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월중 실업률은 7.6%로 높아졌다.지난 66년 4/4분기(8.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를 실업자수로치면 1백66만1천명에 달한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실업자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정리해고가 임박한 공기업과 금융권에서만 약 5만여명의 정리해고자가 실업자 대열에 합류할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대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도 눈앞에 다가와 있다. 연내에 실업자수가 2백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마저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더 큰 문제는 이들이 재취업할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경총 인력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실직자 가운데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5% 정도밖에 안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나마 엔지니어링계통에 일했던 사람들이 근근히 일자리를 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반면 사무실을 지키던 화이트칼라들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이트칼라 출신의 경우 일단 회사를 나오면 운신의 폭이 더욱 좁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이유에서다.하지만 창업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길은 있다고 단언한다. 특히 지나치게 재취업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없는 일자리가 쫓아다닌다고 생길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생각을 바꿔 재취업 대신 아예 창업을 하면 새로운 길을 의외로 쉽게 찾을수도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주변상황이 아주 어렵지만 직장에서의경험을 살려 아예 회사를 차리는 것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좋은 방안이 될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평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익힌「전공」을 충분히 발휘할 경우 자금도 많이 들지 않고 성공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한다. 배운 것으로 승부하라는 설명이다.여기서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창업강좌나 컨설팅기관에 실직자들이 상당수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이런 움직임이창업으로까지는 연결되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기회를 엿보는 전직화이트칼라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볼 때 아주 고무적이라 할만하다. 강무현 기업문화연구원 대표는『최근 들어 창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며『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경기가 워낙 위축돼 있다보니 실제로창업전선에 뛰어드는 비율은 희망자의 10%선에도 미치지 못하는점』이라고 설명한다.이와관련, 전문가들은 경기상황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없다고 말한다.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으면서도 막연히 경기가 풀리면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창업시기를 미루면 오히려 때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정대용 숭실대 중소기업학부 교수는『통상적으로 국내에서 회사를 차려 성공할 확률은 10%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현상유지하는 기업이 빠졌고, 이를 포함시키면 그 수치는 더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교수는 『지금으로서는 현상유지도 성공이라며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자금에 대한 부담도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다. 요즘은 아이디어로승부하는 세상인만큼 최소한의 자본금으로도 얼마든지 회사간판을달수 있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웬만한 기획사나 대행사를 차릴 경우 5천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특히 사무실 임대료가 워낙 싸기 때문에 창업비용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