료를 받기로 하고 이 광고주의 광고를 이미 신문에 게재한 뒤였기 때문에 인쇄소나 신문사에 돈을 갚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돈을 갚지 않으면 콤비콤의 다른 광고주들 광고도 신문에 게재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결국 공사장은 빚을 갚기 위해 신용카드와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고 아파트 전세를 월세로 옮기고 회사 사무실도 압구정동에서 임대료가 더 저렴한 돈암동으로 옮겼다. 직원도 한명 줄였다. 빚을 갚아가는 과정에서 공사장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보증을 서줬던 형이월급 차압을 당했던 적도 있었다. 공사장은 『이제는 부채를 거의청산하고 약 2천만원 정도만 남았다』며 『어려운 중에서도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혼자서 갚아 나가며 사업을 유지해왔다는데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이 일을 겪은 뒤부터 공사장은 계약을 맺기 전에 미리 광고주의 경영상태가 어떤지 좀더 주의깊게 살피고 대행료도 선금으로 받게 됐다고 말한다. 『광고주 부도가 큰 위기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수업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는게 공사장의 설명이다. 공사장은『광고회사 창업은 큰 돈이 없어도 할수 있지만 민첩성과 결단력,광고에 대한 감각이 겸비돼야 성공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02)921-9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