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포장재·마케팅 새 기업 동비...실력주의로 직원 사기 북돋워

우리에게 친숙한 과자 가운데 「센베」(밀가루나 쌀가루 등을 반죽한 다음 이를 구워 만든 납작과자)라는 것이 있다. 40대 이상의 어른들이 어렸을 때 즐겨 먹었던 것으로 가격이 싼데다 양이 많아 인기있는 막과자로 유명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과자의 원산지는일본이다. 일본식 막과자인 셈이다.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이 막과자를 기반으로 고속성장을 하는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기업은 토나리노미요짱사로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센베 막과자로 성공신화를 연출해 가고 있다.이 회사의 성장세는 외형을 보면 쉽게 알수 있다. 지난해 매출액11억엔은 4년전인 93년의 4배에 가깝고, 경상이익 2천3백66만엔은같은 기간 동안 40배나 늘어났다. 일본 경제가 전체적으로 불황의한가운데에 놓여 있음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다. 특히 이 회사는지난해 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 연속해서 흑자를 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이 회사는 제조와 판매를 겸한다. 과자를 만드는 한편으로 이를 파는 매장도 갖고 있다. 점포수는 직영점 3개, 프랜차이즈점 60개 등총 63개다. 여기에다 도매에도 손을 대 세이브백화점 등 백화점과놀이공원 등에 있는 매장에도 센베과자 등을 공급하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과자를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점에서 파는 한편으로전국에 있는 과자매장에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과자는 어린이용’ 상식 뒤집어사실 일본에서 막과자는 한때 스낵류의 인기에 밀려 거의 사라졌던상품이다. 특히 대형식품회사가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무기로 엄청난 물량공세를 펴며 과자시장을 공략했다. 한물간막과자가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그런데도 토나리노미요짱은 이에 굴하지 않고 막과자에 승부를 걸었다. 그렇다면 이 회사가 급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가장 큰 요인으로는 막과자를 사는 층은 주로 어린이들이라는 상식을 뒤엎고 주요 타깃을 어른들로 잡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이전의막과자점의 최대 고객은 하교길의 어린이들이었다. 이에 비해 토나리노미요짱의 주요고객은 고등학생부터 40대까지의 어른들로 평균연령은 20세다. 이 때문에 다른 막과자점의 1일 매출액이 5천~1만엔인데 비해 이 회사의 점포당 1일 매출액은 평일 4만~5만엔, 주말12만~15만엔으로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아무래도어른들이 주요 고객이다보니 어린이들을 주로 상대하는 점포보다매출액 면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토나리노미요짱은 어른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개발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막과자점은 대부분 과자회사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받아 판매한다.하지만 토나리노미요짱매장에서는 독자상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독자상품은 3개월마다 나오고 매회 약 1백개 품목이 새로 선보인다. 물론 상품은 아무렇게나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때그때 테마를 정해 개발된다.예를 들면 지난 55년경의 일본 철도역 매점 풍경이나 종이연극(일본의 전통적인 연극 가운데 하나) 장면을 디자인한 상자 안에 과자를 넣은 세트, 약병 모양의 용기에 쵸코릿과 센베과자를 버무려 담은 제품 등을 다수 개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계절감을 듬뿍 담은 제품 개발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 일례로 여름에는 「푸르른 날의 밤」 시리즈라 이름붙인 여러가지 모양의 오징어과자 등을 내놓는 식이었다. 또 만화 속의 주인공인 울트라맨 등30대 어른들도 익히 알고 있는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도 선보였다. 이들 제품들은 하나같이 개발 후 꽤 좋은 반응을 불러모았음은 물론이다.그리고 또 하나 특징적인 점은 시장에 상품을 투입하면서 인기상품만을 남기고 별 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것은 곧바로 「퇴출」시켰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점포에서 보통 1천개의 상품을 취급하고있지만 대부분의 상품을 1년 안에 교체했다. 이밖에 독자상품은 모두 디자인을 통일시켜 어느 것이 토나리노미요짱 브랜드인지 금방알게 했다.어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옛 것에 대한 향수를 교묘하게 불러일으키는 전략도 활용했다. 점포의 인테리어를 50년대 후반 이미지가 풍기도록 했고, 당시의 일러스트를 그대로 재현한 포스터 등을 만들어 붙이는 등 분위기 연출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이는 미국의 경우 50년대 패션이나 디자인이 지금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있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회사측이 일본에도 50년대 서민문화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인테리어에 도입했던 것이다.이 회사가 이렇듯 상품을 독창적으로 개발하고 인테리어에 고전적인 방식을 도입, 큰 성공을 거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다름이 아니라 회사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26세로 감각적인 면에서 아주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진 역시 획기적인시스템을 도입해 이들 젊은 사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수 있도록 배려했다.그 가운데 하나가 실력주의에 기초를 두고 있는 임금체계다. 사실일본기업은 전통적으로 연공서열제를 채택해왔다. 최근 들어서는이런 전통이 약간씩 무너지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회사들이 이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토나리노미요짱사는 처음부터 이를철저히 배격했다. 대신 히트상품을 개발한다거나 신규 거래처를 개척한 사원에게는 실적에 걸맞는 특별장려금을 주었다. 또 경우에따라서는 자사주를 나누어줘 애사심을 갖도록 했다. 지난해의 경우특별장려금과 주식으로 3백만엔 상당의 돈을 손에 쥔 사원이 2명이나 있었다고 한다.프랜차이즈점을 늘리는 방식도 독특했다. 60개의 프랜차이즈점 가운데 토나리노미요짱 상품만을 취급하는 곳은 단 2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의 점포에서는 기존 매장의 일부를 개조, 토나리노미요짱의 상품 코너를 만들어 취급한다. 다른 프랜차이즈점과는달리 점포가 별도로 없어도 계약을 맺어 가맹시켰던 것이다. 여기에다 가맹점으로부터 보통 수백만엔씩 하는 로열티 명목의 가맹비도 일체 안받았다. 다만 토나리노미요짱을 상징하는 커다란 인형을구입해 가게 앞에 세워놓게 했다. 이에 따라 총투자비용이 5평 기준으로 약 1백50만엔이면 충분할 정도로 아주 싸게 했다.토나리노미요짱은 지난 76년 한 완구회사에 근무하던 아사이 사장등 두사람이 독립해 설립했다. 아사이 사장은 직장에 근무하면서뭔가 적은 돈으로 창업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고 궁리하다가 막과자점을 떠올리고 창업에 나섰다. 당시만 해도 막과자점은 서서히자취를 감추고 있었지만 새로운 느낌을 줄수 있는 상품만 만들어낼수 있다면 사업으로서 손색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과감하게 뛰어들었던 것이다. 당시 창설멤버로 참여한 동료들도 모두 완구회사나 광고회사에 근무하던 탈샐러리맨들이었다.토나리노미요짱사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다른 회사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 회사에 밝은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안고 있는 문제가 적잖다고 설명한다.특히 재고문제는 앞으로 이 회사가 풀어야 할 최대의 난제로 꼽힌다. 독자적으로 상품을 기획해 만드는만큼 팔리지 않는 것이 쌓일경우 대량의 재고를 떠안을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자칫 제품개발에 실패할 경우 엄청난재고로 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는 것이다.물론 이 회사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컴퓨터를 통해서 상품을 관리한다. 상품이 거래처에 언제, 얼마나 출하되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상의 자료는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재고상태를 파악하기란 원천적으로불가능하다. 거래처인 백화점 등은 이미 재고관리 시스템이 완비돼운영되고 있는데 비해 토나리노미요짱은 이를 갖추고 있지 못해 효율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회사측은 앞으로 2000년은 돼야 정보화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정보화를 위해 하나하나 준비해나갈 예정이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단시간에 마무리짓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이와 함께 이 회사는 신상품도 인터넷을 통해 거래처에 전달할 수있는 시스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닛케이 비즈니스 designtimesp=8412> 최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