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도입되면 진료·병원 업무 개선....수십억 비용절감도 기대

미국의 대형병원에서는 X선필름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X선 촬영영상을 디지털로 저장해 전송하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PACS) 덕분이다. PACS를 도입하면 일일이 필름을 출력하지 않아도 되고 환자가병원을 옮겨 치료를 할 때도 X선 촬영필름이나 MRI필름등 영상진료기록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PACS를 도입한 병원이 많지 않다. 그러나 장기적인 병원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PACS를 비롯한 의료정보시스템 도입은 확산될 것이다.대성메디테크(대표 이봉순·44)는 자체 기술진으로 소프트웨어를개발해 PACS시스템을 공급하는 벤처기업이다.◆ 개발한 기술PACS는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등 의료기기로 촬영한 영상을 디지털화하여 데이터베이스로저장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PACS를 이용하면 일일이 필름을 판독기에 끼워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이 각자의 컴퓨터 모니터에서 DB에 저장되어 있는 영상을 검색해서 불러들여 판독할 수 있고 진료소견을 컴퓨터에 입력할 수도 있다. 또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다른 병원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어 원격진료도 가능하게 된다.의사들이 PACS를 이용해 진료할 경우 필름을 판독할 때보다 훨씬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판독할 수 있다. 필름은 한 방향의 각도에서 촬영한 결과만 보여주지만 시스템을 통해 촬영한 영상은 여러각도에서 촬영부위를 볼 수 있다. 영상의 크기도 마음대로 바꾸어가며 볼 수 있고 밝기도 판독하기 쉽도록 조절할 수 있다. 저장된영상은 환자별 촬영부위별등 다양하게 분류돼 있기 때문에 의사들이 나중에 연구를 위해 필요한 영상이 있으면 필름을 찾는 수고를할 필요가 없이 검색해서 모니터로 불러들이기만 하면 된다.대성메디테크가 PACS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디지털 영상의 표준규격(DICOM 3.0)을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다. MRI나 CT등 장비는 영상을 자동으로 디지털화한 표준화키가 프로그램에 내장되어 있지만X선 촬영은 아날로그로 재생되기 때문에 국제적인 디지털 표준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수적이다.또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영상인만큼 모니터상에 재현되었을때 실제 촬영결과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 고해상도의 정확한 영상이 재생되도록 하는데도 많은 노력을기울였다. 자연히 프로그램 개발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개발에 착수한지 2년여만에 결실을 보았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대성이 개발한 시스템은 순수 국산이기 때문에 공급비용이 다른 회사의 시스템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1천병상 정도되는 병원의 경우 다른 업체의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70억원 내지 80억원정도가 소요되지만 기능이 똑같은 대성의 시스템은 그 절반정도인30억~40억원 정도면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자체 기술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기 때문에 병원의 환경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으며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어떻게 세웠나이봉순사장이 PACS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96년경부터였다. 당시 이사장은 신성메디컬을 운영하며 종합병원에 X선필름과 의료장비를 공급하고 있었다. 필름을 납품하러 병원에 다녀보니 하루에도수백장씩 나오는 필름들이 모두 창고에 보관되고 있었다.병원의 공간이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한 이사장은 컴퓨터에 자료를 보관하면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국내 기술로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성메디테크를 설립했다.시스템 개발이 끝나고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할 무렵 IMF사태를 맞았다. 병원들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PACS도입을 비롯한 의료정보화는 요원한 일처럼 돼버렸다. 하지만 이사장은 의료정보화는 거스를수 없는 대세라고 말한다. 『앞으로 5년내에 종합병원에서는 PACS를 도입할 것으로 봅니다. PACS를 도입한 삼성병원의 경우 연 1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병원측에서 보면 비용이 덜 들고 진료의 효율성도 보장되는 시스템인 만큼 시장성은 밝습니다.』 이사장은 병원들이 의료정보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정보화촉진자금을 중소기업에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병원에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대성은 한 병원과 약 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마치고 시스템을 공급할예정이다. X선필름 판매에서 나오는 수입과 이번 계약 덕분에 자금걱정은 없다고 밝힌 이사장은 투자자가 나선다면 상담에 응할 수는있다고 말했다.(문의 인터벤처 02-508-1631)