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앞에서 작은 사무실을 내고 컴퓨터 게임소프트웨어 유통과 개발회사인 가무스를 운영하고 있는 박원서사장(36). 박사장도 지난해 5월까지 직장생활을 하던 샐러리맨이었다. 창업하기까지직장생활을 한 기간은 모두 합해서 6년, 몸담은 직장만도 세군데나된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처음엔 LG-EDS에서 3년간, 다음엔 앤더슨컨설팅에서 2년간 일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5년 정도 하고나니 슬그머니 자기일을 하고싶은 욕심이 생겼다.마침 정보통신이 유망 창업아이템이 많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었고신문이나 대중매체에서 보도되는 창업 성공사례에서도 자극을 받았다.창업을 위해서는 자료조사를 병행할 수 있는 직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시 직장을 쌍용경제연구소로 옮겼다. 연구소에서 1년 정도일하던중 창업의 기회는 뜻하지 않게 빨리 왔다. 연구소가 구조조정의 여파로 문을 닫은 것이다.당시 박사장은 나름대로 가진 아이디어도 많다고 생각했고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도 있었다. 아이템만 찾으면 모든 것이 잘풀릴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직장에 돌아가는 대신창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직장을 나와서 처음으로 한 일은 벤처기업을 상대로 경영컨설팅을해주는 것이었다. 멀티미디어 CD롬 타이틀을 제작하는 회사가 첫고객이었다. 하지만 컨설팅은 어디까지나 준비과정의 하나였다. 이후 5∼6개월간은 이따금 컨설팅을 해주면서 창업아이템을 찾는데시간을 보냈다. 그가 생각한 첫번째 사업 아이템은 자금투자 뿐 아니라 경영컨설팅까지 해주는 미국식 창업투자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투자자가 선뜻 나서지 않았다.다음으로 생각해 낸 것이 인터넷의 광고 사업이었다. 사업계획서도 만들어 창투사를 찾아갔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외에 지문감식시스템 사업도 생각했지만 역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여러번의 실패를 겪은 뒤 박사장은 창업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막연한 아이디어만으로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입니다. 신문스크랩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아이디어만으로는 창업할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아이템에 대해 업계 사람들로부터 실질적인 정보를 얻은 뒤에 사업으로서의 실현가능성을 재보고 제품화 이후의판로까지 모두 준비한 후라야 창업이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자칫 돈만 날리고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막연한 아이디어로 창업은 금물지금 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다. 컨설팅을해주고 있던 회사에서 게임소프트웨어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그에게 제품의 해외마케팅을 의뢰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올해 2월이었다. 그때부터 박사장은 게임소프트웨어에 대해 공부했다. 또다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얘기도 들었다.게임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해 이해하게 되자 해외마케팅만으로는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이 섰다. 해외마케팅 외에 게임소프트웨어 기획에서부터 제품화 유통까지 한꺼번에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국내유통체계에 대해서 연구도 많이 했다. 가무스는 그렇게 탄생했다.자금은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않고 자체 조달했다.가무스는 시장성이 있는 게임을 개발단계에서 찾아내 판권을 산 후그 게임소프트웨어가 CD롬 제품으로 나오기까지 필요한 모든 일을한다. 커버디자인 포장 홍보 영업 등이 모두 해당된다. 또 게임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출판사업과 인터넷게임방 프랜차이즈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박사장의 준비는 착착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판권을 사서 만든 첫번째 게임CD가 내달에 출시될 예정이고 외국어대학교 앞에 차린인터넷게임방 1호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사장은 앞으로 가무스를 세계적인 게임소프트웨어 기획·유통전문업체로 키운다는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박사장은 창업을 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언젠가 <파앤어웨이 designtimesp=8366>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남자주인공이 마지막에 「땅은 사나이의 운명」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나이라면 마땅히 자기 땅을 가져야 합니다. 이 시대에 땅은 바로 자기의 기업입니다. 사업은 힘들긴 하지만 한번쯤 도전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02)335-6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