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6.6%를 기록했다는 한국은행의 발표는 매우 충격적이다. 외환위기이후 경제상황이 진정은 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은 -3.9%로 금년상반기 전체로는 -5.3%를 기록했다.그같은 2/4분기 실적은 분기별 성장률로는 지난 80년 4/4분기의7.8%이후 18년만의 최저치이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1953년 성장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이래 45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라고 한다. 더욱심각한 것은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7.4%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생산규모, 즉 산업활동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여기에서의 생산이란 자동차와 같은 공산품, 쌀등 농수산물 생산 뿐아니라 각종 서비스의 생산까지를 포함한다. 예컨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1천원에 상품을 구입해 1천2백원에 팔았다면 2백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기 때문에 생산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그같은 부가가치의 창출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를 거치게 된다.한 나라가 일정기간 동안에 발생한 부가가치 생산액의 합계, 즉 새로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의 합계를 보통 국민소득이라고 부른다.그러한 국민소득은 생산의 범위나 평가방법에 따라 여러가지 개념으로 나누어지지만 대표적인 것이 국민총생산(GNP, GrossNational Product)과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이 있다.GNP는 한 나라의 소득을 사람, 즉 그 나라 국민을 중심으로 계산해 본 것이다. 이에 반해 GDP는 생산된 장소, 즉 그 나라의 영토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합계한 것이다.예컨대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외국에 나가 벌어들인 소득은 GNP에는 포함되지만 GDP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에서생산활동에 참가했다면 그 소득은 GNP에는 잡히지 않지만 GDP에는 포함된다. 이렇게 볼때 순수한 국민소득수준을 따져보는 것은GNP가 유용한 지표가 되지만 한 나라의 경제력을 가늠해본다는차원에서 보면 GDP가 더 유용한 지표라고 볼수 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경제성장률은 GNP 또는 GDP의 증가율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종래 GNP증가율을 사용했으나 지난 94년부터GDP 기준으로 바꿨다.경제성장으로 부르는 부가가치의 창출과정은 대부분 자본을 투자하거나 노동력을 제공해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는 이자를받고 노동자는 임금을 받아 소득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국민소득이 줄었다는 얘기다. 또생산에 참여하는 기회가 줄어든 결과이기 때문에 실업이 늘어난다.소득이 줄면 소비가 위축되고, 생산도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런악순환의 과정이 바로 경기침체다. 경기침체가 장기간 심화되면 경제공황으로 이어진다.그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노력이 정부의 경기부양책이다.통화공급을 늘리고 정부의 공공공사를 앞당겨 실시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부양책이다. 다만 현재 우리경제는 과거의 거품을 걷어내는구조조정의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어느 정도로 추진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섣부른 경기부양을 실시하면 기업들의 군살빼기 노력, 즉 구조조정의지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 가다간 공황상태에 직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구조조정이고 뭐고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당장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무시하기 어렵다. 어느쪽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느정도의 경기부양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